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스포츠 미래, 아시아에 있다
국제동계스포츠박람회 첫 개최
참관객, 약 10만 명 기록 ‘눈길’
전문 포럼, 체험 전시회 선보여
▲중국의 스포츠산업은 공익사업으로 분류돼 중국 정부가 매년 대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스포츠산업을 5조 위안 규모로 확대해 관련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사진은 국제동계스포츠박람회에 참가한 업체가 인공 눈을 만들어 참관객의 눈길을 끄는 모습.
22번의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는 동안 아시아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은 단 2회뿐이다. 그것도 일본이 2차례 개최한 게 전부였다.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리적인 부분에다 시장 규모,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했는데 당시 이를 충족했던 아시아 국가는 일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최를 앞둠과 동시에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전 세계 동계 스포츠 산업 관계자들의 눈이 아시아에 쏠리고 있다. 아시아 국가가 동계 올림픽을 연달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투자 지원에 나설 뿐만 아니라 중국 내 ‘동계’ 타이틀을 최초로 내건 국제동계스포츠박람회(World Winter Sports Expo, WWSE)의 개최는 시작 전부터 업계에 주목을 받았다. 빠르게 확대되는 중국의 동계 스포츠 산업에서 이를 대표할 만한 박람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내 스키장은 2014년 기준 총 458개로 2020년에는 650개까지 확대돼 약 2600만 명이 스키를 즐겨 탈 것으로 전망됐다.
10월 16일부터 10월 22일까지 중국 베이징 CNCC(China National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된 WWSE는 국내외 참관객 9만9695명이 다녀갈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박람회가 올해 처음 개최된 점을 고려한다면 그만큼 관심을 크게 받은 것이다. WWSE의 VIP로 궈진롱(Guo Jilong) 북경시 당서기, 왕안순(Wang Anshun) 베이징시장, 리우펑(Liu Peng) 중국 체육부 장관,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등이 박람회에 참관했다.
올해 WWSE에 참가한 업체는 208개의 업체로 글로벌 브랜드는 100개사에 달했다. 이중 국내 업체는 GS건설 엘리시안 리조트(이하 엘리시안) 1개 사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가 234㎡의 규모로 한국관을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협회 내부사정으로 인해 박람회 개최 1주일을 앞두고 취소하게 되면서 엘리시안만이 참가하게 된 것이다.
▲국제동계스포츠박람회의 포럼 및 컨퍼런스는 동계 스포츠뿐만 아니라 스키용품, 기기 등을 한데 모은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매 포럼 및 컨퍼런스에서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사진은 CNCC 310호 포럼 행사장.
WWSE의 운영은 크게 포럼 및 컨퍼런스 행사와 전시장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먼저 82개의 다양한 주제로 열렸던 포럼 및 컨퍼런스는 관련 종사자들이 최신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장이었다. 특히 포럼 및 컨퍼런스는 관광산업, 겨울장비, 스키리조트 등 관련 산업을 한데 모은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기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평이 이어졌다.
오스트리아 대사관 관계자는 “포럼을 통해 동계 스포츠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뿐만 아니라 현지 업체가 어떤 부분을 중요시하는지 알았다”며 “향후 동계 스포츠 시장의 중심지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스키용품업체 스킬론 스포츠(Skilon Sport)의 요크 구오(York Guo) 매니저도 “포럼을 참가해 스키 및 보드의 다양한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관련 박람회에 참가했는데 그에 맞는 파트너를 만나 서로 내용을 공유하는 등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포럼 및 컨퍼런스가 전문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이와 딜리 전시장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와도 같았다. 전시장 중앙에는 소치에서 동계올림픽 부대행사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종격투기 부스가 마련돼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그 주변에는 동계 스포츠에서 사용될 제설기기, 스키용품, 가상현실(VR) 등의 부스가 배치돼 참관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들은 가상현실(VR)기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동계스포츠박람회에서도 VR기기를 통해 동계 스포츠를 체험하려는 참관객이 많았다.
이종격투기 부스가 WWSE에 마련된 것은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때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이종격투기 운영국 KLF(Kunlun Fignt) 관계자는 “이종격투기가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의 부대행사로 열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이번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같은 부대행사가 마련돼 동계 올림픽 성공유치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 효과로 박람회 자체를 처음 나온 업체도 있었다. 중국 하얼빈 지역에서 관상용 얼음을 조각하고 하키, 컬링, 스케이트장에 얼음을 납품하는 빙공지앙(BINGGONG JIANG, 匠)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동계 스포츠 산업을 크게 장려하고 있어 이번 WWSE에 나오게 된 것”이라며 “기대했던 것 보다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달라진 중국의 스키용품 트렌드를 소개한 업체도 있었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헬멧안경 제조업체 덱스(DEX)의 야오 후이(YAO HUI) 세일 매니저는 “스키고글은 2~3년 전까지만 해도 얼굴을 감싸는 안경테가 유행이었는데 최근에는 렌즈를 더 크게 만드는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 미국 등의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총 매출액의 약 70%를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큰 부스로 참가한 장자커우(張家口)시의 관계자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는 베이징, 설상 경기는 장자커우 시에서 개최된다”며 “베이징과 장자커우를 연결하기 위해 시속 350㎞에 달하는 고속철도도 마련돼 40분이면 도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은 31개 성 중 29개의 성에서 빙설경기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향후 WWSE는 중국 동계 스포츠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관련 산업의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동팡 IDG 베이징 부사장은 “최근 중국에서는 3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스포츠 또는 레저생활을 하고 있다”며 “향후 10년 동안 계속해서 시장이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련 전문가들이 무대에 오르는 컨퍼런스도 최신 시장 정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업체들이 내년 WWSE에 참가해 좋은 소식을 얻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