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등지가 식민지를 통한 자국의 영토를 무진장 확장할 때 동양의 대국인 청나라는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한때 세계 최고의 문명을 자랑했고 지금도 동양사상의 최고봉이라는 공맹과 노장사상을 만들어낸 바로 그 나라가 2천년 이상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기간에도 한반도와 베트남 등 이웃나라들을 공격해 이런 저런 물품과 노예들을 빼앗아 의기양양하게 살아가곤 했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한족이 아닌 이른바 오랑캐들에게 나라를 통채로 넘겨준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원 청 등이 대표적으로 오랑캐들에게 한족 나라를 넘겨준 것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혈기왕성하게 전세계를 상대로 식민지를 넓히던 유럽과 미국과는 달리 아편에 물들어 나라꼴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이 청나라 말기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 그러니까 청나라는 말기에 영국과 아편전쟁으로 무릎을 꿇고 그 좋다는 홍콩을 백년이나 영국의 지배하에 두었다. 그리고 잠든 나라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 것이 바로 손문의 신해혁명 아닌가.신해 혁명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운동이 벌어지고 세계는 2차대전의 몸살을 앓고 난 뒤 중국은 엄청난 내전 상황에 돌입한다. 잠자던 팬더가 깨어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서방에게 경도된 세력과 새롭게 발흥하는 공산세력으로 나뉘 엄청난 내전을 겪었다. 중국은 한마디로 전세계의 강국이 식민지에 혈안이 돼 있을 때 만만한 한반도와 인도차이나 반도의 베트남 정도를 가지고 장난했지 제대로 된 대국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모택동은 장개석을 몰아내고 중국을 장악한다. 마침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자 이때다 하고 대규모 병력을 한반도로 보내 북한을 돕는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티벳을 공격한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티벳은 세계에 호소했지만 세계는 소련의 팽창을 두려워한 미국의 결정으로 한반도에 모든 것을 쏟아 붙는다. 티벳은 그냥 중국에게 밟혀버리고 말았다. 중국은 잇따라 인근 취약지구를 장악해 나간다. 신장 위구르지역이 대표적이다.세계가 한반도 한국 전쟁에 신경이 쏠렸을 때 그동안 못했던 숙제를 모두 완결지은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모택동의 엄청난 숙청과 그로인한 문제점이 부각되고 자신의 권력이 위협을 받자 모택동은 문화대혁명이란 카드를 꺼내든다. 자신의 정적들을 모두 쓸어버리겠다는 대전략...그것이 바로 문화대혁명 아닌가. 문화는 무슨 문화인가. 전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문화 말살 내지는 문화를 없애버리려는 그런 자신만의 쿠데타였다.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이후 가장 무섭고도 처참한 혁명이 바로 문화대혁명이다. 중국은 문화혁명을 빙자한 모택동의 정권 장악과 확립속에 함몰한다. 그런 세월이 또 흐르는데 갑자기 미국이 중국의 죽의 장막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잠자는 팬더 아니 음흉하게 자기들의 뱃속을 채우는 그런 동네에 세계 최대의 강국 미국이 문을 두드린 것이다. 미국은 참으로 중국을 만만하게 보았다. 베트남을 우습게 보았다가 망신을 당하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중국은 혼자 놀기 심심하던 참에 미국이 찾아오니 마다할 일이 없다.
모택통이 사망하고 등소평시대가 들어섰다. 등소평은 작지만 머리마는 기발한 인물이었다.실리추구의 귀재였다. 흰고양이면 어떻고 검은 고양이면 어떠리,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아니냐는 흑묘백묘의 논리을 개발한 인물아닌가. 그리고 등소평은 그의 참모들과 작전을 꾸민다. 이왕 우리가 뒤늦게 세계에 속해 모습을 드러냈다면 과거 중화사상에 입각한 중국의 위상을 숨기면서 서서히 드러내는 작전이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의 의도대로 세계의 대공장이 되었다. 발톱을 감추고 미국앞에 아양을 떨었다. 미국앞에 굴복하는 듯 하면서 실속을 다 챙기는 실리 외교을 본격적으로 이뤄나간다. 그리고 등소평은 앞으로 50년 이내에 절대 중국의 발톱을 미국 등 서구 열강에게 보이지 말고 엄청난 역량을 갖춰라고 가르친다.
