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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보정의당 소속의 경기도 도의원 이상성이라고 합니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소속되어 있고 GTX검증특별위원회에도 소속되어 있습니다. 한 동안 잠잠하던 GTX 건설 문제가 대통령 선거 이후 새누리 당이 재집권하게 되자 다시 가동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GTX 사업은 잘 아시다시피 경기도와 인천, 그리고 서울에 세 개의 지하철 노선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상당한 거리의 지하철 노선을 가지고 있는 수도권으로서는 그리 새롭지 않은 계획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큰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국철이나 지하철과는 세 개의 환승역을 제외하고는 전혀 통합이 되지 않는 독립된 시스템으로 고속전철을 운행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국철이나 지하철과는 다른 고속전철을 운행한다는 대목에서 이미 상당한 문제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설 예산은 국비와 민자와 지방재정이 나누어서 부담하게 하겠다는 것이어서 또 하나의 돈 먹는 하마 민자사업의 가능성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경기도의회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기회가 날 때마다 여러 차례 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경기도는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이 사업의 내용을 공론화하지 않고서는 막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에 아고라에 글을 올리기로 작정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고라에 들어오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어제(2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제2대연회실에서 경기도 주최 GTX 관련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세미나의 주제는 ‘국민행복 민생복지를 위한 광역급행철도 정책 세미나’였습니다.
어제의 이 자리는 GTX 마치 GTX 사업 축하자리 같았습니다. 주제발표자 세 분은 전부 GTX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발표를 했고 토론자로 나선 7분들 중에서 단 하나라도 문제점을 지적한 분은 두 분, 그나마 한 분은 차량문제를 제기한 것에 불과했고 건설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분은 단 한 분뿐이었습니다.
모든 발표가 끝나고 토론까지 끝난 후에 질문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제가 일순위로 손을 들어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할 내용이 몇 시간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많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 두어 가지를 물었습니다.
첫째는 수요예측의 신뢰성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통학회 수요예측은 물론이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수요예측조차 적중률이 50%밖에 안 되는데 하루 76만 명이라고 하는 수요예측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사실 이 수요예측은 교통연구원 예측이 아니고 교통학회 예측입니다. 연구원은 40만 명 정도로 예측을 했습니다.) 특히나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수요예측의 7% 밖에 승객이 없었고 앞으로 30년 동안 승객이 수요예측의 30% 밖에 안 나올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엉터리 수요예측기관의 수요예측을 믿고 사업을 벌일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을 물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RER’이라고 하는 급행철도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열차 시스템은 파리의 지하철인 ‘메트로(Metro)’와 완전히 통합되어 있습니다. 급행이 안 서는 일반 역에서 메트로로 가다가 RER로 갈아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접근성에 있어서 GTX와 비교불가입니다.
뿐만 아니라 총 연장이 2007년 기준으로 587km이고 258개의 역이 있으며 역간 평균거리는 2.35km입니다. 이렇게 접근성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노선 1km당 일일 승객 수는 3,660명이며 역 당 일일 승객 수는 8,300명입니다. 그런데 역간 거리가 10km에 이르며 역의 숫자도 23개 밖에 안 되는 GTX가 어떻게 km당 5,200 여 명의 승객이 나오며 역당 승객 수가 33,000 여 명의 승객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철도는 연장선이 길면 길수록 시너지효과가 있어 승객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RER’은 그 연장이 GTX의 거의 네 곱절에 이르므로 역당, km당 승객 수가 GTX보다 월등하게 많아야 상식에 맞습니다. 그렇다면 GTX는 RER보다 훨씬 적어야 하는데 수요예측에서는 오히려 GTX가 RER보다 km당 승객 수는 50%가 더 많고, 역당 승객 수는 무려 네 배나 됩니다.
이렇게 RER의 현황을 예로 들면서 수요예측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다음으로는 요금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철도를 비롯해 모든 사업은 기본요금이 비싸게 먹힙니다. 택시가 1km를 가는 것과 2km를 가는 것은 비용이 1:2의 비율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1km를 가는 것과 2km를 가는 것이 거의 비슷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비싼 기본요금이 있고 주행요금은 기본요금에 비해 훨씬 쌉니다. 이런 이유로 KTX의 km당 운행비용과 GTX의 km당 운행비용을 계산해보면 GTX가 훨씬 높을 것입니다.
