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좀 알아도고/ 이종문
학교 뒷산 팔각정의 개발새발 낙서들을
무심코 바라보다 내 심장이 딱 멈췄다
종문아! 난 니가 좋다, 내 마음 좀 알아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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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됐다는 듯/ 이종문
그 속정은 내 몰라도 능소꽃 한 송이가
담장 타고 넘어와서 나와 눈을 딱 맞춘 뒤,
돌연히 몸을 던지네
아! 이제는
됐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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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껍질/ 이종문
나는 어머니 품을 떠난 지가 오래되어
계셔도 계시는지도 이제 가물가물한데
어머닌 아직도 나를 품에 안고 사신다
누가, 애비야 하고, 부르기에 돌아보니
깡말라 비틀어진 매미 껍질 한 마리가
마당귀 감나무 밑에 툭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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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웬 말이고-문무학 시인의 말/ 이종문
묵값은 지가 낸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곤
이 세상 모든 묵 집 요리조리 피하면서
묵 한번 산 적 없으니 사기꾼이 따로 없고
알 굵은 배 한 상자를 친구에게 주라 캐도
그렇게는 못한다며 지가 꿀꺽 삼켰으니
횡령죄 따로 있겠나, 그게 바로 횡령죄지
교육부 장관 후보로 이종문이 추천되면
내사 마 필사적으로 낙마 투쟁 벌일 끼다
도대체 이런 인간께 장관이 다 웬 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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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이종문 시집/ 내 마음 좀 알아도고/ 문학의전당/ 2023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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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
23.07.27 17:2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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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옮기면서,
"종문아! 난 니가 좋다, 내 마음 좀 알아도고"
이 장은 개발새발체로 써야 하는데, pc에 없으니,
아쉽지만 반듯한 폰트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