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8일간 2라운드가 한창이던 프로농구는 국가대표 휴식기를 보냈다.
2019 중국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맞아 11월 23일 뉴질랜드와 원정경기를, 26일에는 홈으로 돌아와 중국과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1승 1패의 절반 이상의 성공이었지만, 뉴질랜드에서의 기세를 홈까지 이어오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1승 1패 분명한 성공.
첫 국대 주간 2경기에서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FIBA 랭킹 27위의 뉴질랜드를 상대로 귀중한 승점을 확보했다.
홈에서 이미 진출 티켓을 확보한 FIBA 랭킹 24위 중국을 상대로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월드컵 티켓을 향한 한국 대표팀의 첫발은 분명 그린 나이트였다.
1차 예선 남은 4번의 경기 중 약체 홍콩과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채운다면 6경기 중 최소 3승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어지는 2차 예선은 1차 예선 성적을 바탕으로 C조의 상위 3팀(아마도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과 격돌해야 한다.
중동 원정길이 험하고 어렵겠지만, 가장 힘들거라 생각했던 뉴질랜드 원정을 승리로 이끌며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두 경기 모두 승리를 했다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애초에 우리의 목표는 1차 예선 4승이었고 이미 우리는 3승을 확보했다.
2018년 2월과 7월에 있을 뉴질랜드와의 홈경기, 그리고 중국 원정경기 중 1경기를 챙긴다면, 월드컵 진출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핑계라는걸 알지만, 아쉬웠던 일정. (a.k.a 농구외교)
홈&어웨이 첫 주간은 한국에게 아주 어려운 일정이었다. 국내 시즌 진행 중 뉴질랜드로 날아가 원정경기를 치르고,
바로 돌아와 홈에서 중국을 맞이해야했다. 일명 역시차가 발생하는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여정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23일 뉴질랜드에서 경기를 가진 후 제대로된 휴식도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그리고 24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표팀은 비몽사몽 공항에 서서 회장님의 훈화 말씀까지 들어야 했다.
그나마 지난 레바논 아시안컵 당시 이코노미석을 타고 아시아 양끝을 횡단했을 때보다 나은 여건을 지원 받았지만,
여전히 협회의 행정력과 외교력은 매우 아쉽게만 느껴졌다.
상대적으로 중국은 23일 홈에서 홍콩을 상대로 쉬운 경기를 가진 후 시차 없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이 오세근, 최준용, 이정현, 전준범을 뉴질랜드전 30분 가까이 출장시키며 총력전을 벌인 것과 다르게
중국은 주력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며 최고 20분 수준의 플레잉 타임을 가지고 갔다.
우리의 홈경기인데, 오히려 우리가 더 시차를 느끼고 피곤한 여건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부족한 농구외교로 국제대회 불리한 콜을 상수로 받아들여야하는 한국 입장에선 불리한 일정 역시 같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이젠 완전히 오픈된 KOR든스테이트.
한국 대표팀의 기본 전력 및 전술은 레바논 아시안컵을 바탕으로 했다.
허재 감독도 소집기간이 길지 않아 복잡한 전술을 주문하지 않고, 기존 전술에 간단한 몇가지 패턴만 추가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를 상대로는 이게 통했다. 한국의 장기인 패스 플레이와 좋은 외곽 찬스를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뉴질랜드의 수비를 흔들었다.
수비에선 최준용을 탑에 세운 3-2 지역 방어로 레바논에서의 좋은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한발 물러나 생각해보면, 우리가 같은 농구를 반복하는만큼 우리의 전력은 더욱 노출되고 있다.
어쩌면 뉴질랜드는 방심했을 수도 있다. 유럽파를 빼고도 레바논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고, 유럽파 주전들이 돌아온다면,
홈에서 한국을 상대로 어렵지 않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전력분석에 분명 틈이 있었다.
다만, 중국은 그런 틈이 없었다. 노출된 한국의 전술을 샅샅이 꿰뚫었고, 철저하게 깨부셨다.
중국에겐 그래야하는 이유가 있었다. 2019년 농구 월드컵은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다.
농구 인기가 좋은 중국에겐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를 향한 그들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긴 시간 준비해왔다. 합류가 어려운 NBA리거나 주요 선수들을 제외하고,
어린선수들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려 레바논 아시안컵을 치르며 5위의 성적을 거뒀다.
소기의 성과였지만, 분명 어린선수들을 확실하게 폭발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순위였다.
중국은 이런 분위기를 한국전 승리를 통해 깨뜨리고자 했다. 중국 언론은 한국 A대표팀을 향한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정말 승리를 위해 잘 준비했다. 전력 분석이 완료된 박찬희, 최준용을 상대로는 새깅 디펜스를 하며 장점을 약화시켰고,
오세근을 상대로는 철저한 몸싸움으로 밀어내며 쉽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압박 했다.
뉴질랜드전 쾌조의 슛감을 자랑했던 전준범을 상대로는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며 아예 슛을 던질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한국의 자랑 3-2 지역 방어는 보기 좋게 깨졌다. 몇번의 패스로 외곽을 내줬고, 외곽을 막으러 쫓아가다 공격 리바운드를 쉽게 내줬다.
이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한국 대표팀.
2월 한국에서 열릴 뉴질랜드와의 두번째 대결은 결코 첫 경기처럼 말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게 지면서 농구월드컵으로 가는 스텝이 살짝 꼬이고 말았으니, 승리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클거라 본다.
물론 유럽에서 리그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2월에는 유럽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할거라는 예측도 있지만,
힘과 높이를 앞세운 뉴질랜드는 유럽파가 없더라도 분명 우리에게 힘든 상대이다.
