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지난해 새로운 브랜드를 고심 끝에 힐스테이트로 결정했다. 하지만 새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과정에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모델을 누구로 쓰느냐는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 웬만한 건설업체가 모두 TV광고를 하고 있는 터라 유명 연예인 중에 새 브랜드를 홍보할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삼성건설도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는 널리 알려졌지만 모델 장서희의 파워가 떨어진다는 생각에 최근 교체를 선언했지만 후속 주자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건설업체에서 아파트 브랜드에 맞는 모델을 고르는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가 가진 상품의 특성상 고급스러움, 신뢰감, 꾸준한 인기도가 뒷받침되는 인물은 구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아파트 모델은 GS건설의 이영애, 대우건설의 김남주, 현대건설의 고소영이 트로이카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 동안 아파트 빅 모델로는 GS건설 ‘자이’의 이영애와 대우건설 ‘푸르지오’의 김남주가 양분해 왔다. 이영애는 2002년 9월부터 김남주는 그해 10월부터 각각 자이와 푸르지오의 분신처럼 활동하고 있다. 둘은 공교롭게도 1971년생 동갑내기이다.
이 두명에게 지난해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바로 고소영이다. 그녀 덕분에 새 브랜드 힐스테이트가 단숨에 최고 아파트 브랜드로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에선 당분간 이들 3명의 경쟁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장수 모델은 얼마 전 교체가 확정된 우남건설 퍼스트빌의 최유라씨가 갖고 있다. 그녀는 99년부터 10여년을 한 회사의 모델로 활동했다. 하지만 회사측에서 최근 모델을 바꾸기로 하면서 두산 ‘위브’의 이미연이 최장수 타이틀을 넘겨 받았다. 이미연은 2002년 5월부터 현재까지 두산 위브를 알리고 있다. 이영애, 김남주, 장동건(포스코 더?? 등도 5년 가까이 장수 모델로 활동중이다.
아파트 모델은 대부분 여자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장동건을 비롯 최근에는 남자들의 활약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기업 아너스빌의 배용준으로 2004년 말부터 아파트 시장에도 ‘욘사마’ 열풍을 일으키며 경남아너스빌의 인지도를 단숨에 높였다.
장동건과 배용준이 ‘여심잡기’에 성공하자 최근 들어 ‘아파트 모델=여성’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남성 모델 기용 바람이 불고 있다. 대원 칸타빌은 한류스타인 인기가수 비를 앞세워 베트남 시장에서 한차례 바람몰이에 성공했고, 지난해 ‘피오레’라는 새 브랜드를 론칭한 대주건설도 배우 정준호와 계약을 맺었다. 그 밖에 박신양(우미 린), 지진희(SK 뷰), 감우성(태영 데시앙)등이 각각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중앙건설도 ‘하이츠’의 모델로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다니엘 헤니를 등장시켰다.
아파트 광고는 부부모델의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화목한 가족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 차인표-신애라를 비롯해 유동근-전인화(동문 굿모닝힐), 최수종-하희라(양우 내안愛), 김호진-김지호(신성 미소지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김승우는 최근 한국건설과 전속 계약을 맺고 아파트 브랜드 아델리움의 모델로 나서게 되면서 아내 김남주와 경쟁하게 됐다.
외국인들의 모델 기용도 두드러진다. 다니엘 헤니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대주건설은 메인 모델 정준호의 파트너로 중국계 싱가포르 출신의 배우 베로니카 푸를 영입해 TV광고를 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인 에바 포피엘과 최근 계약을 맺고 ‘대방 노블랜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의 모델 모시기 경쟁이 날로 심화되면서 모델료도 천정 부지로 치솟고 있다. 과거 1년 기준 5억원 수준이면 톱모델을 쓸 수 있었지만 요즘은 ‘잘나가는’ 모델의 경우 대부분 7억~8억원은 줘야 한다. 영조주택(퀸덤)은 고현정에게 15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영은 지난해 ‘지웰시티’의 모델로 천재 소녀골퍼 미셸 위를 발탁하며 2년 계약에 300만 달러(약 28억원)를 지급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업계에선 이를 과열 경쟁으로 보면서도 브랜드 이미지가 아파트 분양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거액을 투자하는 데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모델 기용에 일부 변화를 시도하는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꿈에그린 모델로 활동하던 김현주를 교체하고 일반인을 모델로 기용하기 위해 선발대회를 열었다. 1위에 선정된 일반인은 앞으로 한화 꿈에그린의 TV 및 인쇄광고의 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동부건설도 5년여 활동한 박주미를 최근 탤런트 최정원으로 과감히 교체해 새 TV광고를 선보였다.
대림산업, 월드건설 등은 메인 모델 없이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대동 ‘다:숲’의 캐릭터 모델 비버소장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