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도코이 빠돌이라서 2년쯤 전에 고무찰흙으로 히스토리컬 피규어를 몇 개 만들다가 그만둔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 키덜트페어에서 금손콘테스트를 한다길래 속는 셈 치고 지원했는데 감사하게도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네요.
몇 주간 주말마다 낑낑대며 만들다 보니 왜 예전에 이런 거를 몇 개 만들다가 그만두었는지가 새삼 기억나더군요ㅡㅡ
다룰 줄 아는 재료도 없고 도색도 못 하다 보니 고무찰흙으로 만드는데
아무래도 다른 출품작들이랑 비교하면 오징어가 되는지라 온라인투표 결과는 처참하네요;
철사 뼈대에 고무찰흙을 붙여줍니다.
고무찰흙 섞어서 원하는 색깔을 내는 게 생각외로 중노동이라서
피부 색깔처럼 일일이 섞어서 만들어야 하는 색상은 얇게 만들어서 겉에 붙이는 식으로 최대한 아껴줍니다;
정강이받이와 신발을 만들어줍니다.
옷의 주름을 표현하기 위해 얇게 민 반죽을 군데군데 접어서 붙여줍니다.
얼굴이 원하는 대로 안 나와서 몇 번을 갈아엎고 다시 했습니다...
지금도 썩....
투구의 문양과 장식털을 붙여줍니다.
이것저것 계속 붙이다 보니 점점 대두가 되네요;
뭐 고대인이 8등신 모델 비율은 아닐 테니......;
프테뤼게스(Pteryges)를 붙여줍니다.
치마같군요.
흉갑의 근육 형상을 표현해줍니다.
흉갑의 어깨 부분
우선 대략적으로 붙여서 크기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문양을 만들어 붙이고
흉갑을 결속하는 끈도 붙여줍니다.
흉갑을 묶는 허리띠를 붙여줍니다.
'비둘기야 먹자'
고무찰흙을 얇게 밀어서 망토를 만들어줍니다.
여름이라 고무찰흙이 찐득찐득해지는데 물을 묻혀서 작업을 하면 좀 나아집니다.
세밀한 부분을 만들 때는 중간에 쓸데없이 여기저기 달라붙는 것도 방지됩니다.
노란색 고무찰흙이 상당히 굳은 상태라서 모양이 원하는 대로 잘 안 나오더군요.
망토 주름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
이 고무찰흙이라는 재료가 얄궂은 점이
세밀하게 모양을 내도 탄성 때문에 디테일이 도로 뭉개지는데
작업 중에 실수로 낸 손톱자국 같은 거는 원상복구가 안 되네요ㅡㅡ
우여곡절 끝에 망토를 입혀줍니다.
망토 붙이는 데 걸리적거려서 투구에 달린 트윈테일...은 일단 떼버렸습니다.
방패 안쪽 디테일
공모전 일정에 쫓겨서 급하게 만들다 보니 방패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아쉽네요..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2년 만에 다시 만들어 보는데 다행히 만드는 법을 까먹지는 않았네요.
키덜트페어 현장에 전시한 건데 너무 구석자리를 배정받아서 아쉽더군요.
사진에는 안 찍혔는데 아크릴 설치하는 프레임이 가운데로 지나가서 작품을 가림;;
사실 코엑스에 전시된 것만으로도 영광이긴 합니다.
파손 없이 무사히 다녀온 것도 다행이구요.
첫댓글 벼... 병마용이 보고싶다!!!! 우어
ㅎㄷㄷ 고무찰흙으로 이런 고퀄이
wow 탐나네 ㅎㅎ
하앍 여전사 여전사는요?!
대박...... 고무찰흙으로.... 이거 진짜 예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