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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神의 저울 제11부
씬1. 단독주택 밖 (N)
우빈을 기다리고 있는 준하
이제 막 대문을 열고 나오는 우빈
준하 (보면)
우빈 (픽 웃으며) 어쩐 일이냐?
준하 (노려보는)
우빈 뒤풀인 참석하지 그랬냐? 아부지가 섭섭해 하시더라!
순간, 우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버리는 준하
그 일격에 바닥에 쓰러지는 우빈, 승소를 했지만 심정적으론
하루 종일 몰렸었다, 치받치는 심정으로 벌떡 일어나서
준하의 멱살을 움켜쥐고
우빈 끝까지 가보자는 거냐?
끝을 보자는 거야??
준하 (우빈의 멱살을 뿌리치고) 너야, 너였어!!!
김우빈, 너였다구!!!!
우빈 니 마음대로 생각해!!!
준하 진실을 끝까지 감출 수 있을 것 같애???
우빈 좋아, 어디 한번 해봐, 니 재주껏, 니 능력껏!!
나도 끝이 어떻게 될지 ... 아주 궁금하니까!!!
준하 그날을 위해 ... 오늘은 내가 참는다 !!!
우빈 과연, 그날이 올까??
준하 한 가지만 확실히 해두자
우빈 (쏘아보면)
준하 오늘로 ... 너와 나의 우정은 .. 끝났다 !!!
우빈 !!!
홱 돌아서서 성큼성큼 화면을 향해 걸어오는 준하
그제야 통증이 느껴지는 듯 뺨을 만지며 준하를 노려보는 우빈
이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대문 열고 나오는 송여사의 모습에서
씬2. 우빈의 방
침대에 나란히 앉아서 우빈의 뺨을 얼음으로 싼 수건으로
만져주고 있는 송여사
송여사 (불안해서) 이러다 널 해꼬지라도 하면 어뜩하니 ...?
우빈 그럴 놈은 아니예요, 엄마
송여사 정말 괜찮겠어? 다 알아버렸다며? 가만있을 리가 없잖아
우빈 심증은 굳혔지만 증거가 없어요 !!
놈이 갖고 있는 건 키홀더 뿐이예요 ...
것도 영주가 나한테 줬다고 증언해 주지 않는 이상,
아무 소용없어요!!
송여사 (내키지 않지만) .... 약혼식은 ... 해야겠지?
우빈 (역시 내키지 않는) ..... 해야죠
시험 끝나는 대로 식 올릴 수 있게 해주세요!!
송여사 (울듯이) 결혼은 일륜지 대산데 ... 엄마 때문에 니가 ....
우빈 (애써 밝게) 영주, 괜찮은 녀석이예요!
사랑할게요, 노력해 볼게요, 걱정마세요 엄마
송여사 (밀려드는 후회로) .... 그때 내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널 괴롭힐 줄은 .....
우빈 (욱해서) 저, 괜찮아요, 괜찮다니까요!!!
엄마가 자수하라고 등 떠미셨어두 어쩌면 저 안했을지도 몰라요
송여사 (안타깝고) 우빈아 ... !
우빈 (전의에 불타는) 준하 그 자식, 죽어라고 공부할 거예요 !!!
어뜩하든 검사 돼서 지 동생 사건 재수살 해야 하니까 ...
저도 돼야 돼요, 지 놈이 아무리 용빼는 재주 있어도
현직 검사를 증거도 없이 수사한다고 덤빌 순 없을 거예요 !!!
송여사 (아들의 손을 잡으며) 그래, 그래 우빈아 ... !!!
우빈 걱정 마세요 .... 저, 해낼 자신 있어요!!!
씬3. 후문 앞 (N)
울분이 가득한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준하
맞은편에서 오던 영주, 준하를 발견하고 걸음이 멈춰지면
준하 (원망과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보며 걷는)
영주 (가슴 아프고 안쓰럽고)
준하 (홱 스쳐 지나치려면)
영주 (다급하게) 준하씨!!
