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다. 자다가 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좀 넘었다.
시골생활을 한 후 아침에 일찍 늘어나는 것이 너느 정도 몸에 배었는데 6시 반 정도에 일어났는데
오늘따라 더 일찍 일어나졌다.
뜬금없이 우리동네 축제 운주문화축제 홍보와 관련하여 동네주민 1,600명에게 모두 티셔츠를 입히자. 입히되, 일곱색색으로 나누어 입도록 해보자는 생각이 잠 속에서 꿈 속에서 불현듯 들었다. 얼른 일어났다. 얼핏생각해도 좀 기발했다. 운주사에는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칭성바위가 있지 않은가 ? 또 숫자 일곱은 희망과 행운을 상징하기도 하고. 동네주민 모두가 옷을 입으면 자발적 참여는 상당히 보장되는 것 아닐까 ? 그렇게 입고서 구도청앞 광장에서 홍보 퍼레이드 아니 축제홍보를 위한 문화시위(?)를 해보자. 발명가의 느닷없는 생각은 증발이 잘된다니까, 나는 얼른 습관처럼 컴퓨터를 켜고 카폐에 들어와 이렇게 메모를 남긴다.
엊그제 포항에서 세미나 발표가 있었다. 내가 발표를 맡은 주제는 '고품격 문화도시 구현방안'인데, 파워포인트로 80여장 준비해갔다. 아, 그런데 처음 땅을 밟은 영일만의 포항, 그것도 시청사에 들어가보니 공무원들인듯해 보이는 분들이 하얀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 옷 앞뒤로 포항의 불꽃축제를 알리는 홍보문구가 써있었다. 아 ? 저거다. 뭐 눈에는 뭐밖에는 안보인다더니, 내가 우리 동네와 산지 6년이 다되어가고, 운주사 문화관광해설사 자원봉사한지도 10년이 넘어가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운주축제에 오라고 안 하더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올해 처음 우리 동네 도암면번영회가 주최하는 운주축제 회의에 나를 오라고 했다. 나는 평소 축제에 관심이 좀 있어 축제기획과 관련하여 논문도 써보기는 했지만, 직접 축제기획에 참여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어떻게 법대에 다니는 놈이 축제기획을 하리요마는, 내가 생각해도 나는 기획하는 데는 뭐 좀 하는 것 같다는 착각을 평소 조금씩하곤 했었다.
그런데 포항시공무원들이 불꽃축제를 앞두고 축제를 알리는듯한 티셔츠를 입는 것이 좋아보여, 내가 돌아가면 축제실무위원회 회의할 때 이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싶어졌다. 원래는 세미나 후 바로 당일날 광주 오려다가, 광주-포항간 4대밖에 없는 버스 막차가 오후 5시라고, 행사 주최한 학회장 김교수님이 신경써주신다고 방을 잡아놓았으니, 세미나 후 축제도 보고가라고 했다. 잘 됐다싶어 마지못해 그러기로 했다. 운주축제를 맡다보니 다른 축제를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포스코 건물 외벽 야간조명 속에서 펼쳐지는 축제전야제 불꽃 행사를 보니, 더욱 티셔츠 축제홍보 생각이 강해졌다. 축제실무추진위원회분들로 하여금 하얀 티셔츠를 입고 행사장에서 진행을 돕도록 한다면 처음 찾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축제행사 내용에 대해 책임감있게 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아, 그런데 오늘 새벽에 꿈결인지 잠결인지 자다가 느닷없이 동네사람 전체에 옷을 입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가 ? 그것도 입곱까지 색깔로 입고 구 도청앞 광장으로 가보자, 가서 축제를 알리는 문화시위(?)를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의논하기로는 홍보예산 사용내용은 대충 프랑카드, 엠블렘, 초청장 인쇄발송, 라디오 광고 등이 전부였다. 원래 첫날 하기로 했던 면민의 날 예산이 되었든 축제홍보예산되었든 이 내용을 반영했으면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원래 축제 메인이벤트로 중장터에 모여 대나무에 소망기를 달고 부락단위별로 퍼레이드를 할까 했는데, 맨 앞줄에는 풍물패를 앞세우고, 바로 이어 우리 면에 거주하시는 다문화가족 아짐들이 모국의 고유의상을 입고 따르고, 뒤이어 동네어른들로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소망깃발 들고 중장터에서 운주사 축제현장까지 2킬로 정도되는 길을 행진하려고 했었는데, 탐돌이도 하고 피날레로 와불세우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리고나서 풍등을 날릴려고 했었다.
