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버리고 정돈한다』中에서
글 : 마스노 슌묘⦁장은주 옮김
공간을 메우지 않는다 ⦁ 장은주
사찰 입구나 계단에 들어서면 '각하조고 脚下照顧'혹은 '조고
각하 脚顧脚下'라는 새김글이 보입니다. 이 말은 "신발을 가지런
히 하라."는 뜻이지만 그 속에는 더욱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자
신이 신고 온 신발을 흐트러놓는 사람이 있습니다.또한 어느
집 현관에는 몇 컬레나 되는 신발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선에서
는 이를 두고 그 사람이나 그 집에 사는 사람의 마음속이 정돈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신발에만 한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늘 사용하는 책
상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나요? 일을 잘하는 사람의 책상은
한눈에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한창 일에 열중일 때는
서류 등이 흐트러져 있는 경우가 있어도 퇴근할 즈음이면 멋지
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책상이 정돈되어 있다는 것은 자신이 해
야 할 일이 머릿속에 정돈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일류 요리사가 한 가지 요리를 완성했을 때는 주위도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요리에 착수할
준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프로 요리사다운 면모입니
다. 조리대를 보면 그 요리사의 실력을 바로 알 수 있다고 하는
데, 과연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생활 속에 공간이 생긴다면 '물건을 둘 곳이 생겼다'
고 그곳을 채우려고만 해서는 안 되겠지요. 아무것도 없는 탁자
위에는 꽃 한 송이면 충분합니다. 그 공간에 신문이나 잡지, 과
자 등을 함부로 두지 않도록 합니다.
공간이 생길 때마다 그곳에 물건을 두고 채워가는 행위가
집안을 어수선하게 만듭니다. 그런 어수선함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자신의 마음조차 어수선해집니다.
공간은 채우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유 공간은 마음
속에도 여유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공간에도 여유를 갖습니다.
『62~63p』
2023.01.21.土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