한국을 상대로 자신감을 얻은 젊은 중국 대표팀은 물론이고 2차 예선에서 만날 중동팀들 역시 한국 농구를 더 세세하게 분석할 것이다.
전술의 변화와 업그레드 없이는 어제의 승리가 내일의 승리까지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한국은 라틀리프 귀화라는 전력 상승 요소가 남아 있지만, 대표팀과 동행해오지 않은 라틀리프가 무조건 득이 될거란 보장은 없다.
라틀리프가 합류한다면 한국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라틀리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월 대표팀의 소집 기간은 이번과 같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다.
지금부터 2월은 허재 감독과 코칭스텝의 머리를 싸멘 고민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간들이 될 것이다.
너무너무 아쉬운 홈경기, 그래도 농구흥행의 희망을 봤다.
뉴질랜드에서의 신승은 농구 열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이 불꽃은 고양 실내 체육관에서 폭발할 듯 맹령한 기세를 보였다.
일요일 저녁 오랜만에 열린 FIBA 주관 A매치 경기를 맞아 고양 실내 체육관 지정석은 매진되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한국 대표팀의 굿즈를 파는 팝업 스토어는 줄을 서기 시작했다.
나이키 공식 유니폼이 아니었음에도 경기 시작 전에 준비된 유니폼은 동이 났다.
완판 소식이 전해지자 전시되었던 유니폼을 거둬와 구매를 요청하는 팬들도 있었다.
관계자들도 놀랐고, 기자들도 놀랐고, 팬들조차도 놀랐다. 이정도 수요가 있을거라 생각한 사람은 절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대표팀 경기의 흥행을 위해 할 수 있는건 뭐든지 할 생각이라고 했다.
사실 그런만큼 홈경기 패배는 아쉬웠다. 농구 열기가 폭발 직전까지 갔다가 사그라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대표팀 고참 선수인 양희종, 오세근의 말처럼 아직 경기는 남았다. 누구보다 아쉬웠을 선수들에게 만회의 기회는 있다.
대표팀의 패배를 냉소적으로 바라본 일반팬들도 많았지만, 오랜만에 농구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만큼은 아니지만, 농구도 이와 비슷한 경기가 홈에서 열린다는 홍보만큼은 단단히 되었다.
항상 농구 대표팀 앞에는 '제대로된 지원도 없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축구나 야구에 비해 지원이 약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을 타파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대표팀의 성적'이고 이를 통해 얻는 '인기'이다.
중국전은 정말 아쉬웠다. 확 타올라 농구 월드컵까지 달려갈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는 남았고, 아쉬움을 떨쳐버릴 기회도 남아있다.
2월 있을 홈 2경기와 내년 9월부터 있을 2차 예선 경기들에서 아쉬움이 남지 않게 한번 제대로 터뜨려봤음 좋겠다.
슬슬 써보려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경기들을 통해 농구팬들이 가지고 있던 갈증을 확인했다고 봅니다.
아쉽게도 그 갈증을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아쉽습니다. 계속 이 생각이 떠나질 않지만, 그런만큼 더 열심히 응원하고 관심을 가져야겠죠.ㅎ
반드시 이후 경기들을 통해 이 아쉬움과 갈증들이 깨끗이 날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P.S - 김종규 선수의 부상은 너무 안타깝네요. 항상 국대를 위해 헌신해온 선수인데...
뜬금없지만 저도 얼마전에 내측인대를 다쳤는데.ㅠ 김종규 선수 운동능력 상실 없이 건강하게 복귀하길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 화이팅!!
첫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
농구를 가장 좋아하는 저로서는 축구월드컵보다도 농구월드컵을 더욱 기대하고있습니다.
그 곳으로 가는 여정 응원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농구월드컵도 축구월드컵만큼이나 권위있는 대화가 됐으면 좋겠네요.ㅎ
당장 칼럼으로 내도 될 정도의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합니다.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합니다.ㅎ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경기 패배는 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너무너무나무 아쉬운 이 마음을 앞으로의 경기를 통해 뻥 뚫어줬음 좋겠네요.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ㅎ
좋은 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ㅎ
농구외교가 부족해서 힘든 스케줄을 배정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중국은 먼저 홈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어차피 팀마다 일정은 비슷해요. 단지 너무 먼 뉴질랜드가 우리와 한 조가 된 것은 복불복이죠. 중국 일본도 호주 중동팀과 붙게 되면 똑같이 10시간씩 원정 가야되요. 내년 2월에는 우리가 홈 2연전으로 득을 봅니다.
농구외교 문제로 일정이 일부러 이렇게 됐다고까지 생각하진 않습니다. 글의 뉘앙스는.. 물론 그런 방향이지만, 어려운 일정이었고, 상대적으로 중국은 계속 쉬운 일정이죠. 한국처럼 역시차를 겪는 경우도 흔치 않고요. 중국전 아쉬움을 위로할 핑계 같은거겠죠. 지난 경기지만 참 아쉽습니다. 열심히 뛴 선수들 평가 절하 받는 것도 안타깝고요.
@76다마 중국도 내년 6월 안방에서 한국과 한 뒤 바로 뉴질랜드 원정 다녀와야 합니다. 역시차는 없겠으나 한국만 불리하다고 보긴 어려워요. 뉴질랜드는 매번 원정마다 11시간 비행해야 하니 가장 불리하겠죠.
@Charles #34 네, 일정보면 뉴질랜드도 만만치는 않더군요. 하지만 중국의 스케쥴이 가장 좋은 것도 맞지 않나요? 물론 이걸 음모론적으로 생각하거나 협회가 무능해서 그렇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중국은 계속 홈-원정이니 조금이라도 일정상 유리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