오늘 새벽 꿈결에 생각이 발전되었다. 티셔츠를 축제실무위원들만 입을 것이 아니라, 동네주민들 전체가 입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축제 한달전부터라도 그렇게 옷을 입고 읍내나 광주시내를 다니실 때 입고 나가면 우리동네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축제의 주인자격 내지 이른바 홍보대사로서 축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 할 것이고, 그것을 알리면서 더욱 축제에 적극적으로 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옷을 입되, 일곱색까로 옷을 입으면 어떨까, 도암면 자연부락이 스물 몇개 된다고 했는데, 리별로 옷색깔을 달리하면 너무 혼란스럽고, 운주에서 천주관측과 관련해 북두칠성을 형상화한 칠성바위가 있으니, 이것을 모티브로 삼아 일곱색깔로 옷을 입도록 하자, 그럴려면 동네 3-4개씩 묶는다면 전체 도암면 20여개 부락을 색깔상으로는 7개로 맞출 수 있겠다 싶어졌다. 그럴려면 돈이 꾀 들어갈텐데 라는 생각에 이르자, 고민이 되었다. 그냥 무료로 드린다면 자존심도 상할 수도 있고, 공짜는 참여동기유발도 덜 되고 하니, 1-2천원씩 받으면 부족한 예산에 큰 누가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일곱색깔로 옷입고 구도청앞에 트럭 몇십대로 프랑카드를 옆에 붙이고 퍼레이드한다면 어떨까, 아직 명예회복되지 않고 폭도로 몰리던 518 광주민주항쟁 직후 사람들은 소리소문 없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와불이 일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전설아닌 전성을 생각하면서 이곳 화순 운주사에 오지 않았던가 ? 도청앞 광장은 운주사와 연관이 있다. 그러니 도청앞으로 가보면 어떨까 ? 정치성 짙은 데모가 아니라, 축제를 알리는 문화시위 형식은 좀 참신하지 않을까. 나이트클럽 홍보할 때 옆에 트럭 옆에 프랑 붙이고 선전하는 것도 보았고, 버스 전체를 도배해서 제품광고하는 것도 생각나고,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사에서는 대장금 마케팅 일환으로 비행기 외장 도색 전체를 대장금 사진으로 장식하고, 기내식도 대장금 궁중음식을 바꾸는 등 대장금마케팅을 시도한 것이 생각났다.
생각의 편린을 주섬주섬 모아 이른 새벽에 일어나 청승 떨고있는 내가 좀 우습다. 그래도 이 생각이 날라가기 전에 이렇게 메모해둔다. 소쩍새 소리가 들린다. 솟-적다. 솟-적다. 농사가 풍년이 될것이다. 아니 내가 축제추진위원장으로 처음 맡은 운주문화축제가 손님대박 풍년이 났으면 좋겠다. 에고, 잠 좀 더 자자.
운주문화축제는 9월 23일(금)부터 9워 25일(일)까지 인게, 많이들 오시드랑게요....내용도 쪼깐 괜챦을 것이구만이요.
첫댓글 운주사를 해설하면서 많은 축제와 사람과의 인연을 맺으면서 먆은 느낌과 아이디어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잘 활용해서 멋진 축제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함께 근무하면서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도와 드리겠습니다. 해설사님들 많이 많이 오시고 홍보해 주세요.
기획부터 고민하는 멋진 축제가 될것같네요
기대됩니다^*^
축하드립니다~ 멋진행사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꾸벅
건의사항 ;
제가 난시라서 문장이 길어지면 읽기가,,,, 좀 짧게 줄바꾸기 해주시면 안되나요??
크~~ 기발한 발상입니다...
그런데 포항은 무슨 축제인가요?? 일본에서 불꽃축제는 도자기엑스포인데,,, 도자기는 불이 만들어낸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