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지코 블랙의 꿈을 위하여 - 제 4 화
귀한 손님
4년간의 피나는 나의 노력은 점차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벨기에 아마추어 클럽 팀인 '루이베르'가 아마 최강의 길로 가고 있었는데
그런 팀의 득점 75%를 내가 넣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우리팀 선수들은 나를 에이스로 대우해주었다.
그건 내겐 상당히 유쾌한 일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과연 프로에서도 통할 실력인가..
하지만 그런 걱정은 묻어두고 서서히 우리팀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벨기에 아마추어 클럽 대항 컵대회.
우리팀은 거기서 당당히 결승에 진출했던 것이다.
결승전 상대는 아마 클럽팀 중에서도 전통의 강호로 군림하던 '앤트릭' 이라는 팀이었다.
내가 처음 겪어본 '결승전' 이라는 큰 시합이었기에 나는 플레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며
경기에 임했다. 집중의 결과일까 ... 나는 전반에만 무려 4골을 퍼부었다.
후반전도 비슷했다.
상대 수비들은 나를 잡지 못해 이리저리 파울도 하고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이미 내 몸은 그 정
도 몸싸움에서 밀릴 몸이 아니었다.
나는 후반에도 3골을 몰아 넣으며 팀의 완벽한 8:3 승리를 이끌었다. 한경기 7득점.
비록 관중들이 그닥 없는 아마 클럽팀간의 결승전이긴 했지만 나는 기뻤다.
더군다나 난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프로에 대한 강한 도전의식이 마음 한켠에서 올라왔다.
그 경기 며칠 후..
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스페인 프로 축구팀이라며 계약을 하자는 전화였다.
그 분은 근처 식당에서 날 보자고 했고 자신을 스페인 2부리그 B1(3부리그격)에 속한 카스티요라는
팀의 단장이라고 소개했다. 그 분의 이름은 크레익 듀크(Craig Duke)였다.
그분의 말인즉, 아마 클럽 결승전을 관전했다는 것이다. 나의 플레이에 반했단다.
관중이 겨우 50명도 안되었는데... 프로 축구단의 단장이 와있을 줄이야..
그분은 계약서를 보여주며 자기 팀 최고 대우로 날 입단시키고 싶다고 했다.
주급 375유로( 한화 50만원, 연봉 2500만원 ). 2년계약.
돈을 번역가로 밋밋하게 벌고 축구에 전념할수 없었던 나에게 이건 찬스였다.
나는 그 조건을 흔쾌히 승낙했다. 비록 3부리그에 해당하는 팀이었지만 이렇게 먼저 나에게 계약을
제의할 프로팀은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게다가 팀내 최고 대우가 아닌가
이미 29세가 된 나에게 더 이상의 모험은 필요없었다.
그 분은 나에게 찾아온 일생 최대의
귀한 손님이었다.
난 그 당시였던 2004년 7월 11일에 스페인 3부리그의 '카스티요'란 팀과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하고 보니 할 일이 많았다. 당장 나는 이사를 해야했다.
룩셈부르크에서 스페인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았기에..
그런데 고맙게도 그 듀크란 단장님은 손수 집을 구해주셨다.
물론 집은 내돈으로 샀지만 스페인 땅에 아는게 없던 나에게 그 분의 호의는 매우 고마웠다.
후일 알고보니 난 그 집을 엄청 싸게 샀던 모양이었다.
어쨌든간에 그 집은 팀 훈련구장과도 가까웠고 주위가 한적한 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이었다.
그리고 단장님은 내가 이사를 온 후 며칠이 지나자 감독과 선수 한명을 우리 집에 보내겠다고
하셨다. 그 분은 나에게 신경을 참 많이 써 주셨다.
단장님 말대로 그날 저녁에 감독님과 선수 한명이 나의 집을 방문했다.
감독님의 이름은 호세(Jos'e) 였다. 그리고 같이 온 선수는 파블로 파즈(Pablo Paz).
공교롭게도 그 선수는 내가 입단하기전 팀내 최고액 연봉자였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선수가 20대 초반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도 14경기나 출장했다
는 사실이었다. 그 선수층 두터운 아르헨티나 국대출신이라니..
하지만 5년전 그는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고 그에 맞춰 카스티요에 입단하면서
기억속에서 묻혔다고 했다. 그 선수는 노장이었는데 나보다 불과 1살이 많았다.. 이런 -_-
파즈는 성격도 좋았고 나를 진심으로 환영해 주었다.
그랬기에 지금도 나의 둘도 없는 친구인지도 모른다.
감독님이 주신 팀 정보와 분석자료를 읽던 나는 문득 내가 팀내에서
4번째로 늙은 노장이자 신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난 혼자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감독님은 당장 다음 날부터 훈련장에서 보자고 하셨다.
팀 내 자체훈련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나는 동료들과 감독으로부터 엄청난 칭찬을 받았다.
최고 대우를 받을만하다고...
사실 나도 깜짝 놀랐다. 그동안의 내 훈련 성과가 이정도일줄은 몰랐기에...
하지만 파파(파블로 파즈를 부를때 난 이렇게 불렀다)의 실력은 나를 정말 감탄하게 만들었다.
이전까지 내가 함께 뛰어본 선수 중 가장 뛰어났기에...
하여간 나는 카스티요에서 비교적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딛었다.
비록 3부리그지만
프로라는 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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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보셨으면,, 댓글이라도 하나 달아주시는 ;; ㅋㅋ 센스?;;
다음편도 빠르게 올리겠습니다,, 워낙 한 화가 짧았던 터라 2개씩 합쳐서 올리네요 ㅋㅋ
첫댓글 와~ 심즈를 이용하셔서 ㅎㅎ 저도 심즈 매니아 ㅋㅋ
캬 재미있네요ㅕㅋㅋㅋㅋ
재밌어요~! 왠지 ........아직도 축구선수에 꿈못잊은 사람들한테 무언가를 와닿게하는거같애요....(-_-;;;저도 축구선수가 꿈이였었는데...)
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재밌네요 ㅎㅎ
글 재밌게 잘 쓰시네요^^
잘만드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