감뽀빠가 중부 티벳의 위 지역을 향해 떠날 때 미라래빠는 참뽀체까지 동행하였다. 그들이 돌다리에 이르자 스승은 제자에게 당부[付囑]하였다.
"친애하는 위의 승려야, 이 돌다리를 함께 건너지 않음은 장차 훌륭한 징표가 될 것이다. 자, 짐을 내려놓고 아버지와 잠시 동안 얘기를 나누지 않겠니? 오오, 위의 승려야, 자존심과 이기심을 버리고 집착과 애착의 끈을 끊고 세속의 온갖 욕심을 포기하라. 훌륭한 수행자가 되려면 그렇게 해야한다. 그리고 모든 가르침을 수행에 용해시켜라. 항상 나에게 기도할 것이요, 사악한 사람과 사귀어서는 안 된다. 탐욕과 증오와 어리석음에 뒤덮여 있는 그들이 그대를 오염시킬까 염려스럽구나. 뭇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의 결점만 헐뜯고 상대방을 한결같이 원수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타인을 험담하고 진리를 비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 왜냐하면 가슴속에 증오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날개도 없고 다리도 없는 뱀은 연약하게 보여도 마주치는 사람에게마다 증오심을 나타내듯 저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원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또한 매우 인색하며 아까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무엇이든지 눈에 띄는 건 모두 주워 모은다. 심지어 나무 토막이나 돌맹이 하나까지도 모은다. 그리고 이렇게 변명한다. '늙어서 일할 수 없게 되면 먹고 살 재물이 필요하고, 죽고 나면 제상(祭床)에 제물이라도 올려 놓게 해야지 않겠는가?', '진리도 돈이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걸. 심지어 보살조차도 영적인 재산을 얻기 위해 돈을 모으지 않는가?' 이리하여 과감히 폭리를 취하고 이익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의 심장에 흐르는 피는 언제나 탐욕으로 들끓고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로서는 아직 심오한 가르침을 수행할 때가 아니다. 먼저 자비심을 계발하지 않으면 소승의 길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어떤 교의에도 결코 집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고집통이 되어서 편협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무지한 사람들임을 그대는 알아야 한다. 그대는 결코 그들의 허튼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그들과 교제하지도 말아라. 그들에게 말을 건네면 그들은 금세 스승이 누구며 어떤 진리를 수행했느냐고 물으리라. 그러나 그대의 솔직한 대답은 그들을 도리어 분노하게 만들리라. 왜냐하면 그들은 편협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에 좋은 충고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도리어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결과가 되어 그대는 악담을 듣게 될 것이다. 결국 그들은 안락한 마음의 의지처를 잃어버린 셈이 된다. 그들에게는 선량한 충고도 악업의 동기가 될 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대는 삼독(三毒)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과는 교제하지 않는 게 좋다. 딴뜨라 경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소승의 사원에서 일주일 동안 머무르려면 세심한 작은 참새처럼 그대의 행동을 주의 깊고 사려 깊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아들아, 금욕과 수련을 한다고 자부하지 말아라. 모든 사람들과 조화하고 인내하고 견디며 덕 있고 기품 있게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부침(浮沈)하는 상념을 제거하라. 언제나 말을 적게 하고 산란함으로부터 그대 자신을 지켜라. 또한 끊임없이 은둔처에 머물며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을 더욱 깊고 넓게 하라. 아들아, 제 마음이 곧 붓다임을 깨달을지라도 스승을 버리지 말아라. 모든 행위가 본질적으로 지순 자체임을 알았다 할지라도 사소한 덕행이라도 저버리지 말아라. 모든 인과와 업이 공함을 깨달았다 할지라도 사소한 죄악이라도 범하지 말아라. 자기와 타인이 평등성에서 '하나'임을 증득하였다 할지라도 진리를 비방하거나 중생을 저버리지 말아라. 그리고 아들아. 을묘년 말[馬]의 달 열나흗날 나를 찾아오너라. 자아, 그럼 노래를 들어보렴."
첫댓글 마음과 말과 행동을 주의 깊고 사려 깊게 지켜보기를.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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