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06. 1. 14 (토). 17:00 * 장소: 광화문 커피
전문점 쎄비앙 * 참석 문인:27 명
침통했던 을유년을 딛고 환하게 밝은 병술년의
아침입니다.
사랑방시낭송회 제 122회 차 낭송 모임은 희망찬 걸음으로 참여하신 스물 일곱 분의 詩人들이 새 보자기에
정성스레 싸 온 詩를 풀어놓으면서 평소의 두터운 교분까지 새해 德談으로 나누었습니다. 좋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참가한 분들의 프로필과 낭송 작품을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우경-
▲ 윤제철 시인의 사회로 막을 열다
▲
설원에 내 눈이
최모경
달인 줄 알았는데
눈이 었다
밤에 보고 자고
아침에 또 보았다
아무도 구접하지 않는
설원에
내 눈이 찍힌다.
*주:
김 건일 회장님 이하 여러회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최 기섭(모경)이라
합니다. 등단한지는 몇년이 되지만
활동하거나 참가하고 싶은 단체가 없었는데
마침 포공영 선생을 통해
사랑방 시낭송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방 시낭송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전해듣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낭송회
참가하고 싶어 여기 졸작 시 한 편을
먼저 올립니다. 열심히 참가하여 시낭송을
배우고 익히며, 여러분과 교분을
쌓고 싶습니다. 시낭송회가 이루어지는 날
찾아뵙고 인사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1. 최모경 시인 * 설원에 내 눈이 *
▲
인생과 순간
이문호
인간은 사랑의 극치에서 잉태되고
산고의 절정에서 태어나
순간순간의 징검다리 딛고
요단강을 향해 가고 있다
한 발작 헛딛는 순간
평생 구축한 명예도 재산도
생명도 잃게 된다
순간은 바늘 끝보다 작아도
그 곳은
인간과 자연이 생존하는 무한한 터전이다
邊境없는 구석구석에선
사건들이 끊임없이 순간순간 일어난다
흑점폭발 流星 지진 인위적인 재앙
순간에 사라질 지구를 붙들고
순간을 살지만
그 순간은
우리들의 영원
▲ 02. 이문호 시인 * 인생과 순간 *
▲
해는 저물고
朴 性 淳
해는 저물고
가기는 가야 하는데
저녁 노을이 너무나 아름다워
떠나기가 아쉬워 지네
붉은 노을 남기고 지는 해
내일이면 동녘 하늘에서
다시 뜨는데
해뜨는 아침
동녘 하늘은 장관이 아니던가
그 때 자네가 나를 만나면
나 인줄을 알겠는가.
(2005,12,28)
▲ 03. 박성순 시인 * 해는 저물고 *
▲
살아있는 갈대
신 예 문
▲ 04. 신 예 문 시인 * 살아있는 갈대 * ▲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李 建 善
▲ 05. 이건선 시인 *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
▲
시골집
김건일
▲ 06. 김건일 시인 * 시골집 *
▲
게피온의 샘
조남두
▲ 07. 조남두 시인 * 게피온의 샘 *
▲
청량리 엘래지 * 18 -줄기세포가 사라지던 날
노선관
▲ 08. 노선관 시인 * 청량리 엘래지 18 *
▲
눈 내리는 밤
윤제철
고등학교 친구들이
끼리끼리 사는 동네별로 모이다가
한해를 보내며 한 곳에 모여
그래도 유일하게 혈기왕성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터널이기에
일상에서 끌고 당기다가 헐거워진
끈을 탄탄히 매어 두려한다.
가는 세월만큼이나 큰 아쉬움을 내던지고
소년을 간직하고 뿔뿔이 흩어져 돌아온
내 집 가는 마을버스 정류장,
가로등은 새해를 기다리는 내 앞에
빛 대신 눈발을 쏟아내고
들고 있는 기념품 위에 복을 쌓는다.
▲ 09 . 윤제철 시인 * 눈 내리는 밤 *
▲
겨울 가로수
朴 水 鎭
▲ 10. 박수진 시인 * 겨울 가로수 *
▲
눈
구 준 회
▲11. 구 준 회 시인 * 눈 *
▲
사랑향기. 10
박주연
▲ 12. 박주연 시인 * 사랑향기. 10 *
▲
겨울새
이오례
▲ 13. 이오례 시인 * 겨울새 *
▲
수갑
천낙열
범인의 얼굴이 파출소 게시판에 붙었다.