씬4. 기숙사 뒤뜰 (N)
영주에게 등을 돌린 채 서있는 준하
그런 준하의 등 뒤에서 애원조로 설득 중인 영주
영주 유죄 선고하면서 나도 마음 편치 않았어요
하지만 준하씨 ... !! 좀만 객관적으로 ...
아니 딴 건 다 무시해요, 무시하고 한 가지만 생각해봐요!!
준하 (참는) .......
영주 우빈 오빤 은지씰 죽일 이유가 없어요!!
더구나 강간살인이라뇨 ... ?
아무리 머리를 쥐어뜯고 생각해봐도 오빤 아니예요!!
준하 (홱 돌아서며) 선행범, 정당방위!!!
우리가 모르는 진실을 우빈인 알고 있어요!!!
영주 그게 무슨 소리예요? 선행범, 정당방위라뇨??
준하 우빈이한테 물어봐요!!!
누구보다도 그 놈이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돌아서 가려면)
영주 (황급히 준하의 앞을 가로막고/애가 타서) 준하씨!!
나도 준하씨처럼 용하가 아니라고 믿었어요,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용하가 은지씰 사랑했다면 ...!!
준하씰 위해, 은지씰 위해 그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면 ... ??
사랑이란 게 맨정신으론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도 하게 만들잖아요!!!
준하 (터지는) 내가 왜 우리 용하 사건을 모의재판에 올렸는지 알아요???
영주 ??
준하 영주씨 때문이었어요!!!
키홀덜 준 사람, 그 한 사람만 진실을 본다면 ...
그럼 희망이 있으니까!!!
영주 그래요그래요, 나도 노력했어요, 진실을 보려고!!!
준하 억울한 사람은 절대로 그냥 못본다면서요??
아무리 우빈일 사랑하고 있지만 그래도 바른 판단을 하리라 ....
그렇게 믿었어요 !!!
영주 준하씨!!!
준하 이제 보니 .... 사랑이 눈도 귀도 다 막았군요 !!!
애기형수한테 ... 삼천 원짜리 돈가스도 못 사먹인 게
한이라는 용하의 눈물이 ... 치정으로 보이던가요???
영주 아뇨 준하씨, 치정이 아니라 사랑이라구요!!!
준하 핑계 대지마!!!!!
영주 (놀랍고)
준하 차라리 우빈이 편에 서겠다고 말해!!!
그게 당신을 용서하기가 ... 더 쉬우니까!!!
영주 !!!!
영주를 홱 밀치면서 가버리는 준하
그런 준하를 쳐다보는 영주의 고뇌에 찬 얼굴위로
격정적인 음악이 겹쳐지면서
씬5. 노주명의 거실
음악에 맞춰 플라밍고를 추는 춘희
와인 잔을 들고 소파에 앉아 춘희를 보며 느긋하게 웃고 있는 노주명
이내 2층에서 외출복차림으로 내려오는 세라
세라 지난번엔 탱고에 빠지더니 이번엔 플라밍고야?
춤바람 나서 전 세계를 떠도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을 거야
춘희 얜, 춤이야말로 몸으로 쓰는 시다, 너?
이번에 세비야 들렀잖니? 좀 배워봤는데 어때? 아직은 서툴지?
세라 저, 갈께요!
춘희 (리모컨으로 음악 끄며) 왜에, 하룻밤도 안자구?
세라 곧 시험이예요, 공부해야죠
춘희 까짓 시험 좀 못 보면 어때? 어차피 판검사 될 것도 아닌데!
설마 아빠가 성적 나쁘다고 널 안받아주시겠니?
세라 신명에 들어가려면 판사 임용권 안에는 들어야 돼요
아빠 백으로 들왔단 소리 듣기 싫어요
노주명 (흡족) 그럼! 탑 텐 안에는 들어야 내 딸이지!
세라 저, 가요 (돌아서는데)
노주명 너, 우빈이하곤 어떻게 되가는 거냐?
세라 (돌아보며) 확 땡기지가 않네요
노주명 싫진 않구?
세라 뭐, 싫기까지야
노주명 그럼 됐다!
