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바람은 달짝 지근하고 향기로웠다
더 없이 넓은 하늘엔 보석처럼 박힌 영롱한 별들이 쏟아져 내릴 듯 반짝이고 있었다
한 시선 가득 잡히는 그렇게 많은 별들은.. 실로 ............. 오랜만이 였다
도심의 빌딩 사이를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오가며 별을 볼 겨를도 없이 살아왔다
이따금씩 멍청한 표정으로 한르을 올려다 보는 우진의 모습에 하향도 덩달아 오랜만에 멋진 별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흔히 우리는 가슴이 콱 - 막혀 돌덩이가 짓 누르는 것 같다 라는 말을 자주 쓴다
많고 많은 무거운 것들 중에 하필이면 왜 돌덩이 일까?
유안을.. 초아를.. 단비를......
아무도 욕할 수 없었기에 우진은 자신의 마음을 짓 누르는 것이 정말 돌덩이라 여기며
" 아.... 어디가서 짠 - 하고 놀았음 딱 ! 좋겠네 "
답답한 속이 확 ! 뚫려라 자신의 긴 다리를 뻗어 화풀이 하듯 길가의 돌멩이 하나를 걷어 찼다
그런데 하필이면 슈슈 - 슉! 빠르게 앞으로 날아가 전봇대를 향해 박히는 가 싶더니 이내 다시 뒤로 튕겨져 나와
" 악 - !! " 하향의 다리를 맞고서야 비로소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 돌멩이
공포 영화 속 귀신이 어두컴컴한 긴 복도를 거닐다 숨은 인간을 찾기 위해
끼익.. 끼익 - 소름끼칠 소리를 내며 천천히 고개를 돌리듯
살의 넘치는 하향이 귀신이 인간을 노려보듯 우진을 노려보며 그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힉 - !!!!!! "
" 이..... 노! 무! 시키.. 가!!!!!!!!!!!!!!!!!!!!!!!! "
웬수가 될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 어쩜 이리도 하는 짓 마다 싸움으로 직결되는 지..
" 누.. 누나!! 진정진정. 고의가 아니였어 !!!! "
" 고의든 실수든 너는 어째 사사껀껀 !! "
" 힉 - 눈에서 섬광나와.. 으아아아악 !!!!!!!!!!!! "
고작 돌덩이에 뭘 저리 흥분하시나.. 싶겠지만
고작 돌덩이 하나가 다리뼈를 정확하게 찍어내렸다고 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뼈마디에 전기라도 통한 듯 느껴져 오는 찌릿찌릿한 고통.
세상하직 하고 싶지 않다면 토 . 껴 . 라 !!
비릿한 피 내음이 목에서 느껴질 정도의 숨이, 턱까지 차 오를 만큼 달렸다
저 연세에 어찌 이리도 뒤를 바짝 추격해 오는 것인 지
하향의 무서운 운동 신경이 달아나는 우진을 마냥 당혹케 했다
" 헉.. 헉.... 헉 - !! 누.. 누나 !!!!!!!! 진정.. 제발 좀 진정하고.. "
" ........ 하.. 새끼 저저 미어터진 운동 신경 좀 보세..하.. 하아.. 고작 이것 뛰고선 그렇게 죽을 듯 숨을 내쉬냐? "
" 하.. 하아.... 하... 하아.... 허.......허억 .. 누.. 누난 그럼 이게....... 하....하.. !! 안.......... 힘드러..? "
" 후.. 후.. 후아 ~~~~ 쯔..쯧.. 어린 것이 벌써부터 술과 담배에 찌들려사니.. 이만큼 잘 달려온 것도 신기할 따름이지.
너를 통해 보는 대한 민국의 미래가 아주 밝다 못해 노 ~~~~~~ 랗다 노래!! "
더는 상대하고싶지도 않다는 표정의 하향이 우진을 향해 휘휘~ 손을 내 저었다
금새 숨을 제대로 고르고선 편하게 서 있는 하향과는 다르게
우진은 아직도 허리를 숙인 채 두 팔을 자신의 다리에 지탱시키고선 힘겹게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하향보다 나이도 어리고, 게다가 남잔데....... 정말 비참했다
" 초아 집에나 갈까? "
" ?? "
" 너 기분도 꿀꿀한데.. 나이트나 한판 땡겨 보드락오 "
' 딩동 - 딩동 - '
벨을 누르기 무섭게 안에서 들려오는
" 누구세요 - "
재빠른 유안의 목소리에 하향이 신이나
" 나다 !!!!!!!!!!! "
목청껏 소리 높여 답했다
우중충하고 삭막하고 조용하고.. 벨을 눌러도... 절대 한번에 나오는 법도 없고
세번.. 네번은 눌러야 그제서야... 작게........... 누구세요.. 라는 쉰 목소리가 문틈으로 새어나오고..
