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몽염 편-제2회: 평화시기 만리장성을 축조하다
(사진설명: 진나라 장성의 한 구간)
제2회 평화시기 만리장성을 축조하다
몽염 장군은 선비의 풍모를 갖추었지만 그래도 장수였고 그의 진정한 명작은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는 만리장성이다.
그날 몽염은 즐거운 심정으로 아내와 아들을 맞이했고 공자 부소(扶蘇)도 맞이했으며 이와 동시에 시황제의 어지도 받았다. 시황제는 장남인 부소 공자를 감군(監軍)으로 몽염에게 보내면서 둘이서 마음을 모아 30만 대군과 현지의 인력을 이용해 만리장성을 축조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몽염은 원시적이고 야성적이며 날래고 사나운 유목민족의 남침을 막고 백성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시황제가 만리장성의 축조를 명령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또 이것은 긴 시간이 소요되는 임무이자 아주 어려운 임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참으로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었다(任重道遠).
하지만 자신에 대한 황제의 신뢰를 고맙게 생각한 몽염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황제께서 이토록 막중한 과업을 나에게 맡기시다니 이는 얼마나 대단한 신뢰이오! 이는 나라의 대사이자 만년대계(萬年大計)이오! 아무리 어려워도 나는 이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으로 황제의 은덕에 보답할 것이오. 내가 이 일을 완수한다면 나의 생도 헛되지 않을 것이오.”
“길게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 전장에 나가시는 것보다 더 힘드실 줄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 걱정은 말고 마음 놓고 큰 일을 하세요.”
아내의 말에 몽염은 감동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말하니 마음이 놓이는 구려. 앞으로는 아마 매일 집으로 돌아올 수 없을 듯 한데 말이오.”
그날부터 황량한 사막과 험준한 산 봉우리, 아늑한 산골짜기, 창망한 초원 곳곳에서 장성을 쌓는 군사, 인부들과 함께 하는 몽염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고 언제나 지세를 돌아보고 방성을 계획하는 부소와 몽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쪽으로 감숙(甘肅)의 임요(臨洮)에서 시작해 동쪽의 요동(遼東) 반도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장성은 말 그래도 길이가 만 리에 달했다.
산을 깎고 골짜기를 메우는 엄청난 공사를 지휘하면서 몽염은 어떻게 하면 인력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했다. 부소가 말했다.
“백성을 혹사하고 물자를 낭비해 만리장성을 쌓는 것을 나는 반대합니다.”
“만리장성은 국경을 넘는 적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황제의 어명이니 우리는 어지를 따르고 최대한 가장 좋은 효과를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세와 천연적인 요새를 이용해 장성의 흐름을 설계해야 합니다. 높은 산이 있는 곳에서는 높은 산을 자연적인 병풍으로 활용하여 장성의 높이를 줄임으로 인력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연(燕)과 조(趙), 진 등 나라들이 쌓은 기존의 장성을 연결하면 많은 재력과 인력을 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성은 백년대계, 만년대계입니다. 우리의 자손들이 태평함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좀 힘들어도 무방합니다.”
부소는 몽염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견해를 바로 잡았다.
“만약 백성들이 흉노의 침략을 받지 않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어려워도 장성을 쌓아야 하겠습니다.”
10년이 흘렀다. 몽염은 진나라를 위해 유중(楡中) 이북의 수 천리 국토를 넓혔고 북방의 변경에 긴 만리 장성을 쌓았다. 만리장성은 기복을 이룬 산발을 넘나드는 거대한 용처럼 방어선을 형성해 남침을 꾀하는 유목민족은 뛰어 넘을 수 없는 높은 철옹성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었다.
진나라가 축조한 만리장성은 중원에 대한 유목민족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이에 가의(賈誼)의<과진론(過秦論)>처럼 진나라를 지탄하는 글마저도 “진시황제가 몽염을 북쪽에 파견해 장성을 축조하고 변경을 수비하고(乃使蒙恬北築長城以守藩籬) 흉노를 7백리 밖으로 몰아내니(却匈奴七百餘里) 오랑캐는 더는 남쪽으로 내려와 방목하지 못하고(胡人不敢南下而牧馬) 6개국의 군사도 활을 쏘며 감히 복수하러 오지 못했다(士不敢彎弓而報怨)”고 기록하고 있다.
만리장성을 축조함으로써 넓은 북쪽 변경의 우환을 효과적으로 막은 몽염은 세인이 다 아는 불멸의 공적을 쌓았다. 또 중화민족의 상징이 된 만리장성은 방어를 목적으로 한 군사시설이라는 점에서 예로부터 평화를 사랑하고 나라를 지키며 침략과 확장을 생각하지 않는 중국을 대변하기도 한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