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묻지 말거라 / 정순준
얘야 묻지 말거라
왜 저 산이
저토록 굽어 있는지
왜 강물은 말없이
먼 길을 돌아가는지
산은 제 몸을 깍아
골짜기를 만들었고
강은 수많은 돌을 만나
제 길을 돌아서 흘렀단다
살다보면
울음도 눈물이 되고
눈물도 세월을 건너면
추억이 되는 법이다
꽃 피는 날만
봄이라 하지 말거라
찬바람을 견딘 가지 끝에
꽃 한 송이 피어나는 것도
봄이란다
얘야
사람의 마음도 그러하리
아픈 날이 많았다고
삶이 슬펐다고 묻지 말거라
저녁노을 붉게 물드는 강가에
긴 그림자 하나 누이고
오늘도 여기까지 왔으니
살아온 날들은
묻지 않아도
저무는 하늘은 다 알고 있단다
20260825
첫댓글 고운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 위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