그랬던 예전의 초아 집과는 정말이지 달랐다
벨을 누르면 누르기 무섭게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문틈으로 새어나와
누구인지를 대답하면 또 대답하기 무섭게 빠르게 문을 열어 반긴다
" 우와 !!!!!!!!!!!!!!! 하향 누우나아 ~~ !! "
이렇게..
" 초아는 ?? "
" 나 - 여깄어 !!! "
집안에서로 부터 들려오는 초아의 외침에 하향이 재빨리 현관바닥에 신발을 벗어던지고
안으로 달려 들어가듯 몸을 움직였다
밝음은.. 비단 유안 하나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였다
매일을 비실거리며 살던 초아까지도 참 많이도 밝게 변했다
집안에 사람 하나가 더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말.. 이리도 많이 달랐다
" 나이트 가자 나이트 !!!!! "
" ............???!! "
그때까지만 해도 TV 화면에 자신의 시선을 고정시켜 리모컨의 버튼을 만지작 거리며
무엇을 볼까.. 채널을 돌려대고 있던 초아가 얼굴을 내비추자 마자 대뜸.. 가장 먼저 나이트를 외치는 하향의 모습에
버튼을 누르려던 손짓을 잠시 멈칫 하는 듯 싶더니 곧장 우진을 바라보며
" 야야 이우진 꼬리 좀 잘라라.. "
하향과 유안의 시선은 반사적으로 우진을 향해 가 박혔고 뜻밖에도 자신을 향해 집중된 이목에 다소 당황한 표정의 우진이
" 네?? "
자신의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그러다 약 5초 간의 정적이 흐른 후 상황을 판단한 유안이 우진을 향해 말했다
" 얌마 니가 젤 늦게 들어 왔음 문을 닫아야지 "
" ?? "
" 뷰~웅신.. 니 꼬랑쥐가 너무 길어서 문 밖까지 나가 있단 말이 잖아 그래서 문이 안 닫기는 거라고.. "
" 아아 ~~~~ "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차린 우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작은 탄성을 질렀다
" 돌 머리 도트는 소리 하기는.. "
" 돌 머리 도트는 소리 하기는.. "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져.. 똑같은 언어를 구사해버리는 초아와 유안이....
가슴아프게.. 우진의 마음을 강하게 파고 들었다
" 나이트 가자 나이트 !!!!!!
우진이 오늘 기분 열라 구리대. 우진이는 기분 풀라 그러고 너랑 나는 간만에 몸이나 풀고 응?? 응 ???? "
자신이 춤 추는 것을 그닥.. 달갑지 않아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하향이 지금.. 자신에게 나이트를 권한다
그것도.. 우진이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얘가 미친 것은 아닐까.. 초아의 눈 썹이 꿈틀 거렸다
" ............ 미쳤군 아주.. "
상대할 가치도 느끼지 못하겠다는 말투로 초아는 다시 TV 화면을 향해 자신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 야 !! 왜에에 ~ "
" 나 그런데 싫어하는 거 몰라?? "
" ............. "
하향은 정말 잊은 듯 했다
초아가 춤을 추는 모든 장소를 그닥.. 반기지 않는 다는 것을.. 정말로 잊은 듯 했다
아니 사실은 이제는 떨쳐 버렸으리라.. 그렇게 생각 했었는 지도 몰랐다 그렇게 믿고싶었는 지도 몰랐다
유안으로 인해 변해간 만큼.. 어쩌면 그 상처도 치유가 됐으리라.... 그렇게 여기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말을 잇기 애매한 잠시 동안의 침묵이 감돌았다
침묵은 꽤 오랜 시간 그 들의 주변을 맴돌았다
간신히 입을 연건 유안이였다
" ......... 나이트가.. 왜 싫어.........요? "
" 춤추는 게 싫어 "
**
화려한 네온 사인이 돌아가는 거리의.. 간판의 불빛 번쩍 거리는 한 귀퉁이에서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라고 해둘까?
신고 있던 운동화의 끈이 풀린 것을 발견 !
그것을 묶기위해 구부렸던 허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던 순간.
화려한 불빛들을 조명삼아, 장판을 깐 길 한 복판을 무대삼아,
불법음반이 팔리고 있는 자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화려한 춤시위를 자랑하던 한 여자를 발견했다
온몸의 피가 술렁였다
남들다 호호 ~ 입김을 불어가며 꽁꽁 언 손을 녹이는 추운 겨울.
반대로 땀에 흠뻑 찌들 정도로 몸을 흔들어대 불쾌할 법할 텐데도 불구
오히려 환하게 웃고 있던 미소를 거둘줄 몰랐던 여자
그 여자를 바라보던 유안의 기분은
" 가자.. 야 !! 문유안 !!!! "
동네 형들이 가자고 재촉하던 소리에도 쉽사리 몸을 움직이지 못할정도로
가슴벅찬 감동. 광경 이였다
퐁..... 퐁.....