그런데 KTX의 요금이 1km당 약 140원 정도 됩니다. 그렇다면 GTX도 최소한 KTX의 요금은 받아야 수익성이 보장될 것입니다. GTX의 평균 노선 거리가 50km 정도라고 보면 승객이 평균 타는 거리는 약 30km로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GTX의 요금은 기본요금이 최소한 4천 원은 되어야 합니다.
질문할 때는 3천 원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만 사실은 4천 원도 적은 금액입니다. 영등포-수원 KTX 요금이 8,400원이고 새마을 요금도 무려 4,800원입니다. GTX의 기본요금이 새마을 기본요금은 되어야 수지가 맞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기본요금이 4천 원이면 아무리 환승할인을 실시한다고 해도 출근 편도요금이 5천 원에 이릅니다. 왕복 만 원이지요. 수도권 통근자들 중에 하루 만 원을 교통비로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이 요금을 낼 바에야 차라리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요.
물론 하루 76만 명의 수요가 있으면 기본요금을 2천 원으로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 수요예측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앞에서도 말씀드렸다는 데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예측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예측인지 소개를 했습니다. 만약 하루 76만 명의 승객이 있으면 GTX 열차는 시발역에서 정원을 다 채우고 출발해서 바로 그 다음 역부터 매 역마다 승객 절반이 내리고 절반이 새로 타는 상황이 발생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경기도 계획에 따르면 열차를 6량으로 편성한다고 합니다. 최고속도 200km/h인 열차는 입석은 태울 수 없습니다. 태워도 매우 한정적이지요. 기본적으로 좌석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많이 태워도 1량 당 백 명, 한 편성 당 600명이 맥시멈입니다.
그런데 경기도 계획에 의하면 하루 330편을 운행한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 편 당 승객 수는 2,300여 명이 됩니다. 하루 종일, 밤낮으로 GTX는 자기 정원수의 약 네 곱절을 소화해야 합니다.
요금이 싼 일반 지하철도 대낮에는 텅텅 비어서 모두다 자리에 앉아서 다닙니다. 그런데 비싼 GTX가 러시아워에는 물론이고 낮 시간에도 자기 정원의 네 곱절을 태우다니요. 광역버스도 출퇴근 시간에는 앉는 것은 고사하고 올라타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낮 시간에는 텅텅 비어 다니는데 GTX가 정원의 네 곱절을 태우다니...
일반적으로 아무리 황금노선이라도 정원의 1.5배 태우면 많이 태우는 것입니다. 그것도 러시아워일 때 말이지요. 따라서 GTX는 러시아워 때 정원의 1.5배(이것도 입석이 상당 수준 있어야 합니다), 준 러시아워 때 정원의 2/3, 비 러시아워 때 정원의 1/2 정도 태운다고 가정하면 하루 20만 명 남짓하며 하루 종일 정원이 다 찬다고 해도 30만 명 정도입니다. 그것도 혼잡도를 1.5배로 해서입니다.
따라서 하루 76만 명이라는 수요예측도 우스꽝스럽거니와 설사 76만 명이 몰려와도 30만 명밖에 태울 수가 없습니다. 즉, 승객 한계수치가 30만 명이라는 뜻이지요. 따라서 3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요금은 4천 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76만 명을 기준으로 2천 원을 책정한 것이니 인원이 반으로 줄면 요금은 배로 올라야 수익성이 보장될 테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요금을 4천 원으로 올리면 그나마 승객 수가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간다는 것입니다. 그저 관광용으로 몇 명 타는 사람 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런 저의 질문에 대해 서울대 고승영 교수(대한교통학회 회장)가 답변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인 수요예측의 부정확성은 수치를 대입할 때 수요예측 의뢰기관에서 요구하는 항목들을 다 반영하니 그렇게 나온 거라고 합니다. 인천공항철도의 경우에도 영종도의 온갖 개발계획을 다 대입해달라고 했다는군요. 그런데 그런 개발이 전혀 안 되니까 그렇게 낮게 나온 거라고 합니다.
얼른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틀렸습니다. 야구선수가 공을 던지는데 계산상 이만큼 힘을 들여 던지면 200미터 나가겠다고 생각해서 던졌는데 100번을 던져도 매 번 100미터밖에 안 나가면 앞으로는 그 정도 힘으로는 100미터 나간다고 생각해야지 계산대로 안 된다고 타박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매번 수요예측이 그렇게 틀리면 앞으로는 계산식에 곱하기 1/2을 도입해서 절반으로 깎아버리면 되는 겁니다.