(춘희에게) 당신이 김혁재 와이프 좀 만나봐!!
세라 만나지마세요, 저 아직 결정 못했어요
노주명 신중한 것도 좋지만 매사 타이밍이 더 중요한 거야!!
춘희 땡기지 않는다잖아요!
그런 남자하고 평생을 어떻게 살아요, 재미없게!
노주명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구 만나봐!
장담컨대, 우리 세라한테 그보다 좋은 신랑감은 없어!!!
세라 아빠!!!
노주명, 느긋한 미소로 안방쪽으로 가서 문을 열려다말고 문득,
플래시백》제10부. 씬71. 동 일각
노주명 김혁재 아들이 ... 사람을 죽였다?
금맥을 발견한 사람처럼 으핫핫핫 웃어대며 안방으로 아웃되면
뜨악한 얼굴로 마주보는 세라와 춘희의 얼굴 위로
핸드폰 벨 소리 겹쳐지고
씬6. 우빈의 방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던 우빈, 핸드폰 받으며
우빈 (웃으며) 어우 우리 재판장님! 왜 여태 안주무시고?
영주(F) 오빠 ... 언짢게 생각하지말구 ... 솔직히 말해줄래?
우빈 (긴장) 왜? 또 무슨 일 인데?
씬7. 기숙사 뒤뜰
영주 (불안 불안한) 그냥 ... 궁금해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
선행범 .... 정당방위가 무슨 뜻이야?
씬8. 우빈의 방
우빈 (결국 그 얘기까지 했구나싶은, 열 받는다) 준하가 그러대?
그 자식 그거 완전 병이야, 병!!
수첩에 낙서해 놓은 거 보구 그런다!
판례라고 아무리 말해도 믿지도 않아!!!
씬9. 기숙사 뒤뜰
영주 (안도감으로) 그렇지? 알았어 오빠!! 난 또 ..
(펄쩍 뛰는) 아냐, 내가 왜 오빨 의심해!!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오빠가 이해해!
아무리 모의재판이지만 졌잖아, 기분 좋을 리 없지 뭐!
(미소로) 알았어, 오빠두 잘 자! (홀가분하게 핸드폰 끄면)
씬10. 우빈의 방
역시 핸드폰 끄는 우빈 .... ‘장준하, 암만 용써봐라’ 싶은 그 얼굴에서
씬11. 준하의 기숙사 방 (N)
방을 뱅뱅 돌면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 중인 학범
학범 아~~ 어뜩하지어뜩하지?? (자신의 입을 때려대며) 아, 이놈의 주둥이!!
이 어마무시한 사실을 우빈이한테 얘기 해, 말어??
씬12. 선술집 (회상) (10부. 씬66에 이어서)
홍건표 (은밀한) 나한테 말했다는 건, 무덤 속까지 갖구 가!
자네하고 나,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알겠나?
씬13. 준하의 기숙사 방
학범 그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설마 뭔 일이야 있겠어?
아, 그리구 홍교수님이야 우빈이 편이시잖아!
준하가 문제지, 준하가!!
준하 동생이 강간살인범이란 사실을 아셨으니....
(미치겠는) 아~~~ 준하한테 얘길 해, 말어?
순간, 불쑥 방으로 들어오는 준하
학범, 미안한 마음에 준하의 눈치를 보는데
준하, 굳은 얼굴로 책상위의 책을 가방에 챙겨 집어넣다가
책 한권이 바닥에 툭 떨어지면
학범, 얼른 책을 집어서 준하에게 건네면
준하 (착잡하게 보는) ....
학범 (면목이 없다, 그 눈빛 피하면서) ... 미안하다 .... !
준하 어차피 모의재판이야!
진범이 누군지 확신을 갖게 된걸루 됐어
학범 확신? (답답한) 너, 아직두 우빈일 ... ?
준하 하나만 묻자, 형!
학범 뭔데?
준하 재판부는 그렇다 쳐!!
어떻게 배심원들조차 유죄 선고를 내릴 수가 있지?
학범 그거? 아~~무 이유 없어!!!
준하 뭐라구?
