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부 고혈압약에 발암 유발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국내 17만여명의 환자가 해당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함유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조·판매를 잠정 중지한 115개 품목에 해당하는 약을 복용해온 환자 수는 9일 오후 4시 기준 총 17만8536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식약처는 현재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이 함유된 고혈압약 115개 품목에 대해 판매·제조 중지했다. 이번 사안은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에 들어간 이물질이 문제가 된 것이다. 발사르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3년 간 수입된 발사르탄 중 중국 제지앙 화하이에서 만든 것은 2.8%에 그친다. 또 사용등록을 하고도 실제로 쓰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 판매 중지된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무료로 재처방을 받을 수 있다.
▲ 식약처 제공
환자는 남아있는 약은 복용하지 말고, 기존에 약을 조제받은 병·의원에 들고가 다시 처방 받아야한다.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 약을 타온 약국에서 비슷한 다른 약으로 대체할 수 있다. 환자 본인이 직접 제품 및 업체명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면, 처방받은 의료기관과 약국에 문의하는 것이 낫다
단, 이미 복용한 약에 대해서는 환불할 수 없다.
복지부는 지난 9일 문제가 된 115개 품목을 이미 처방받은 환자들이 기존에 약을 처방 받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방문하는 경우, 1회에 한해 본인 부담금 없이 다른 의약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발사르탄 성분이 없거나 또 들어 있다 해도 중국산이 아니면 괜찮다”면서도 “발사르탄 원료의 위해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서 고혈압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환자 수는 6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 환자 비중은 2016년 기준 46% 수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진료비 통계 지표에서 고혈압은 노인 전체 외래 진료비(903억원)가 가장 높은 질병으로 꼽히기도 했다.
▲ 판매 및 제조 중지가 계속되는 115개 전체 제품 목록은 식약처 홈페이지(http://www.mfds.go.kr), 이지드럭(https://ezdrug.mfds.go.kr/), 식약처 블로그(http://blog.naver.com/kfdazzang)에서도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