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학기 수업진단평가서
수업 과목: 미학
수업 일자: 2012. 10. 30.
이 름: 송혜성
1. 오늘 공부한 학습 주제와 학습내용 중 학습주제를 설명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용어를 5개 쓰시오.
- 모조, 위조론, 형상, 양식, 예술적 가치.
2. 위의 중요한 용어를 활용하여 학습주제를 200단어의 문장으로 논술하시오.
- 모조․모방․복제․위조……. 위의 단어들은 미묘한 의미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하나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수렴하는 단어군이기도 하다. 모종의 ‘원(原) 개념’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것과 유사하거나 같은 ‘파생 개념’을 가리키고 있다는 특징이 그것이다. 특히나 ‘위조’라는 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 다른 단어들과는 달리 부정적인 의미가 함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같은 관점에서, 미학에서 ‘진품과 모조품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생긴 논란’을 어째서 ‘위조론’이라 칭하는지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위조론이 불거지게 된 대표적인 사건은 ‘판 메이헤런 사건’이다. 세계2차대전 시기의 사람인 판 메이헤런이 17세기 화가 페르메이르의 양식을 본떠 그림을 그리고 페르메이르의 그림이라고 속여 판 사건인데, 17세기 당대의 기술 양식을 훌륭히 구현해내어 미술 전문가까지도 속여 넘겨버린 희대의 사건이다. 여기에서 원작과 모작 사이에 예술적 가치 논란이 불거진다. 논의에 앞서, 일단 판 메이헤런의 작품이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모작은 아님을 염두에 둬야 한다. 통상적인 의미의 모작은 특정한 예술품을 그대로 베껴 구현해낸 것이다. ‘A’라는 실체를 가진 작품을 모사하여 똑 닮은 작품 ‘A′’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그러나 판 메이헤런은 특정한 작품의 형상을 그대로 베낀 것이 아니라, 그 양식만 빌려 왔다. ‘갑’이라는 양식으로 창작된 ‘A’라는 작품을 보고, ‘갑’이라는 양식만 빌려와 새로운 작품 ‘B’를 창작해낸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페르메이르의 작품군 ‘A’는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공인된 대상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예술계 내부의 큰 저항은 없다. 그러나 판 메이헤런의 작품군 ‘B’를 두고는 예술계 내부에서 의견의 합치를 보지 못한다. 물론 양식적인 측면에서 작품군 ‘A’와 ‘B’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낼 수 있다. 그러나 제작된 시대가 다르고 제작한 주체가 다르다. 한마디로 여러 예술적 가치를 다각적으로 충족시키고 있는 ‘A’ 작품군과는 달리, ‘B’ 작품군은 예술계의 일부가 중히 여기는 있는 몇몇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그들에게 있어서 예술작품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었고, 당연히 판 메이헤런의 작품은 거부당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B’ 작품군의 실체를 모를 당시, 그것으로부터 모종의 미적 쾌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미적 가치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 혼선을 빚게 된다.
3. 오늘의 학습 내용 중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질문 형식으로 쓰시오.
- 예술의 존재 양태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과는 별개로, 단적인 판 메이헤런 사태만 놓고 생각해 보면, 판 메이헤런 미술의 예술성을 매도한 당대 예술계의 기준이 상당히 두서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페르메이르 작품군에서 미적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양식에 있다면, 같은 양식으로 양산된 모든 작품은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판 메이헤런 작품군의 예술성 또한 왈가왈부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페르메이르 작품군에서 미적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페르메이르가 제작했다는 사실에 있다면, 판 메이헤런의 작품군은 예술적으로 매도당해도 할 말이 없지만, 이는 ‘페르메이르라는 인물에 대해 모르고서도 페르메이르의 작품으로부터 미적 쾌감을 느낀 사람의 존재’라는 반증사례가 실재하기 때문에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따라서 페르메이르 작품의 예술성은 화가 본인에게 있다기보다는 작품 자체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중 하나로 거론될 수 있는 것이 양식입니다. 페르메이르 작품군의 양식이 그 자체로 예술성을 인정받았다면, 그의 양식을 본뜬 다른 수많은 작품도 모종의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당대의 예술계가 페르메이르 작품군의 양식으로서의 예술성을 인정했다면, 판 메이헤런 작품군의 예술성도 사실 부정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실제로 부인했고, 이는 도덕적 문제를 예술적 문제로 호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판 메이헤런의 문제는 페르메이르를 사칭했다는 데에 있으니까요. 일종의 발생론적 오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생론적 오류는, 예술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로 치환되는 과정에서 생긴 사고의 혼선이 아닐까요?
4. 오늘의 수업활동에서 재미있었거나 인상적인 것 또는 수업 방법 중 개선을 바라는 의견이 있으면 쓰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