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편지는 아프리카에 있는 배성문 수사님께서 예수회 지구장 신부님께 보내온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수사님께서 아프리카에서 직접 카페에 올린 글인데 제가 실수로 ㅜ.ㅜ 글을 삭제하여 이렇게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카페에 올려진 글이 편지 내용과 같아 다시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특히 아프리카에 계신 배수사님께 죄송합니다.
수사님께서는 카페에 올려진 글에서 카페 회원님 중에 도와주실 분이 있으시면 예수회 지구본부(02-716-5145) 손우배 신부에게 연락주시기를 청하였습니다. 저희 예수회에서는 3월초에 취합하여 보낼 예정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고 계시는 수사님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페지기 드림





+ 예수마음
지구장 신부님께,
鳥足之血, 제가 우간다로 출발하기 전날 밤에 정일우 신부님께서 저의 느낌이 어떤지 넌지시 물으셨을 때 제가 처음 꺼낸 말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도 그 말이 저에게 여운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그 말의 핵심에는 정일우 신부님처럼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새삼 신부님도 보고 싶습니다!!!
신부님께서 보내신 크리스마스 카드는 지난달 19일에 받았습니다. 만 한달이 좀 지나서 받은 것인데 새삼 마음이 찡해 옴을 느꼈습니다. 부활절 같은 때에 다른 신부님들과 수사님들께도 저를 대신해서 안부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 별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가치관에서 불평불만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복음적인 가치관에서 즉, 하느님 사랑과 평화 안에서 제 JRS 삶을 얘기한다면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 가난이 아닌 절대적 가난이라는 현실 안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 모습을 보노라면 제가 오히려 위안과 회심을 얻게 됩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불현듯 행복은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만족하는데 있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하루하루 만사에서 하느님을 느끼면서 그분께 감사하면서 기쁘게 살려고 합니다. 정말 제가 지금 이 순간에 살아있다는 것이 신비롭습니다. 만 2년 동안의 JRS 삶을 통해서 제 자신이 누구이고 예수님이 어떤 분이고 예수회가 무엇인지... 수련원 때부터 간직했던 위 질문들을 성찰하고 기도하면서 그분께서 주시는 뭔가를 몸으로 체득시켜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이곳에 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신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말씀대로 난민캠프의 생활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여유도 있고 낭만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과 기후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서 완전히 익숙해지기는 힘들겠지만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곳 하늘은 눈부시게 빛나고 대자연은 광활합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 너머로 계속 이어지는 사바나 초원이 때로는 절 지치게도 하지만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을 바라다보노라면 제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솔직히 이곳 기후는 지역 주민들조차도 너무 덥다고 짜증낼 정도로 고온이고 몹시 건조합니다. 빨래는 한낮에 널면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에 바싹 말라버릴 정도니까 많은 NGO 단체에서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태양열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라이노 캠프의 JRS도 다른 NGO 단체와 마찬가지로 태양열을 이용해서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태양열이 지하수와 함께 저희에게는 생명선과도 같은 것인데 풍족한 전기를 생산하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만족할 만큼의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건기가 지나고 2월 중순이나 말경부터는 우기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합니다. 좀 날씨가 선선해지면 좋겠습니다.
라이노 난민캠프는 우간다 북부의 여러 난민 캠프 중의 하나입니다. 다른 캠프와 비교하자면 규모로 봐서 큰 지역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도 서울의 마포구나 종로구만한 크기니까 사실 작은 지역은 아닙니다. 이동시 늘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움직여야만 합니다. (참 저 우간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현지인들은 대개 10km에서 50km 정도를 이동 시 걷거나 좀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인구는 많을 때는 10만 명 정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2만 5천 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대개가 수단 남부의 내전으로 피난 온 수단인들이 대부분이고 적지만 콩고 동부지역의 내전으로 피난 온 콩고인들도 일부 있습니다. 라이노 난민캠프는 크게 4개 지역 시리피, 오체아, 에덴, 올루조보 존으로 나뉘고 그 안에는 전체 18개의 채플! (공소)이 있습니다. 학교는 고등학교 하나 그리고 10개 정도의 초등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이 학교지 대부분의 학교는 시설이 열악해 그냥 초가집 그늘 밑에서 교재도 없이 공부를 합니다. 식량배분은 UNHCR에서 맡아서 운영하고 있고 의료보건소도 시설이 열악하지만 4개의 지역에 하나씩 있습니다. 늘 식수가 문제인데 마을마다 우물물이 있어서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양의 물을 길어다 먹습니다. 현지인들은 식수통으로 노란 칼텍스 석유통을 이용하는데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필수품입니다.