다음으로 운임요금은 운행주체인 민자 측이 2천 원이면 된다고 했으니 그렇게 믿는다는 겁니다. 민자 측은 바로 그 말씀을 하신 고승영 교수님이 회장으로 계신 대한교통학회의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그렇게 요금을 산정한 것이지요. 그러니 수요예측이 안 맞으면 그 요금 예측도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말한, 76만 명을 실어 나르려면 시발역에서 만원으로 채운 다음 매 역에서 절반이 내리고 다시 그만큼 타야한다는 말에는 편당 2천 명만 수송하면 되므로 그럴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2천 명이나 수용해야 하므로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말입니다.
고승영 교수님은 아마도 GTX가 기존의 지하철마냥 10여량을 달고 입석으로 빽빽이 태워 수 천 명이라고 타는 줄 아시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GTX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RER도 그렇고 전 세계 어떤 열차시스템도 100km/h 이상의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가 입석 위주로 운행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6량에 600 명이면 엄청나게 많이 계상한 것입니다. GTX의 기초 개념을 개발하셨다는 교수님이 열차 차량의 운행 용량도 한 번 생각을 안 해 보신 것 같습니다.
참고로 객차 16량을 달고 달리는 KTX도 한 편성당 승객 수는 935석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2천 명을 가볍게 보시다니...
오늘은 어제의 회의 내용을 중심으로 GTX의 문제점을 간단히 짚어보았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점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이상성 의원(진보정의당, 고양시)
1. RER 5개노선 총 이용자수는 연간 7억8천만명입니다 (하루 이용자 215만명입니다)
2. 215만명을 총 연장 585km로 나누면 3675명/km입니다.
첫댓글 GTX반대보다는 민간사업에 의한 폐해가 MRG나 사업비부풀리기, 요금인상등 몇가지 있는데 일단 MRG가 폐지됨에 따라 기업에 의한 총사업비 부풀리기, 요금 인상등에 대해 더 잘 감시하는 쪽으로 의회활동을 해주시는게 좋을듯합니다.
존느낌님이 올려주신 내용중 Very Moment 가 제 다음 사이트와 카톡 닉네임입니다 ^^..
누구인지 잘몰랐는데 고양 지역구 이상성 도의원이더군요. 어제는 여의도에서 전문가들과 1라운드,
오늘은 다음 아고라에서 저와 2라운드를 뛰었습니다. GTX를 마을버스 수준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RER을 인용했는데 오히려 배울건 프랑스가 역사당 이용자 8000명에 불과한 철도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연장 600km에 가까운 준급행철도를 5개노선을 깔며 도심과 외곽 교통난을 개선시킨 노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크로님 여러모로 수고가 많으십니다.
고양시민들은 무얼 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지역 정치인이 반대하는 지역 노선까지 우선순위로 국고 지원할수는 없습니다.
저런 정치인들이 많으면 삼성-일산-파주 힘들어집니다. GTX를 지지하는 고양 시민들의
분발과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그렇게 걱정되면 삼성-동탄 GTX만이라도 2015년 개통되어 시범모델로 활용되도록 빨리 건설합시다!
반대하는 도의원 지역 해당 노선은 삼성-동탄 실제 운행되는걸 본 뒤에나 차후에 건설합시다.
나라 돈도 없다는데 시범구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근거 부족한 논리로만 반대를 하는 것은 경기도민들에 대한 교통복지 훼방이자 경기도의회 직무유기입니다.
GTX에 분담될 경기도비가 낭비되고 비싼 요금에 서민들 부담이 되지 않게 감시와 노력을 하는게 도의원의
임무일 것입니다.
그럴뜻해보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군요 ㅎㅎㅎ
주민들은 M버스와 같은 수준의 거리비례제와 통합환승제를 요구하고 있고 국토부등도 검토하고
있는 반면 경기도의회는 GTX가 KTX 요금만큼 받아야 수익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하면서 통합환승제등
요금 낮추려는 노력은 등한시하고 요금이 비싸게 될것이며 그럴바에 승용차 타는게 나을거란 궤변을
풀어놓습니다. 주민들 염원과 교통복지는 등한시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합니다.
당도 당 나름이요 정치인도 정치인 나름이 아닐런지?
GTX가 문제가 아니라 도의회가 문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