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막 동유럽 순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국민 누나들과 파란만장 남동생의 꽃보다 아름다운 <보그> 촬영 현장! 눈이 펑펑 내리던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이태원의 빨간 대문 집엔 5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또 다른 모험을 벌이고 있었다. “이 화보 때문에 크리스마스에도 야근했어요. 잠도 2시간밖에 못 잤다고요!” 대한민국 톱 여배우들이 앞다퉈 찾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가 몸을 바쁘게 움직여 향기로운 봄옷들로 행어를 가득 채웠다. 그는 <꽃보다 누나> 팀이 크로아티아로 떠난 지난 10월 31일부터 오늘 촬영을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사이 집 안은 꽃무늬를 입었고 곳곳엔 꽃이 피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꽃보다 아름다운 여배우들이 등장했다. 한겨울에 펼쳐진 봄의 정원에 맨 먼저 도착한 건 부지런한 막내 누나 이미연. <개그콘서트>의 유행어를 흉내 낼 때조차 우아하던 셋째 누나 김희애는 다소곳이 앉아 스태프들과 담소를 나눴다. “잠시만요! 희애 언니, 머리 하고 가실게요~!”
막내 이승기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누나들의 안부를 물으며 깍듯이 인사했고, 곧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멋쟁이 큰누나 윤여정이 내렸다. 60대 패셔니스타답게 청바지에 부츠를 매치하고 나타난 그는 활기찬 목소리로 오늘 입을 의상부터 꼼꼼히 체크하고 나섰다. 안타깝게도 둘째 누나 김자옥은 드라마 촬영 일정이 겹쳐 함께하지 못했다.
오늘의 의상 컨셉은 <꽃보다 누나>의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왔다. 빨간 꽃무늬가 잔잔히 그려진 얌전한 원피스는 여성스러운 김희애에게 딱! 씩씩하고 활달하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여린 이미연은 남성적인 팬츠와 하늘거리는 실크 셔츠. 늘 밝은 이승기에겐 산뜻하고 발랄한 총천연색 수트가 스타일링됐다. 카리스마 넘치는 윤여정은 똑 부러지는 성격만큼 깔끔한 블랙 드레스. 9박 10일간의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볼 수 없었던 눈부신 모습으로 모두의 변신이 끝났다. 마침내 익명의 배낭여행객에서 원래 톱스타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험난한 모험의 연속이었으니, 촬영장 안은 사람들로 미어져터졌고, 휴식 공간은커녕 옷을 갈아입고 얼굴을 매만질 장소조차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폭설까지 내려 완전히 고립된 상황. 커피와 생수를 구해오는 것도 한세월이 걸렸다. 덕분에 드레스와 수트 차림의 우아한 배우들은 일괄 지급된 데리야끼 도시락으로 허기를 때우고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심지어 화장실도 겨우 하나. “난 <보그> 화보 촬영이라면 샴페인이라도 있을 줄 알았다고요.” 드디어 마지막 컷을 촬영할 때쯤 누군가의 입에서 터져 나온 농담 섞인 불만. “파티 분위기는커녕 도시락 하나 던져주고 종일 일만 시킨다니까.”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현장에서 확인한 그들의 실제 성격은 방송에서 보이는 것 그대로였다. 콧대 높고 도도한 스타라기보다 속 깊고 친근한 이웃집 누나들 같았으니까. 모범생 승기는 말할 것도 없고. 밖에는 부슬부슬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지만 그들의 환한 미소 덕분에 이곳만큼은 향기로운 꽃이 만발한 봄이었다. ‘꽃보다 누나’들의 긴 여행은 끝났지만, 그들의 진짜 활약은 지금부터다.
첫댓글 ㅋㅋㅋㅋ파티분위기는 커녕~~요 부분에서 빵~~
윤여정 선생님 음성이 귓가에서 맴도는거같아서요ㅋㅋㅋㅋ힐링캠에 나오신거보고 배꼽잡고 웃었다는^^
꽃누나들 다시 뭉칠수 있을까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