잔잔한 강물에 누군가가 자갈 서너개를 던지듯
온몸의 피가.... 술렁 였다
**
춤추는 초아의 모습에 반한 자신인데
누구보다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던 초아라는 것을 아는 유안인데..
초아는 거짓말을 한다
당황.. 당혹..
왜 어째서 지금은 춤을 추는 것이 싫단 말일까..
" 그러지 말고 가자 초아야.... 유안아 !! 너도 가고 싶지?? "
초아의 고함소리에 잠시 멈칫 했던 하향의 조르기가 다시 이어졌다
유안이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유안에게 마구 윙크를 날리며 협조요청을 했다
" 네?? 네.. 네에.. 엄마 나도 가고 싶어요 "
" 시끄러워.. 박하향 너 왜 안쓰던 억지를 써 !!!!! "
박하향 사랑때문에 눈에 뵈는 게 없냐?
흥분해 튀어나올 뻔한 말을 간신히 머리속에서 지워 없앴다
사랑.. 뵈는게.... 돌았군.. 미쳤군.. 등등
잔여물들이 계속 머리 속을 떠돌았지만 세차게 머리를 내저으며 그 잔여물들의 문장 조합을 애써 막아냈다
처음 본 초아의 날카로운 모습에 유안과 우진이 놀란 토끼 눈을 한채 바라보았다
그런 아이들의 시선에 초아는 애써 흥분한 마음을 진성 시키며
" ........... 그리고 쟤들 미성년자야 "
주저리..
" 요즘 왠만한 곳은 민증 다 철저히 검사해 "
주저리.. 자신이 가지 않는 변명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안은 보고 싶었다
아주 오랜만에.. 지금껏 자신이 보아왔던 모습 중 가장 멋졌던 초아의 모습이 그는 몹시도 그리웠다
" 엄마아 ~ "
해맑은 표정으로 초아를 향해 돌진
" 왜... 왜왜!! "
주춤.. 주춤.... 뒤로 몸을 빼며 물러나려는 태세를 갖추는 초아
" 엄마는 우리 때 나이트 안가 봤어요? "
" 어.. "
그러나 단호하기만 한 초아
" 진짜?? 가슴에 손 얹고 맹세 ??? "
" 그래 난............................. 콜라택 세대야.. "
" 풋 - "
" 풋 - "
유안의 초 특급 애교에 쩔쩔 매는 초아의 모습에 하향과 우진의 웃음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애써 다 잡아 놓은 분위기의 흐름이 일순간 끊겨버리자 바로 그들을 향해 날려준 유안의 째림에
둘다 손으로 입을 막고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만 했지만..
" 나 가고 싶은데에.. "
" 그럼 니네끼리라고 가던.......... 지.. "
" 씨잉.. 엄마 안가면 내가 무슨 재미로.... "
" 나 없음 더 좋을 꺼야 부킹도 더 잘되고 "
" 엄마~ 아... 그러지 말고 가요오 - .. 우 -응 ?? "
반칙 -
착하게 웃으면서 어린아이의 해맑은 표정으로 이렇게 졸라대면 괜히 미안해져 거절도 마음 놓고 하지 못한다
에이씨..
" 내가 아주 너 때문에 미쳐죽어요...... 그래 까짓 - 가자 가 !!!!!!!! "
- -
배아파 - 아직은 유안이에 비해 우진이가 좀 많이 멋있긴 하죠.. 하핫a
EndLessLove - 항상 꼬리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
분홍빛햇살 - 본격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접어들어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녀석들의 이쁜 사랑을 잘 지켜봐주시길..^-^
소설은옥 - 다들 우진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데.. 음.. 유안이에 대한 위기의식이 든다는 ㅋㅋ
-_-행운만빵-_- - 앞으로도 계속해서 재밌게 봐주세요 - .. 우진이의 아픈 사랑도 많은 관심 !
주말하루를 어찌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금요일날 뜻하지 않았던 바다여행 길에 올라 열심히 수영을 하다 돌아왔습니다
역시 바다란.. 언제나 무안한 행복을 선사한다는 ^-^
앞으로도 계속 재밌게 봐주시구요..
항상 꼬박꼬박 달리는 님들의 꼬리에 ㅠㅠ 지대한 감동을 받으며.. 저는 그럼 이만 ^-^
첫댓글 ㅎㅎ 넘잼있어요..ㅎㅎ 우진이도 불쌍하지만...ㅠ.ㅠ 우진이랑 하향이랑 잘되지않을까여??ㅎㅎ
유안이나 우진이나 둘다 똑같이 항상 제맘에 있지요ㅎㅎ 초아가 왜 춤추는걸 싫어하지? 궁금하네요 담편도 기대^^
다 너무 캐릭터가 독특하고 좋아요~!!
이때까지 리플 단건 없지만. 채린님 소설 아주 재밌게 보고 있어요 ^ㅇ^ 너무 재밌어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