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유감(遺憾)
늘푸른언덕
지난 5월 9일, 안타까운 사건 사고 하나가 발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고 마음으로 응원하던 가수 한 명이 자신의 차로 음주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상대편 택시를 들이박은 사건입니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고 후 아무런 조치 없이 뺑소니를 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9일 밤 11시 40쯤 발생하였다고 사고 경위서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고 후 3시간쯤 뒤에 그 유명 가수의 매니저가 경찰에 출두하여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 신고를 하면서부터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실제 운전자가 자진신고를 한 매니저가 아닌 유명 가수라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납니다. 이 사고의 장본인은 바로 성악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여 대성공을 이룬 트바로티란 별명을 얻은 국민가수 김호중입니다.
어릴 적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도 천부적 목소리를 가진 그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한 고등학교 은사가 이 청소년의 정신적 멘토가 되어 그를 음악의 길로 들어서게 만듭니다. 그 젊은이의 드라마 같은 서사를 극화하여 개봉되었던 영화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세상의 이목을 받고 성악의 본고장으로 유학길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그는 안타깝게도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조용히 귀국합니다. 그 후 어려운 환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살던 중 코로나 19가 창궐한 즈음에 유명한 트로트 음악 경연 대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성악을 기본으로 하여 그 위에 트로트 창법을 얹어 융합한 새로운 음악의 경지를 세상에 소개합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새로운 음악적 장르를 열었고 그의 천부적인 목소리로 세상을 감동시키고 치유하는 가수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는 수많은 팬덤(Fandom)을 형성하기에 충분할 만큼 파격적인 감동을 주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대한민국의 인기 있는 음악 예능 프로의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하여 당시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가수들과 경합을 벌여 당당히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당시 그가 불렀던 노래는 변질된 세상을 향하여 절규하듯이 내뱉는 노래인 ‘테스 형’이라는 곡입니다.
그 노랫말 중에 이런 가사가 나오는데 이번 사건사고를 연상케하고 있습니다.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그 노래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많은 팬들에게 불과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되었는데 바로 이번 음주운전 사고 후 뺑소니 사건입니다.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저를 포함한 많은 팬들이 그의 상황을 이해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보도된 사건이 사실이 아니거나 분명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상황을 파고들수록 엄청난 배신감이 들 정도로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고 속이는 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 동안의 많은 악성 루머들을 덮어주며 애정을 보였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엄청난 실망감이 몰려듭니다.
한 사람의 됨됨이인 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트바로티 김호중’의 하늘을 찌르며 영원할 것 같던 그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튀바로티 김호중’이란 불명예의 삶으로 전락한 사건입니다.
인성이 세상을 이깁니다.
돌아보니 올해 가정의 달 5월엔 유독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얼마 전 제 블로그에서 다룬 수능 만점 의대생의 데이트 폭력 살인 사건을 기억합니다.
지난 5월 6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다니는 의대생이 헤어지자고 한 여자친구를 강남역 근처 한 빌딩 옥상에서 흉기로 살해한 사건입니다. 이 피해자는 2018년 전국 수능 학력고사에서 만점을 받은 재원으로 언론에서도 유명세를 탔던 청년이어서 더욱 세상의 충격을 준 사건입니다.
순탄한 성공 가도를 달릴 것 같았던 청년의 꿈을 자신의 비뚤어진 성격으로 인하여 스스로 망쳐버린 사건입니다. 지성보다 인성이 우선임을 보이는 사건입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더 우울하게 만든 또 하나의 사회적 이슈는 ‘BBC 버닝 썬 다큐’입니다.
불과 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이 다시 재조명 되었습니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5월 19일 BBC World Service, BBC News 코리아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하나를 공개했는데 바로 ‘버닝 썬 사건’입니다.
일일이 내용을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만 이 사건은 스타성과 재력을 겸비한 끝없는 탐욕의 젊은 연예인들이 그들의 타락한 인성의 민 낯과 밑바닥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오늘날의 타락한 욕망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입니다.
BBC 다큐가 세상에 선 보인지 불과 하루 뒤인 지난 5월 21일,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 하나가 발생합니다. 바로 서울대 N 번 방 디지털 집단 성범죄 사건입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피해자 A 씨는 영화 예매 정보를 얻기 위해 텔레그램 앱을 설치했는데 다음날 메시지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립니다. 그 메시지에는 자신의 사진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물들이 가득했고 범인은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유포한 뒤 그 내용을 피해자에게 전달하며 협박하는 수법을 사용합니다. 동일한 수법의 피해자들이 속속들이 생겨납니다.
