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두 하늘의 의미(意味)
①
- 대정봉황성(大正鳳凰城).
그것은 인간이 이룩한 신화이자 절대성지(絶代聖地)였다. 또한 무림사(武林史)에 우뚝 선 찬란한 금자탑이다. 아니, 지금까지도 살아있는 무림대정혼(武林大正魂)의 상징이기도 하다.
- 무황(武皇) 신단기성(神壇奇聖) 단목신수(檀木神樹).
그는 고금사에서 가장 위대한 무림의 거목이다. 무황이란 그의 별호가 말하듯 그는 천하무림이 인정한 무의 황제였다.
대정봉황성은 무림이 그를 위해 바친 것으로, 오늘날 천하 정도무림계의 지주요, 반석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일 년 전, 거마거악집단(巨魔巨惡集團)인 마왕성(魔王城)을 무너뜨린 위대한 무인이기도 했다.
마왕성은 피도, 눈물도, 인성조차도 없는 극악패륜의 집마체(集魔體)로 그 자체가 거대한 악의 덩어리였다. 수만의 거효거마가 모인 그들은 마왕성주를 중심으로 천하를 마의 논리로 일통시키려는 야망을 실현하고자 했다.
당시의 정도무림은 마왕성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마왕성의 환우겁천백팔마( 宇劫天百八魔)를 비롯하여 가공할 힘을 지닌 십만마세(十萬魔勢)에 밀려 일패도지(一敗塗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도는 대패했고, 마침내 절망상태에 빠져 있을 때 신인(神人)처럼 나타난 사람이 바로 신단기성(神壇奇聖) 단목신수였다. 그는 놀라운 무공과 인품으로 융합되지 못했던 정도를 하나로 모으는 대업을 이룩했다.
또한 천하제일문성(天下第一文聖)이자 천하제일지가(天下第一智家)인 삼백 년 전통의 천기세가(天機勢家)의 가주까지 끌어들였다.
- 환천대공(換天大公) 우문학(宇文鶴).
하늘마저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지략과 병법, 학문의 대가인 그가 가세하자 정도의 힘은 갑절로 증진되었다.
신단기성의 하늘을 덮는 무학과 인품, 그리고 환천대공의 환천대계(換天大計)로 인해 꺼져가던 정도의 불길은 타올랐으며,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듯 싶었던 마왕성은 마침내 완벽하게 붕멸(崩滅)되고 말았다.
그것은 무림사 최대의 쾌사요, 위대한 업적이었다.
훗날 신단기성은 무황(武皇)으로 추대되었으며, 전 무림인이 힘을 합쳐 봉황성을 건축하여 그에게 바치게 되었다. 아울러 천기세가는 무림의 성역(聖域)으로 선포되었으며 천기세가의 사람들은 무림인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
"언제까지 그자를 그리워 할거요? "
일신에 금의를 걸친 중년인이 안타까운 음성으로 물었다.
물총새 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침상 위에는 한 여인이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한 채 누워 있었다. 진귀하고 화려한 가구와 장식들이 가득 진설(陳設)된 내실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사뭇 침중한 목소리였다.
"......"
"그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건 그대가 더 잘 알지 않소?"중년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절규하기 시작했다. 중년인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으악-- 아냐--! 살아 있어. 꼭 나를 데리러 올 거야. 복수를 위해 기필코 돌아 올 거야."초점 없는 눈이 일순 광기로 번득거렸다.
그녀는 중년인이 미처 제지할 사이도 없이 쏜살같이 내실 밖으로 튀어 나갔다. 중년인은 그녀를 쫓아갈 생각도 않고 그저 망연자실(茫然自失)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러다 돌연 그의 눈에서 섬뜩한 안광이 폭사되었다.
"으으... 아직까지도......"
그녀의 광소가 내전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호호호호홋... 하늘아, 땅아, 모두 저주받을 지어다. 오호호호홋......!"한밤중에 내실 쪽에서 심상치 않은 소란이 들리자 일시에 내전 주위가 밝혀지고, 시녀들을 비롯하여 경비무사들이 득달같이 뛰쳐나왔다. 그러나 곧 그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호호호홋... 천벌을 받으리라. 저주, 저주를 받으리라!"그녀는 천하를 통틀어 견줄 자를 찾을 수 없으리만치 천하제일의 미색이었다.
이제 이십대 중반 정도 되었을까? 일신에 소복(素服)을 입었는데 아랫배가 눈에 띠게 불러 있었다. 그로 미루어 보아 만삭(滿朔)에 이른 것이 분명했다.
"호호호홋홋... 하늘이여, 땅이여, 저주를 내리리라--!"시녀들과 경비무사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자칫 잘못하여 그녀의 화를 돋구었다간 그녀의 손속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북! 찌이익--!
그녀는 스스로의 손으로 소복을 마구 찢어 발기는 것이 아닌가? 미처 말릴 틈도 없이 소복은 태반 이상이나 찢겨져 나가고 말았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눈부신 속살이 드러났다. 찢어진 옷 사이로 노출된 젖가슴은 희고 팽팽했다.
