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가 '증상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갑상선암 초음파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을 14일 공개했다. 최근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이 불거지면서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국가 차원의 지침(권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나온 초안이다.
현재 국내 암 발생률 1위인 갑상선암은 지난 1999년 이후 매년 평균 24%씩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의 10년 생존율을 100%로 봤을 때 갑상선암 환자의 상대 생존율은 99%여서 거의 차이가 없다. 그래서 과잉 검진 때문에 갑상선암이 늘고 있으며, 그냥 둬도 별 탈 없는 1㎝ 이하 순한 암까지 수술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은 '작다고 그냥 두면 암이 전이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초안에서 "가족력이나 방사선 노출이 없고, 목에 혹이 만져지는 증상도 없는 일반인에게 갑상선암 초음파 검사를 권고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검진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검진의 이점과 위험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후 검진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갑상선암은 95% 이상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지만 일부 빨리 자라는 갑상선암을 조기 검진했을 때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암 때문에 갑상선을 제거하는 경우 평생 갑상선 호르몬 보충제를 먹어야 하며 드물게는 목소리 변화 같은 부작용도 겪을 수 있다. 미국이나 영국도 일상적인 갑상선암 검사는 권고하지 않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은 "이번 초안을 놓고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10월 초쯤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