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내용은 오늘 국제신문 (2008/08/30)에 실린 지현스님 법문입니다.
▲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불자들이 서울 경찰청 앞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법회를 열고 있다.
▣ 지현스님의 '평화로운 마음'
<40> 고통은 신심과 원력을 견고하게 합니다
○ 더 넓은 자비심으로 그들의 '종교편향' 이겨냅시다
지난 27일 수요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가 성스럽게 봉행되었습니다.
전국의 본·말사 스님들은 물론 암자 토굴에서 하루 한 끼만 먹고 한두
시간만 자면서 정진하던 스님들까지 다 모였습니다.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을 비롯한 '불교종단협의회' 소속 비구·비구니,
사미·사미니 스님 등 스님 9000여 명과 전국 방방곡곡의 사암에서 올라
온 신도 20여 만 명이 지극히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게 대회를 봉행하였
습니다. 이명박 정부 여섯 달 동안에 있었던 종교편향은 정부 조직의
장·차관 인선이나 청와대 비서진의 인선 등에서 기독교인 일색이었고,
포항 시장 재임때 시 예산의 1%를 기독교 도시화에 사용하겠다고 하여
엄청난 물의를 빚은 인사를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에 임명하고, 청와대
경호처장이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란 발언도 했으며,
국토해양부 교통정보시스템 '알고가'에 교회 성당은 그대로 두고 모든
사찰은 다 지워버린 사건 등등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는 자비와 인욕으로 참아 왔었지요. 고위 공직자의
재발방지 약속도 그때뿐이고 갈수록 종교편향은 더해져 불교계 전체가
위기감을 느끼고 자성과 참회의 모습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정부와 청와대에 종교 평화 화합을 위하여 편향정책을 중지하고 편향
관련 공무원을 징계할 것 등을 건의하였습니다.
불교만 특히 잘 대해주라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생업에 전념하면서 자기가 믿고 의지하는 종교를 자유롭게
신봉하고 종교의 가르침으로 인격을 한 차원씩 높여 지혜와 자비로
가족과 이웃 국민 모두를 존중하고 사랑하라는 종교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불교 가르침의 핵심은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며, 또한 폭력적이고 부정적인 행동에 사로잡혀
고통 받는 이들을 보면 마치 귀한 보석을 발견한 것처럼 사랑하는
대자비심의 실현입니다.
좋고 편안한 환경은 우리를 교만하고 게으르게 하고, 나쁘고 고통스러운
환경은 우리를 강하고 힘차게 해줍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고통스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현 정부의 종교편향이 불교인들을 화합하고
반성하여 좀 더 불교의 핵심에 근접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에 이런
일련의 사태는 위기이면서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절하는 무릎이 얼음처럼 차갑더라도 불 생각을 하지 말고, 주린 창자가
끊어질 것 같아도 밥 생각을 하지 말라"는 원효스님의 말씀은 나약할
대로 나약해진 불교인들을 강하게 단련시켜 줍니다.
불교도가 다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해 준 현 정부의 종교편향에 앞장
선 분들께 감사하며 그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찰이 다 무너질 때까지 기도하겠다는 일부 기독교인들도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불교는 정권이나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들에 의해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사자의 몸에서 생긴 벌레가 사자의 몸을 파먹는 것처럼
교단을 이루고 있는 불교인들이 교만하고 사치하고 나태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세속적인 가치를 따라갈 때 멸망합니다.
인격을 갖추고 양심이 살아 있는 개신교 지도자들이 모여
"기독교가 먼저 반성해 화평을 이뤄내자", "일부 기독교 공직자가 공직
수행 과정에서 기독교 편향적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불교계의 의미 있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동안 우리가 다른
종교와 화평하는 자세가 부족했음을 반성한다"고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부모가 존귀하기에 남의 부모도 존귀한 것처럼 우리 종교가 위대
하기에 다른 종교도 존중해주는 것은 상식입니다.
서로가 존경과 사랑으로 어울릴 때 평화와 사랑은 자라나겠지요.
'범불교도 대회'는 나와 남들이 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평화와 사랑의
정신을 자각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에 불교의 발전은 물론 국민 모두의
평화와 행복을 증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여기며 감히 성공적이
었다고 평가합니다.
부산관음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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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제 불교TV방송에서 범불교도대회 행사한 것을 재방송으로 봤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사람으로 다시 방송으로 보니 그 현장에 있었지만 그 때보다도 더 진지하고 다소 긴장되는 마음이었습니다. 워낙 많은 인원이어서 멀리서 대형 스크린으로 보면서 행사에 맞춰 움직였기에 세세한 부분들을 TV화면으로 다시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감동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동참하지 못한 도반들, 법우님들이 화면으로 보면서 내내 마음이 뭉클하고 찡했다고들 했는데 그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백팔대참회문으로 익숙하신 음성의 주인공이신 영진스님의 사회는 더욱 우리 불자들을 한 마음으로 해준 것 같았습니다. 우리들을 대변해서 마음을 표현해주신 여러스님들의 낭독문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군요. 108독 참회진언의 모습도 장관이더군요. 남을 탓하기 이전 우리불자들의 참회하는모습에 지현스님 위의 법문처럼, 불교인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화합하고 반성해서 위기를, 더 한층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말씀에 두 손 모우고 합장하며 고개숙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사회 현실에 맞추어 해주시는 법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