남들은 다 걸리는 말라리야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제가 건강한 편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라리야 약은 매일 복용하고 있습니다. 3년 전 프랑스 신부님이 말라리야에 걸려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JRS에서는 말라리아 약에 알레르기가 있는 회원인 경우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약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평소에 감기약도 먹지 않던 제가 매일 약을 복용하려니 좀 고역(苦役)입니다.
작년 만해도 난민캠프에서 대포 소리가 들렸다고 했는데 제가 오고 나서 이쪽 정세가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수단정부와 반군 간에 평화회담이 진전을 보이고 있고 UNHCR은 수단인들이 다시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평화회담이 성사되고 일단 남부가 안정을 언제 찾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석유라는 엄청난 이권문제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안정을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남북간의 평화회담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는 라이노 난민캠프에서 pastoral worker로서 아동 청소년을 위한 유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4개의 지역과 18개의 채플들을 방문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시설물 등을 확인했습니다. 시설물이라고 해야 초가집이 전부인데 그동안 책임자 신부님들이 바뀌면서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라이노 캠프에서 있었던 일들을 듣고 있노라면 그동안 난민들을 포함해서 JRS 스텝들이 얼마나 고생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유스프로그램 담당자로서 저는 제가 있는 동안 JRS 본부를 포함해서 4개의 지역에 조그마한 도서관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아동 청소년들이 교재도 없이 학교에 다니고 책이라곤 성서밖에 보지 못한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도서관 건립이 그들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즉 도서관 운영을 통해 그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심어줄 계획입니다. 이와 아울러 제가 한국에서 한누리공부방을 운영한 것처럼 각 거주지에 아동청소년을 위한 보호센터를 마련해서 그들이 방황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런 계획들에 대해서 프로젝트 책임자인 독일 예수회원 비투스 신부님과 우간다 수단 지역책임자인 에이든이란 분도 동의한 상태입니다. 전 지금 잠시 휴가 나와서 쉬면서 틈틈이 제가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들을 만나고 필요한 물품도 구입하고 때로는 책 등을 기증 받고 있는 중입니다.
예수회 한국지구에서도 여유가 된다면 제가 계획하는 프로그램에 예산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원방법은 JRS 우간다 책임자인 Mr Aden Raj라는 Country Director에게 메일을 보내셔서 제가 계획하는 프로그램에 donation을 하겠다고 연락을 취하시면 됩니다. 메일주소는 aden.raj@jesref.org 입니다. 전화번호는 256-41-266264/256-77-426599이고 팩스번호는 256-41-266426입니다.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싶으실 때 이분의 메일을 이용하시면 제가 1주일 정도 후에 전달 받을 수 있습니다. 비상시 저에게 연락하고 싶으실 때는 제 핸드폰 번호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제 핸드폰 번호는 256-75-956793입니다.
신부님, 오늘 하루도 좋은 날 되시고 저처럼 하루하루 기쁘게 신나게 힘 있게 사시길 빕니다. 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저도 기도가 필요하니 신부님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부님, 안녕히계십시오!!!
성문 올림
첫댓글 글이 뒤로 밀려 있어서 읽지 못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시 복사하여 올립니다. 특히 서강대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참고 하세요!!!
아프리카에 계시는 수사님에게 하느님을 은총과 축복이가득하시기는 빕니다,] 저도 그분들의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수사님, 건강과영육을 ......................... 아멘
저도 기억하겠습니다~
우간다 에이즈 사망률 1위 온갖 풍토병의 공존하는 그곳 영국넘들도 포기한 곳에서 고생 많으시네요 혼자 사는 몸인 만큼 본능적으로 몸챙기시길 바라며 나중에 함 들리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