"아, 이걸 어째. 이러시면 안되어요, 마님......!"
시녀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가까이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전 경비무사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당장 시선을 어디로 두어야 할지 모른 채 당황할 뿐이었다.
이때였다.
"문연(文燕)."
침중하면서도 자애가 충만한 음성이 들리더니 내실 안으로부터 한 명의 중년인이 걸어나왔다. 그의 등장으로 장내의 소란이 일시에 멈추는 듯 했다.
그는 금의(錦衣)를 걸치고 있었는데, 청수한 인상에 고매한 인품이 엿보였으며, 은은한 신광(神光)이 감돌고 있는 눈에서는 천하를 굽어보는 듯한 기상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미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온통 안타까움이 어려 있었다. 그는 미부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감싸 안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만 들어 갑시다. 밤바람이 무척 차오. 이런 바람은 우리 아기에게도 해롭소.......""호호호홋......! 하늘이여! 땅이여! 저주를!"
그러나 미부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광소를 터뜨리며 계속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그러던 미부는 금의 중년인을 손가락질하며 미친 듯이 웃었다.
"호호호홋... 당신은 누구죠? 내 남편? 아하하하... 그래요! 위대하신 무황이시지요! 오호호홋......!"놀라운 일이다.
금의 중년인이야말로 당금 무림의 살아있는 신화인 무황 신단기성 단목신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실성한 것 같은 미녀는 누구란 말인가?십지천화(十地天花) 송문연(宋文燕).
한때 무림제일의 미와 가공할 무공으로 그 위명(偉名)을 만천하에 떨쳤으며 수많은 미청년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여인이 아니던가.
일 년 전 무림인들의 축복 속에서 이들이 혼례를 치렀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했는가? 천하제일인과 천하제일미의 결합은 그 자체로 무림의 경사였고 자랑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실성한 것이다.
천하를 통틀어도 남부러울 것이 없는 그녀의 실성은 대정봉황성의 비극이었고 천하무림의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아무도 이것을 감히 입밖으로 발설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목신수에 대한 그들의 충정에서였고 당금 무림의 제일인자의 흉사를 떠들고 다닌다는 것은 정도문파의 도리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시퍼런 섬광이 사나운 맹수의 입 속 같은 암천(暗天)을 갈갈이 찢어 발기고 있었다.
콰쾅-- 우르르르--
무시무시한 벽력음이 천하를 온통 뒤흔들던 날, 대정봉황성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당대 최고 일인자 무황(武皇)의 아내, 천하인들의 축복과 부러움 속에 무황의 부인이 되었던 제하제일미부 십지천화 송문연(宋文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그녀는 그날 밤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 것이었다. 그것도 만삭의 몸으로 홀연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무황은 그녀를 찾기 위해 수천 명의 고수를 각지에 풀었다. 그러나 그들이 찾아낸 것은 놀랍게도 수백 개의 살덩이와 뼈만 남은 오십여 구에 달하는 처참하게 도륙당한 시체들 뿐이었다.
십지천화 송문연은 미색 뿐 아니라 무공도 가히 절세적이었다. 그녀의 무공은 천하오대고수(天下五大高手) 즉 당금 무림의 신이라 불리우는 무황 단목신수와 함께 천중오정이라 불리웠던 것을 무림인들은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무슨 연유에선지 미쳤고, 만삭의 몸으로 달아난 것이다. 그것도 봉황성의 일류고수 오십여 명을 참혹하게 죽이고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무황의 슬픔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후예가 그녀의 뱃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부터 온갖 정과 성을 다해 그녀를 돌보았다.
세상에 있는 진귀한 영약기초와 인세지영물(人世之靈物)이란 영물은 모두 그녀에게 복용시켰다. 자신의 대를 이을 자식으로 하여금 천골지체(天骨肢體)로 태어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무황은 후계자에 대한 안배를 치밀하고 정확하게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의 야망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토록 갈망하던 후계자를 뱃속에 지닌 채 그녀가 달아나 버린 것이다.
그는 득달같이 봉황성의 수천여 고수로 하여금 그녀를 추격하게 했다. 정도의 각대문파에는 급신을 날려 이 일에 나서도록 했다. 그로 인해 천하가 온통 경동했다.
그러나 바다에 빠진 바늘처럼 송문연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것은 실로 이해할 수 없는 괴사였다.
아무튼 아내와 후계자를 동시에 잃어버린 무황의 비애는 전무림에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무황은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불안해 보였다.
십지천화 송문연, 그녀는 어디로 사라졌으며 왜 미쳐야 했는가? 무엇 때문에 스스로 출산을 앞두고 봉황성을 뛰쳐 나갔단 말인가?그것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첫댓글 즐독하였습니다
뱃속에 아이는 누가
친부일까 ??????????
서장과일편을 비교하니 ㅡㅡㅡ아리송해
즐감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
감사합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즐~~~~~감!
즐독 합니다!
즐감
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기대됩니다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
즐감하고 갑니다.
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즐감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즐독 ㄳ
즐감합니다
연이 미쳤다 와~~~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무슨사연 있길래 ????/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