결국 한 여성 에디터가 이 비밀방에 잠입하여 회원이 되어 그 후 2년여를 추적한 끝에 이 범인을 잡으면서 전말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20명에 육박한 피해자들은 전부 서울대생이었고, 범인 또한 서울대에 10년 넘게 재학 중이던 같은 학과 선배로 알려져 충격을 준 사건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박 씨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여성 48명을, 또 다른 서울대생 피의자 B 씨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28명의 허위 영상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서울대에서 인간의 밑바닥 인성을 보여준 사건이라 세상에 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금년 5월 발생한 또 다른 사건은 반려견을 사랑하는 애호가들 사이에 소위 ‘개통령’이라 불리는 보듬컴퍼니 대표가 직원들로부터 익명성 블랙메일을 통하여 고발당한 갑질 논란 사건입니다.
대중들에게 선한 이미지와 반려견에 대한 전문성으로 많은 호감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터라 강대표와 그의 부인에 대한 회사 내 갑질 논란은 커다란 사회적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두 얼굴을 가진 파렴치한으로 평가받게 된 갑질 논란 관련 주된 키워드를 보면
CCTV로 직원 감시하기
직원들의 메신저 감시
개보다 못한 대우 및 폭언과 욕설
배변봉투에 스팸을 담은 선물
반려견 학대
탕비실에 CCTV 설치하여 옷갈아 입는 것 감시
임금체불
화장실 통제 및 가스라이팅 등
실로 다양합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갑질 폭로에 일주일이 지난 후 일일이 반박하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또 다른 반박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전혀 근거 없는 갑질은 아닌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건의 진위를 떠나 가장 소중한 구성원들에 대한 학대성 갑질로 인하여 집단 행위에 가까운 보복성 반박을 받는다는 것만으로 개통령은 이번 사건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릇된 인성의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5월의 달력을 보면 유독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아 붙여진 달입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청소년의 날 등…
가족과 이웃들에 대한 사랑의 소식으로 넘쳐나야 할 이 5월에 불명예로 수놓아진 충격적인 다양한 사건 사고는 실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현상은 우리들이 몸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도달합니다.
이번 선택 2024 국회의원 총선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더욱 깊어집니다.
소위 대한민국의 정치 리더로 자처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의 정치 노선을 불문하고 모두 심각한 범법자들이거나 또는 그러한 의심을 품게 하는 자들의 집단이라는 결론입니다. 한 마디로 거짓과 탐욕으로 물들어 버린 이전투구의 집단처럼 보이고 이러한 도덕불감증에 걸린 위정자들에게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려 하니 결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앞에서 모범이 되어야할 리더들의 모습이 이러하니 그 공동체의 백성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실로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제대로 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 나라를 살립니다.
역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 내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습니다. 불과 6~70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순위 1~2위에 있던 나라였습니다. 그러한 나라가 국민들의 타고난 성실과 근면함,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엄청난 교육열로 인하여 빠른 지적인 성장과 기술 개발로 이제는 당당히 잘 사는 나라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덕목이라고 하는 사람됨의 인성교육에는 실패한 듯 보입니다. 머리로는 인성을 이해하면서 세상적인 물질과 탐욕에 길들여진 맹목적인 자본주의의 맹견들이 되어버린 듯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이번 5월 가정의 달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이러한 자본주의 성공 가도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들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며 이기는 길은 인성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성마저 살다 보면 변질됩니다.
사람이 가진 인성은 타고난 성품 위에 상황과 환경을 겪으면서 형성된 사람의 성품이기에 상황이 달라지거나 바뀌게 되면 언제든지 변질될 수 있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어려운 환경에서 일어나 대한민국의 트바로티라는 별명을 안고 세계 최고의 성악가의 길에 올랐다가 한계에 부딪혀 꿈을 접고 겸손한 모습으로 살아가던 한 청년이 다시 세상의 부귀영화를 잡고 마치 영원할 것 같던 복을 누리다가 오만함으로 실족하여 숨어 있던 파렴치한 인성이 다시 드러남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모습에서 인성의 한계를 봅니다.
결국 우리 인간이 지향하고 사모해야 할 최고의 선은 지성도, 인성도 아닌 영성의 길임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영성은 세상의 교육을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성은 간절한 사모함으로 이루어지는 신의 영역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성령의 귀한 선물입니다.
이러한 영성은 훈련으로 가능해집니다.
영성을 얻기 위한 과정을 교육과정이라 하지 않고 훈련 과정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의 과정은 지성과 인성을 지나 죽는 날까지 영성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시편 51편 10절
첫댓글 사랑과 감사로 채워져야할 5월 가정의 달!
일그러진 우리들의 인성이 빚어낸 5월의 안타까운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결국 올바른 인성이 승리한다는
사실과 우리들이 인성보다 영성을 더 사모하며
살아야하는 이유를 묵상해 봅니다.
- 늘푸른언덕
우리 인간이 지향하고 사모해야 할 최고의 선은 지성도, 인성도 아닌 영성의 길임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글에 머물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