누런 종이에 거무스레한 몰골이 오랜 날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옆에 있는 동료들이 앞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
그 옆에는 하얀 종이에 어린천사들이 웃고 있다.
나는 죄가 없는 사람입니다.
내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죄가 있다면 가난이 죄가 아닌가요?
뭇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바람결에 지나갔다
게시판 보는 사람이 나 하나 밖에 없다
건장한 형사가 따라 붙었다.
꿈에 어머니가 붙들고 한참을 우셨다
주름진 손으로 잡아주는가 싶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공허한 마음이 회색공간으로 변했다.
얼굴이 수갑에 찍힌 경찰 마크에 어렸다
손목과 함께 그 잘난 머리도 수갑에 묶이고 말았다.
목으로 시린 힘줄이 솟아오르게 외쳐보지만
도망칠 일이 없으니 오히려 잘 되었다.
형사가 다독였다 죄가 밉지 사람은 밉지 않다고
철창안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진작부터 그리 되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 14. 천낙열 시인 * 수갑 *
▲
박달나무 괴목
포 공 영
이백 년도 더 되었다
속이 텅텅 비어
갈비뼈만 남은 앙가슴
새끼줄처럼 꼬인 삶 몸부림치며
힘들게 살아온 흔적
주름살 깊게 패였다
눈비 견디어 내는 시련
그 숱한 괴로움 바람으로 삭혔을까
지나간 세월 더듬어보는
아픈 손길마다 묻어나는 설움
가슴 속에 강물 흐른다
그저
나무토막으로 보는 이 저마다
한마디 던지는 꿈 하나
죽부인 안고 자는 여름밤을 웃지만
비어 있는 저 몸뚱이
백여 년 뒤 내모습 같아
가만히
나무 등걸을 쓰다듬어 본다.
▲ 15. 포 공 영 시인 * 박달나무 괴목 *
▲
새색시 시집가네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 대중가요곡 패러디
임석래
가네 가네 여자가 장가를 가네.
가지 못할 것도 없으려니와
와글와글 시끌에 법썩일 이 땅에서
가네 가네 여자가 시집을 가네.
수양버들 춤추는 길에
시집가는 여자는 서정시라네.
여자의 일생은 모파상이라 누가 말했나.
여자의 일생은 드라마 시트콤,
서정시는 끝나고 서사시가 된다네.
수양버들 하늘하늘 춤추는 길에
꽃가마 타고 우리의 행성 지구가 시집을 간다네.
재혼의 꽃가마 타고
아득히 아홉 살 새색시가
호호주름살 꽃피우며 꽃가마 타고 가네.
시집가는 여자는 서정시라네.
시집가서는 여자는 서사시가 된다네.
오호라, 그 여자의 남자는 헤라클레스
가마꾼처럼 지구를 떠받치고 뚜벅뚜벅 대양을 걸어가고 있다네.
▲ 16. 임석래 시인 * 새색시 시집가네 패러디*
▲
목숨을 아홉개나 가진 사람을 난 알고 있다
곽새로민
그옛날
몹쓸 병에 걸려
약도 거부 한채
삶을 포기 할려는 남자가 있엇었지
매일 새벽 마다
차디찬 대청 마루에 꿇어 엎드려
저 자식 살려고 하는 의욕을 주시옵소서
이목숨은 어찌 되더라도
저 자식만은 꼭 살려 주시옵기를 .....
이미 장남을 6;25 사변으로 잃고 난후이니
처절함과 간절함이 오죽 했겠을까?
꿇은 무릎을 또 또아리면서 애통하던 그절규
꿇은 무릎을 또 또아리면서 애통하던 그절규
지성이면 감천이였을까?
