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에 사는 어류 중 ‘미꾸리’라는 고기가 있다. ‘미꾸라지’와 흡사하지만, 몸통이 긴 원통모양으로 더 둥근 편이라고 한다. 식물이건 어류건 분류학자들이 지나치게 세분화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꾸리나 미꾸라지는 추어탕 소재로 이용되는데 식물 이름에 이 미꾸리가 붙은 것도 여럿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보면 열세 종이나 검색되는데 이 가운데 여덟 종은 같은 집안의 형제인 셈이다. 그중 장자 격인 미꾸리낚시는 전국에 분포하는 마디풀과 여뀌속 한해살이풀이다. 도랑이나 산기슭 물골 주변 등 습한 환경에서 사는 풀로 20~100cm 정도 높이까지 자란다. 사각이 지는 줄기 밑부분은 거의 옆으로 누우며 가지가 갈라지고 밑으로 향하는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잎자루가 없는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는데 피침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며 밑부분은 심장모양이다. 잎자루와 잎 뒷면 잎맥에 밑을 향한 가시가 있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집 모양의 턱잎에는 털이 없다. 7~9월 가지 끝에 머리모양으로 모여 달리는 꽃은 밑부분이 백색이고 윗부분은 연한 홍색을 띤다. 꽃대에 가시가 없고 꽃과 열매가 같이 달리며 꽃덮이는 5개로 깊게 갈라진다. 10월경 익는 열매는 수과로 꽃덮이에 싸이고 흑색이다. 이름은 줄기에 거꾸로 달리는 가시를 이용해 미끄러운 뱀장어를 움켜잡을 수 있다는 일본명에서 유래했다는데 외려 우리 이름에 붙은 미꾸리를 움켜잡는 게 적절해 보인다. 한방에서는 말린 과실 또는 전초를 ‘작교’라 부르며 청열, 해독, 소종, 지통, 지양 효능이 있어 장염, 이질, 종독, 대상포진, 습진, 피부염, 피부소양증 등에 약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 정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