중국이 그 오랜 시간동안 혼자 깨우침을 얻은 것이 무엇인가. 서방 열강들이 전세계에 식민지를 둘때 중국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아니다.그리고 그런 세계 최강의 나라들에서 교훈을 얻는다. 타산지석이다. 결코 힘으로 타국을 지배하지 말라는 것이다. 군대를 동원해서 무력으로 정복한 들 언젠가는 문제가 드러나고 반발을 일으키고 대규모 저항운동으로 번진다는 것을 역사속에서 리얼하게 교훈을 얻는 중국이다. 특히 영국과 미국의 사례에서 엄청난 가르침을 얻었다. 그들의 행동을 반면교사하는 가르침을 뇌리에 깊게 심은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무력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그냥 편하게 뭐가 필요하냐며 정답게 접근한다. 경제가 부족하면 우리가 조금 도와주어도 될까요 하는 식이다. 그동안 미국은 너무도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군을 잃은 교훈에 입각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발톱을 숨기고 있다. 도와주되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 계약기일이 지나면 계약에 입각해서 서서히 권리행사에 나선다. 계약을 했기에 상대국도 할 말이 없다. 바로 이것이 일대일로라는 엄청난 프로젝트속에 숨은 중국의 대 전략이다. 절대 무력을 행사하지도 힘을 과시하지도 않는다. 양측 책임자가 만난 적정하게 계약서를 작성했을 뿐이다. 하지만 힘에 부쳐 지금 당장 죽게 생겼는데 그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볼 여력이 어디 있겠는가. 영악한 중국은 바로 그것을 노린 것이다. 국제법적으로 절대 문제가 없다.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특정 업체도 실제로는 계약법상으로 문제가 없다. 빌려간 돈을 일정 기일안에 갑지 않으면 이런 저런 행사를 하겠다는 조항에 따른 것 아니겠는가. 문제는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이나 나라를 찾아가서 이런 계약을 한다는 데 있다.
중국은 갭투기의 귀재이다. 미국으로부터 소외당한 나라나 스스로 견디어 어려운 나라에 접근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캄보디아이다. 캄보디아는 이웃나라 베트남으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나라이다.영토의 상당부분을 이미 2백년전에 빼앗겼다. 하지만 지금도 위협을 받고 있다. 베트남의 위협으로 부터 자국을 보호하자니 미국보다는 중국이 났다는 판단에 캄보디아는 남부 해안에 중국 해군 기지를 허락했다. 캄보디아는 이웃인 태국과 베트남 가운데 위치한 국가이다. 그곳에 중국이 해군기지를 확보한 것은 인도차이나 반도 아랫쪽 바다 나아가 필리핀 호주 등지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장소이다. 중국은 그런 곳을 손쉽게 갭투기를 하는 것이다. 중국의 갭투기는 파키스탄 등지에서도 당연히 이뤄진다. 하지만 국제법상 법률상 문제는 없다. 그런 식으로 중국은 새로운 신 식민지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그것도 야금 야금 말이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결코 이룰 수 없었던 식민제국을 이제 제대로 완성하려는 것이 시진핑과 중국의 전략이다.
미국이 힘으로 밀어부친다면 중국은 돈으로 그리고 그 약팍한 상술로 갭투기를 엄청나게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트럼프 이후에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그것을 극대화하고 있다. 자국 이기주의를 거리낌없이 내세우면서 세계를 힘으로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야금야금 정책 다시말해 경제를 이용해 타국의 어려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도와주는 척하면서 결과적으로 그것을 악용해 자국의 식민지로 삼으려는 새로운 식민지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대일로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그런 문제점을 한번 경험한 나라는 경악하지만 상대국인 미국의 정책도 그런 나라에 절대로 호감을 얻지 못하기에 당분간 중국의 갭투기 정책이 먹힐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예로부터 장사에 능하다. 장사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모든 것을 다 줄 것처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돌변하는 그 무시무시한 샤일록의 장사 수법 아니든가. 지금 전세계는 힘에 의한 압박과 야금야금 돈으로 장악하는 신 식민지 정책의 소용돌이속에 놓여 있는것은 분명한 것 같다.
2023년 6월 1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