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가 팀의 상징을 모두 이적시키는 결정을 했습니다. 지난 시즌 조성민을 트래이드한 KT는 이재도 마저 안양 KGC로 이적시키면서 완전히 '새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팀의 새로운 주역이 될 선수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2순위에 선발된 허훈과 양홍석. 새로운 KT가 강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팀 입장에서는 시도해볼만한 모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FA 대박의 쇼케이스가 열린 김민욱
김민욱 17-18시즌 15경기 14.5분 4.6점 2.8리바운드, FG 48.3%, 3P 33.3%, FT 71.4%
이번 트래이드의 승자는 김민욱이 될 것 같습니다. 현대 농구에 어울리는 좋은 신장, 슛 거리, 그리고 기동력을 갖훈 김민욱은 '벤치 선수들을 믿지 못하는' 김승기 감독밑에 있는 바람에 많은 출전시간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코트에 짧게 나올때마다 정확한 슛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항상 팬들에게 '출전시간'이 아쉬운 선수로 회자되었습니다.
김민욱의 새로운 팀 부산 KT는 김민욱이 최소 20분의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팀입니다. 김현민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었고 박철호 역시 허리 부상으로 현재 출전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상오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제 그에게 뭔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조동현 감독은 김민욱에게 출전 시간을 줄 수 밖에 없고, 만약 김민욱이 이 기회를 살려 10점 5리바운드정도를 해줄 수 있다면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 김민욱 입장에서는 최고의 쇼케이스가 열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트를 흔들어줄 선수를 원했던 안양 KGC
이재도 17-18시즌 15경기 27.7분 9.3점 4.1어시스트, FG 40.3%, 3P 30.2%, FT 71.4%
7승 8패에 불과한 안양 KGC의 가장 큰 문제점은 코트를 흔들어줄 선수의 부재입니다.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2:2 플레이를 잘 하는 국내 선수 중 한명이었던 이정현이 있었고,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키퍼 사익스가 백코트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오세근, 사이먼 트윈 타워에만 집중할 수 없었기에 안양 KGC를 막아내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반면 17-18시즌 안양 KGC는 오세근, 사이먼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팀입니다. 김기윤, 강병현, 전성현, 오용준, 양희종까지 어느 선수 하나 코트에서 상대 수비수를 1:1로 제쳐내며 돌파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시즌 시작전만 해도 강병현에게 해당 역할을 기대했지만 15경기가 지난 지금 강병현에게 똑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팬은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코트를 휘저을 수 있는 이재도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김기윤에 비해 슛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이재도는 빠르고 코트 어디에서나 상대 수비를 괴롭힐 수 있는 선수입니다. 리그 최고의 스크린 능력을 보여주는 오세근을 만난 이재도의 돌파가 얼마나 위협적일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그리고 이재도가 김기윤에 비해 확실한 강점이 있다면 바로 몸상태입니다. 14-15시즌부터 전경기 출장 중인데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던 김기윤에 비하면 분명 팀 입장에서는 플러스 요인입니다. 어차피 17-18시즌 후 상무 입단이 유력한 이재도인 만큼, KGC는 17-18시즌 목표를 확실히 우승으로 잡은 것 같습니다. (18-19시즌에는 이재도, 김기윤 모두 없기 때문에 1번 자리가 사실상 공석입니다)
리그 최고의 슈터 김기윤, 허훈, 박지훈과 공존할 수 있을까?
17-18시즌 김기윤 15경기 24.2분 8.1점 5.1어시스트, FG 51.3%, 3P 48.9%, FT 75%
기록이 증명하는 리그 최고의 슈터입니다. 터프슛을 던지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15-16시즌 170클럽(FG 50.5%, 3P 43%, FT 80.6%)을 달성했고 세 시즌 연속 3P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김기윤의 슛을 의심하는 팬은 없을 겁니다. 비록 스스로 돌파로 상대를 뚫고 패스를 주진 못하지만 슛이 좋기 때문에 발생한 공간으로 어시스트를 쉽게 올리는 선수가 바로 김기윤입니다. 이재도에 비해서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안정감은 더 높은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산 KT에는 팀의 미래로 낙점을 받은 허훈이 있고, 포텐셜이 터질 것 같은 박지훈이 있습니다. 세 선수 모두 185cm 이하의 단신이어서 백코트를 같이 이룰 경우 높이에서 약점이 뚜렷합니다. 조동현 감독이 세 선수를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 솔직히 큰 기대는 되지 않네요.
다행인 점은 인터뷰에도 밝혔듯이 17-18시즌 후 김기윤은 군입대를 하고, 그 공백을 허훈이 메워주고, 허훈이 군대갈 때 김기윤이 주전 1번 자리를 맡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리그에 좋은 1번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부산 KT는 장기적으로 수준급의 1번을 유지할 수 있으니 긍정적인 점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7승 8패의 안양 KGC와 2승 13패의 부산 KT 모두 해볼만한 트래이드였습니다. 조성민, 이재도를 응원했던 부상 KT 팬 입장에서는 쓸쓸한 거래였을 것이며, 17-18시즌 우승을 기대하는 안양 KGC 팬입장에서는 반가운 트래이드였을 겁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KGC에게 긍정적인 거래가 될 것이라고 판단이 되네요.
[뱀다리] 김승원은 전주고 시절 기대에 비해 참 못컸습니다. 이제는 장점이었던 미드레인지 점퍼도 자신감이 완전히 사라진 듯 합니다. 지금같은 모습이라면 김철욱에게 식스맨 자리도 밀릴 것 같네요. 분명 스크린 좋고 미드레인지 점퍼 좋은 선수인데, 이번 트래이드로 뭔가 전환점을 맞이했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김기윤 정도면 오리온이나 DB가면 주전급 가드인데 크트에선 허훈 백업으로 가겠네요... 아깝습니다 아니면 이번시즌 끝나고 잽싸게 상무든 공익이든 가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김기윤선수 바로 군문제해결시키면 될겁니다. 데리고 있을수록 트레이드가치는 높아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