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철학의 최대의 약점
그러나 니체 철학의 최대의 약점은 기독교에 대한 혐오가 지나치다 못해서, 모든 형이상학과 우리 인간들의 이상마저도 극단적으로 부정하고 매장을 시켜버리려고 했다는 사실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나와도 같고 니체와도 같은 신성모독자들은 오늘날 무척이나 많이 늘어났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가 역사의 종말을 맞이한 것도 아니고, 또한 형이상학과 이상이 그 종적을 감춘 것도 아니다. 기독교와 형이상학, 그리고 이상 역시도 삶의 본능의 옹호이며, 그리고 그것들이 종적을 감추게 되면, 니체의 초인 사상도 그 설 땅을 잃어버리게 된다. 니체는 선악을 넘어서서, 모든 것을 다같이 바라보고 그 진정한 의미를 밝히려고 했지만, 그러나 자기 자신의 극단적인 사고방식만은 교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인간은 초극되어야만 할 그 무엇이다”라는 초인 사상은 예수(신)와도 같은 인물을 지칭하며, 그 초월성 때문에 이상주의적이고도 형이상학적인 인물에 지나지 않게 된다. 따지고 보면, 니체의 짜라투스트라가 기독교적인 예수에 지나지 않으며,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형이상학적(이상적)인 인물에 불과했던 것이다. 니체는 기독교, 형이상학, 이상주의, 그 어느 것도 뛰어넘지 못했으며, 그처럼 불가능하고 무모한 싸움을 수행해야만 되었던 어릿광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너희가 이상적인 것을 볼 때 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을 본다”(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청하, 1982)라는 그의 명제 역시도 하나의 횡설수설에 불과하며, 오히려 거꾸로 “너희가 인간적인 것을 볼 때 나는 신적인 너무나 신적인 것을 본다”라는 형이상학적인 명제를 가능케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경환, [사색인의 십계명 제2장 ]({행복의 깊이 4})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