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박노해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 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나는 박노해 시인 詩 중에서 ‘경계’ 라는 詩가 그
렇게 마음에 들 수가 없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사는 사람들을
신물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박노해 그는 누구인가.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는데,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 이라는 뜻의 필명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이라 불렸다.
1989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 동맹(사노맹)을 결
성 활동하다가, 1991년 안기부에 체포된 후, 사형
을 구형 받고 무기수가 되어 감옥에 갇혔다.
1998년 7년여 만에 석방, 이후 민주화 운동 유공
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리고
2000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
력의 길을 뒤로하고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
를 설립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어 평화활동을
펼쳤으며, 전 세계 분쟁 현장과 빈곤지역, 지도에
도 없는 마을들을 걸으며 진실을 기록해왔다.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자급 자립하는 삶의 공
동체인 ‘나눔 농부마을’ 을 세워가며 새로운 사상
과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라
카페 갤러리’가 나온다.
1층은 커피 등을 마실 수 있는 카페이고, 2층
은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 라는 제목으로 글.
사진전(6.8~9.26까지)이 열린다.
‘라 갤러리’는 2012년부터 박노해 시인의 글로벌
평화 나눔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아시아 등
가난과 분쟁현장을 걸어온 ‘지구시대의 유랑자’
박노해 시인.
‘바라본다는 것은 바라며 본다는 것
사람은 그가 바라보는 대로 되어간다’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
나에게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진 나인가’
‘많은 만남보다 속 깊은 만남을’
그가 흑백 필름 카메라로 찍고 아날로그 방식
으로 인화한 사진과 직접 쓴 한 편의 시와 같은
캡션을 산책 하듯 관람 할 수 있다.
1층 라 카페로 내려와 삶의 길잡이가 되어 줄
〈걷는 독서〉를 구입한 후 차를마시며 들춰본다.
‘그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진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