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티이미지/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나비뉴스 |
사실 우리 정서로는 ‘얼음 물병도 아니고 그까짓 동전 좀 던진 걸 갖고 뭘 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국의 대표적인 동전 1파운드 코인을 직접 만져보면 ‘그까짓 동전’이라는 생각은 곧장 사라진다.
3mm의 두께에 10g에 가까운 중량을 갖고 있는 이 구리-아연의 묵직한 합성물은 여느 동전과는 달리 투척에 상당히 용이하다. (2,000원을 생각하면 던지기가 쉽진 않겠지만……)
필자는 서랍에 굴러다니는 1파운드 동전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해봤다. 아파트 쓰레기 분리 수거장에서 버려진 유리 액자를 발견한 뒤, 약 15 미터 정도 거리에서 힘차게 동전을 던졌다. 곧이어 들려오는 날카로운 파열음. 동전은 마치 영화에서의 총격 장면처럼, 두꺼운 유리 액자를 그대로 뚫어버렸다.
던지기 실험도 해본 결과, 힘없이 날아가다 떨어지는 100원짜리와는 달리 1파운드 동전은 작은 돌과 같은 속도로 40여 미터를 힘차게 날아갔다.
파운드 동전의 파괴력은 이처럼 강력하다. 더군다나 영국에는 파운드를 끌과 같은 연장으로 갈아 날카롭게 만들어 투척하는 정신 나간 팬들도 존재한다. 표창과 같은 뾰족함을 가진 10g의 중금속이 20여 미터 거리에서 날아와 내 뒤통수를 노린다고 가정해보자.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는가?
영국 축구장의 동전 던지기 역사가 언제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여러 영국인 지인들에게 이에 대해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하나 같이 “글쎄? “잘 모르겠는데?”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적인 증언은 70~80년대에 이러한 행위가 매우 만연했다는 것이었다.
저 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존 듀어든(36)칼럼니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6~7살 때였는데 나도 딱 한 번 동전을 던진 적이 있었어요. 물론 선수를 겨냥하지는 않았고요. 하지만 나의 행동을 목격한 경찰관은 무서운 목소리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라!’며 야단을 쳤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길래 생각 없이 따라서 던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의 축구장은 지금과 달리 무척 과격한 공간이었으니까요.”
동전 투척에 관한 에피소드들
동전에 당한 선수들은 너무나도 많다. 알려지지 않은 수 많은 하위리그 선수들을 비롯해 그레엄 르소,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데이비드 베컴, 반 페르시, 클라우스 얀센, 로이 캐롤, 제이미 캐러거 등 유명 프리미어리거들도 한 두 번쯤은 머리를 감싸 쥐고 고통스러워 한 적이 있다.
심판진도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터치 라인을 달리는 부심들은 그 위치적 특성으로 인해 좋은 타겟이 됐다. 각 구장 마다 CCTV 설비가 강화된 요즘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의 희생자는 지난 10월 18일 빌라파크에서 열린 아스톤빌라-포츠머스전에서 부심을 맡은 필 샤프였다. 샤프 부심은 경기 종료 직전 관중이 던진 동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으나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흥분했던 것은 해리 래드냅 당시 포츠머스 감독이었다. 레드냅 감독은 “아마도 나를 맞히려고 던졌을 테지. 그런 저능아(moron)들은 축구장에 평생 들어올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해!”라며 분노했다.
동전에 맞은 선수들의 반응도 여러 가지다. 제이미 캐러거(30,리버풀)처럼 화를 내며 동전을 도로 집어 던진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경기가 끝난 후 골대 뒤에 떨어진 동전을 모아 볼보이들에게 용돈으로 나눠준 브루스 그로벨라(51,전 리버풀)같은 선수들도 있었다.
데이비드 베컴처럼 날아온 동전들을 자신의 주머니로 가져간 경우도 있다. 물건을 살 때 절대로 가격표를 보지 않기로 유명한 베컴이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였겠지만, 어쨌든 베컴은 그 동전들을 가져갔다고 한다.
2000년 11월 18일 베컴은 메인로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더비에서 코너킥을 시도하다 맨시티 서포터들이 던진 동전에 머리를 맞았다. 다음 날 ‘선데이미러’와 만난 베컴은 이렇게 말했다.
“좋았던 점은, 피치 위에 1파운드짜리 동전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겁니다. 모두 내 주머니로 들어갈 것들이었죠.”
이를 전해들은 스티브 맥클라렌 당시 맨유 수석 코치는 “베컴에게 날아온 동전을 다 주웠다면 한 몫 챙겼을 겁니다.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모든 도발들을 잘 견뎌냈어요. 성숙하고 지혜로운 선수입니다”라며 베컴을 칭찬했다.
*출처 : 네이버뉴스 - 일간스포츠
첫댓글 역시 베컴..멘탈만큼은 100%인 선수- _-ㅋ그나저나...저 1파운드면....한국에선 담배한갑인데....
골대 뒤에 떨어진 동전을 모아 볼보이들에게 용돈으로 나눠준 브루스 그로벨라(51,전 리버풀) 훈훈하구나..ㅎㅎ
부심들은 체흐꺼 같은 헤드기어 쓰면 안 되나? 진짜 위험할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