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버 해협은 프랑스 칼레해안과 영국의 도버시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다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부산과 대마도 사이의 거리 정도로 가끔은 수영 잘 하는 사람들이 헤엄쳐서 건너기도 한다.
옛날 나도 젊었을 때는 수영으로 한 번 건너가 볼까도 생각했었다. 조류가 있어 직선으로 건너기는 어렵고
조류를 따라 떠내려 가면서 조금씩 건너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양훈련시 나는 다른 일행들과 함께 태종대에서 송도까지 3시간 13분 정도 걸려서 헤엄쳐서 건넜다.
당시에는 눈으로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나는 마산 바닷가에서 자랐으므로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
대학 2학년때 친구 2명과 같이 무전여행을 떠났다.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 갔더니 태풍경보가 내려 파도가 거세었다.
안전요원이 사람들을 바닷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안내를 하고 있었다.
경포대 해수욕장까지 와서 물에 들어가 보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가 될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친구 2명과 함께 옷을 벗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뚫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파도가 밀려오다 조금 얕은 곳에서 파도가 꺾여지기 때문에
몸뚱아리가 파도에 맞아서 도로 육지쪽으로 튕겨져 나왔다. 몇번 시도끝에 파도가 꺾여질때
자세를 낮추면서 물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드디어 너울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점점 해안에서 멀어졌다.
모랫사장에서 50~60m 쯤 떨어졌을 때 몸뚱아리가 파도의 골 속에 들어갔을 때는 파란 하늘만 보였고
파고 위에 올라섰을 때는 해수욕장 전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모래사장에 벗어둔 옷가지와 카메라를 누가 들고 가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알몸 신세가 되어 꼼짝도 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를 불러 도로 나가자고 했다.
파도가 꺾여지는 곳을 뚫고 들어올때도 힘들었지만 나갈 때가 더 걱정이 됐다.
너울성 파도를 타다가 제일 약해졌을 때 최대한 빨리 통과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평영으로 서서히 해안쪽으로 다가가 파도가 허옇게 부서지는 곳에서는 크롤로 통과하기로 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앗차! 이 순간이다!' 하면서 고개를 물 속에 처바고는 양팔을 최대한 빨리 움직였다.
그러던중에 머리 위에서 하얗게 부서진 물기둥이 폭포처럼 내리 꽂히는 것이었다.
순간 내 몸뚱아리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무중력상태가 되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우주비행사가 무중력상태에서 우주유영을 하는 것 같았다.
눈을 떠보니 모래와 자갈도 함께 물줄기와 함께 섞여 눈구멍 콧구멍을 마구 찔러 됐다.
말하자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것이었다. 차츰 숨이 가빠 왔다. 숨을 쉬기 위해선 물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방향을 분간할 수가 없었다. 무조건 허우적 대다가 겨우 고개를 물위로 내밀어 숨을 들이키는 찰라 또 다시
다음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면서 내 몸뚱아리를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어 버렸다. 몇차례 반복하는 동안 정신이 몽롱해졌다.
이러다가 물에 빠져 죽는구나 싶어 다음 파도가 들이닥치기 전에 사력을 다해 물밑으로 기어 나왔다. 어느 정도 빠져 나와서 뒤돌아 보니 파도가 부서지는 곳에서 친구 두 놈도 허우적대고 있었다. 다행히 모두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오늘 아침 해외 뉴스를 보니, 지난 20일 영국 더블 도어 해변에서 한 사람이 물에 빠졌는데 이를 목격한 20여명이 그를 구하기 위해 인간사슬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 목격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파도가 정말 거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물에 빠진 이에게 닿을 수 있는 길이의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면서, "바다에 들어간 사람들은 파도를 탔고 결국 물에 빠진 이를 붙잡았다"고 전했다.
도버 해협의 영국측 해안은 하얀 절벽이 있고 그 위에 도버 성이 있다.
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시 차를 몰고 도버로 와서 카페리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넜다.
갑판위에서 바라다 보는 도버 성과 차츰 멀어져 가는 도버해안의 하얀 절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도버 해협 땅 밑으로는 해저터널이 있어 열차가 달린다. 몇년전에 화재가 발생한 사고도 있었으나 유사시 사고처치법도
잘 돼 있는 것 같았다. 도버해협은 배들이 많이 지나다니므로 항해하는 선박들은 파일러트를 태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