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의 휘종(徽宗) 선화(宣和) 연간(1119~1125)에 채경(蔡京)과 동관(童貫), 고구(高俅), 양전(楊戩)이라는 4명의 고관이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며 악정을 일삼았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죄를 범하거나 억울하게 누명을 써 갈 곳 없는 죄인과 무뢰한들이 관권에 반항해 천하를 휘젓고 다니다가 이윽고 양산박(梁山泊)에 모여들게 된다. 모두 108명인 그들은 송강(宋江)과 노준의(盧俊義)를 두령으로, 오용(吳用)과 공손승(公孫勝)을 군사로 삼아, 각자 나름대로의 직분을 가지고 ‘체천행도(替天行道)’(하늘의 뜻을 받들어 도를 행한다)의 깃발 아래 기세를 올려, 동관이 이끄는 관군을 2차례, 고구가 이끄는 관군을 3차례 격파한다.
그러나 그 뒤 천자의 귀순 권유를 받아 양산박을 버리고, 칙명을 받아 북방의 요(遼)나라로 원정해 항복시킨 데 이어서 전호(田虎), 왕경(王慶), 방랍(方臘)의 반란을 평정한다. 그런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사이 108명 가운데 태반은 전사하거나 병사해 점차 숫자가 줄어들었다. 방랍을 토벌하고 수도로 개선한 자는 고작 27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 공으로 제각기 관직과 작위를 받았는데, 그 가운데 절반은 각자의 임지로 갔고, 나머지 절반은 관직을 버리고 야인이 되었다. 이렇게 하여 마지막까지 남은 27명도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지만, 고구와 양전은 여전히 송강을 두려워했다. 결국 그들은 채경, 동관과 일을 꾸며서 먼저 송강의 오른팔인 노준의를 독살한 뒤 이규(李逵)를 없애고, 마지막으로 송강을 독살했다.
이상이 『수호전』의 줄거리이다. 전반부에는 영웅호걸들의 용감한 반항이 그려지고, 귀순을 한 후반부에는 그 비극적인 말로가 묘사된다. 용감한 반항에 대한 민중의 공감과 비통한 말로에 대한 민중의 동정심과 슬픔 등은 봉건사회의 민중이 만들어 내는 영웅상의 전형적인 성격이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전반부에 묘사되는 개개의 영웅전은 『수호전』이라는 큰 강의 지류와 같고, 그 크고 작은 108개의 지류가 모여 큰 강을 이룬 다음 사라진다. 『수호전』은 그 흐름의 전체를 그린 것으로, 민중의 꿈과 슬픔을 반영한 영웅 비극이다.
수호지는 호걸들의 탄생과 승리담만 읽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굳이 그들의 실패를 알아서 뭐하겠는가?그들이 가졌던 호쾌한 남아의 정신과 악을 미워하는 정의감 의리 등등이 이 책의 흐름이다. 요즘 정계에서 날뛰는 의롭지 못한 판사놈들과 정치인놈들은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에게 진작 모가지가 날아갔을 놈들이란 것을 알려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