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23(토) 흐림
5년을 별러온
하우스 화장실 리모델링,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
요즘은 좀 힘든 일하는 분들도 한 나절 넘는 일은 안한단다.
하루 종일 고생하는 일은 왠만한 일당으로는 사양한다는 말이다.
누구는 요트도 직접 제작하는데 까이꺼 내 손으로 직접 하기로 맘 묵었다.
타일, 세면기, 시멘트(세 종류나 된다.), 거울, 선반,...기타 등등 십여종의 재료를 한 껏 구입하고
친절한 전문가에게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하룻밤 지나면 타일을 밟아도 된다, 그때 세면기 설치해라 등등
그렇게 100kg 되는 짐을 차에 가득 싣고 출발할 즈음
그 전문가 분이 그랬다.
....잘 안될낀데.
하여간 재료를 잔뜩 실어 날랐다. 사진을 보시라. 이외에도 세면기, 사다리(아예 샀다.), 거울 등등.
그 사이 밤은 깊었다.
한심한 화장실의 엄청난 변화를 상상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지 맘대로?)
작업을 하시는데 세 종류의 시멘트가 있다.
첫째, 벽 타일을 붙이는 본드
둘째, 적절한 비율로 섞어 써야 하는 바닥 타일용 시멘트 두 종류.
...엄두가 안나서 넋 놓고 지켜만 봤다. 보다가 일은 저질러 놓았으니 우얄 수 있나
시작했다.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우선 벽면 긁기 작업, 헤라로 메우기 작업을 끝냈다.
그런 다음
시멘트 배합 비율이 5:5인가 3:7인가를 딸래미한테 몇 번 확인한 후
물을 넣고 호미로(연장이 없어서) 반죽을 시작했다.
바닥 타일용 시멘트 반죽을 신나게 하면서 눈으로는
심심해서 풀어헤친 시멘트 포장지를 읽었다.
그 순간 눈이 번쩍 코가 벌름
얼른 포장지를 독해 해보니 반죽 후에는 1시간이내에 사용해야 한단다.
아뿔싸!!!!
시간 때문에 바닥 먼저 붙이면 벽 타일을 우에 붙이노?
공중부양이 안되는 한
천하에 무신 일이 있어도 1시간이내에 벽타일을 다 붙여야 한다. 그라고 바닥 또 다 붙여야 한다.
아이고 할메~
오 밤중에 난리가 났다.
보소~ 빠...빨리
.....야야~ 몇 분 남았노? 무시기 25분 남았다꼬?
손이 안보이도록 막 붙였다.
요숙이 그랬다.
.....이래하마 준공 검사 안 남미데이
결과는?
....딸래미의 시계가 막 1시간을 기록하는 순간
전쟁터 속에서
기적적으로 벽 타일과 바닥타일을 모두 붙이는 눈물겨운 개가를 올렸다.
보시라
왼쪽
오른쪽
자시 보면 한 쪽 다리 들고있는 타일이 두 장 보인다.
원경
보기는 그럴싸 하지요?
손이 안보이도록 막 붙인 타일공사가 어찌 후유증이 없겠는가
......영광 뒤의 상처는 깊었다.
공사를 끝내고
거실에 앉아 흐믓하게 화장실 문쪽을 바라보는데
이거 옛날에 지은 오래된 집이라 그런가... 집이 약간 기울어졌나....고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를 자세히 보는데...
...아니?
....집안에 있는 모든 가구들의 수평선이 화장실에서 꺽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흑흑 급한 탓에 수평을...
옆에서 들리는 소리
...준공검사 안난다 안카덩교
2012.6.24(일) 맑음
아침에 조기 기상해서
얼른 세면기를 설치하려 화장실로 향했다.
...굳었나?
...엄지 발가락을 살짝 대어보았다.
...오케
... 한 발 딛었다. 몸이 좀 내려간다.
... 우직
... 둘째발 우지직
분명히 전문가가 말씀하시길 자고나면 아무 문제없다고 하던 타일이 아니던가
이 무신 대 국민 사기극인가...고 흥분하고 있는데
딸래미가 그런다.
...아부지 몇 시에 일어나셨어요?
...6시
...아부지 어제 작업마친게 새벽 2시라요
어짜스까이
잠이 없어 4시간만에 들어갔으니 우에 무사하겠노
,,,,,
더 이상 작업은 무의미하제?
그래도 놀 수야 없다.
자칭 고급인력을 불러
지난 번에 덜한 외부 도색을 했다.
작업 중이신 요숙
대문도 단장했다.
그렇게 휴일은
온 팔다리에 수많은 근육통을 남기고
개운하게 끝이 났다.
첫댓글 아이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정말 훌륭한 화장실과 번쩍번쩍 빛나는 타일의 섬세한 매무새가 빛을 발하는 것~
벌써 오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렸구료,,,
영광의 피로는 거의 보약이라고 하더이다.
그러나 저는 쓰라린 피로만 가지고 왔더니
하루 좽일~~ 쇼파신세지고 말았습니다.
소득도 없이~~
두분이 앞으로 타일공사 다망(?)하게 운영할 수 있겠네요~
다시봐도 그 장면이 선하게 다 ~~~스크린처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