그남자의 춘추 86세
새벽 등산 도 하실수 있는
어느 여인이 늙막염 걸렸을 때에도
한결 같은 기도
이 못난 막내딸 콩 팥에 돌이 밖혀 움직이지 않는 다는 진단에
신우염 까지 겹쳐
열이 높아 숨 소리 오락 가락 할때
흐느낌의 외마디 기도 소리 늦은 결혼으로 5/4/2살 짜리들의
년년생을 내 머릿맡에 빙 둘려 앉혀 놓고 ////
울엄마는 목숨이 몇개씩인줄 알고 살았던 나도
하나뿐인 생명도 자식을 위해선 아깝지 않게 내 놓을수 있다는 그마음
나도 자식 낳아 기르면서
내 목숨도 자식 수만큼 있다는 사실을
알아 차린다
▲ 17. 곽새로민 시인 * 목숨을 아홉개나 가진 사람을 난 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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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명욱
▲ 18. 나명욱 시인 *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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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와의 만남은
최영희
▲ 19. 최영희 시인 * 당신과 나와의 만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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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간격이 있기에
정종배
▲ 20. 정종배 시인 * 너와 나 간격이 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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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 위에 춘설(春雪)이 내릴 때
정 근 옥
▲ 21. 정 근 옥 시인 * 매화나무 위에 춘설(春雪)이 내릴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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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숨소리
金 逸
숨은 달빛도 소리를 듣고 나온다
물소리가 헉헉거리며 돌과 만나는 소리
구름장 들춰 얼굴 쑤욱 내미는 달의 기척도
달빛 마시는 풀벌레 소리도
치악산 숨소리
시냇가에 누워있는 달빛 내 삶을 가르쳐
걷어놓은 심실에 들여 가슴 따뜻하도록
산은 고요하지 않다
詩낭송 소리를 열고 있는 풀벌레
물소리 연주하는 풍경소리를 듣는다
규칙적인 리듬을 따라 걸음을 걷는 물소리
물길따라 물위에 집한칸 지어 놓고
한없이 들어줄 수 있는 시냇물 소리
돌틈에 앉아 시내가 되어버린 마음은 헐겁다
산야에 마음 걸쳐놓고
들어 줄수록 빛이 되는 숨결.
▲ 22. 김일 시인 * 치악산 숨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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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과 썰물
최 홍 규 一村
하루에도 두 번은 약속을 하자
그래 그래 세 번은 못 하겠지만
두 번이라도 약속은 지키자
한 번은 무관심해지기 쉬운 세상
가는지 오는지도 모르게
들락날락한다면 무슨 재미 있나
알맞은 시간에 왔다가
알맞은 시간이면 배웅도 좋지
한번은 알게 모두가 다 알게
한번은 모르게 모두가 다 모르게
바꾸어 말해도 진실은 진실일 뿐
사실을 두고도 거짓으로 말할 때
한 입에서 두 말 한다 하던가
그래 그래 그게 사람 사는 일이라고
그게 가장 삶답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약속은 지키고 볼 일이다
하루에도 두 번은 꼬옥하는 약속
밀물과 썰물이기도 하다
참되게 지켜야 할 약속일 뿐이다
▲ 23. 최 홍 규 一村 시인 * 밀물과 썰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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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사랑
박일소
▲ 24. 박일소 시인 * 동백꽃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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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겨울
- 을유년(乙酉 年)을 보내며
이동훈
가난한 흔적이 어둠의 시간을 삼키며
을유년(乙酉 年)은 늪으로 가라앉고 있다.
등 굽은 나무
열매가 무거워 찢어진 줄기
마지막 이파리로 바람을 가리고
슬픈 겨울에 움츠리고 있다.
일그러진 나이테로
계절을 걸어 온 나목
살점 찢던 상처의 아픔과 고독을
껍질에 눈물로 자국을 남기고
산울림 없는 숲 속을 서성이다
사선으로 내리는 눈(雪) 속에 태양을 묻는다
보석처럼 피어나던 을유년(乙酉 年)
고향의 젖줄을 삼키는 대설로
핏빛보다 더 붉은 상처를 남기고
쩔뚝이는 가난한 겨울은 그렇게 석양으로 잠든다.
첫댓글 우경선생님, 수고 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고운님들의 아름다운 모습 뵙고갑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아름다운날 되십시요 ~
좋은 시들 잘 보았습니다~ㅇ~
좋은 게시물이네요 우리양주시 詩문학회 및 혼자쓰는 詩와 초등학교 동창회 까페로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