학범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결과를 다 알고 있더라구!
(혼잣말처럼) 검사 쪽에서 정볼 흘렸나?
암튼 무기징역이란 답 내놓고 시작한 거야!!!
준하 그게 말이 돼?? 그게 말이 돼냐구!!!
학범 몰랐냐? 아우 자식! 어쩐지 너무 용쓴다 했다, 내가!!!
준하 (울분) 연수생들이야!!
기성 법조인도 아니고 연수생들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학범 너, 연수원 들어 올 때 주의사항 못 들었냐?
(구호 외치듯) 절대로 튀지 마라!! 모든 건 작년 하던 대로!!!
이 바닥이 그렇게 보수적인 곳이야!
한번 확정된 판결 뒤집기가 을마나 힘든지 .... 이제 알겠냐?
준하,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면
학범 (달래듯) 야, 그러지 말구 어뜩하면 감형될까
어뜩하면 사면될까, 그거나 고민해보자!!
준하 (터지는) 죄가 없는데 무슨 사면이야???
학범 아우 깜짝이야! 자식이 ...
준하 어차피 남이 도와주리란 기대 하지도 않았어!!!
내 손으로 직접 재수살 하면 돼, 내 손으로 직접!!!
학범 야, 그게 쉽냐? 검사되기가 쉽냐구!
적어도 200등 안에는 들어야 안전 빵인데 ....
1등에서 꼴찌까지 점수 차가 평균 10점이라잖냐
작년엔 0.2점 차이로 등수가 60등이 왔다리갔다리했대
준하 (각오로) 두고 봐, 해낼 거야, 반드시!!!
씬14. 기숙사 내 독서실 (N)
늦은 밤인데도 공부하는 연수생들로 빼곡한 독서실
그 한가운데 앉아서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고 있는 준하
(시간경과)
중앙에 꼿꼿한 자세로 공부를 하고 있는 준하
한 사람, 두 사람,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웃 되고
마침내 독서실에 홀로 남아 있는 준하, 민사재판실무 책을 펴놓고
준하 (마음의 소리) 상계 항변의 요건사실로는 자동채권의 발생사실,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계적상에 있는 사실
플래시백》제11부. 씬1. 단독주택 앞
우빈 끝까지 가보자는 거냐? 끝을 보자는 거야??
준하 (울분을 바듯이 재우고/목소리 내어) 피고가 원고에게
수동채권과의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플래시백》제11부. 씬1. 단독주택앞
우빈 좋아, 어디 한번 해봐, 니 재주껏, 니 능력껏!!
나도 끝이 어떻게 될지 ... 아주 궁금하니까!!!
준하, 집요하게 파고드는 생각들을 몰아내겠다는 듯 더 크게
준하 민법 492조에서는 상계적상의 요건으로
득수(E) 그 남자였어 ....!!
씬15. 수퍼 앞 (N) (회상) (제10부, 제72씬 이어서)
준하 (다급하게) 그 남자? 누구요, 누구??
득수 맨날 오던 남자, 그 남자!!
준하 그 남자, 모자 썼어요? 까만 모자??
득수 (끄덕이고는/ 해맑게 웃으며) 디따 잘생겼어, 짱 멋져!!
준하 그 남자가 뭘, 뭘 어떻게 했는데요??
득수 그 여잘 밀쳤는데 ... (훌쩍훌쩍) 여자가 죽었어 ...
씬16. 기숙사 독서실
부르르르 볼펜을 쥔 손에 핏줄이 다 드러날 지경인 준하
핏발이 선 눈으로 책을 바라보며
준하 상계적상의 요건으로, 상계적상의, 상계 ...
득수(E) 여자가 죽었어 .... !!
순간, 더는 못 참고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가는 준하
씬17. 사법연수원 정문 쪽과 호수공원을 잇는 육교
미친 듯이 뛰어와서 검은 하늘을 쳐다보는 준하
터져버릴 듯한 심정으로 소리치는
준하 용하야~~~!!!
씬18. 육교 밑 도로
오픈카를 타고 사법연수원 정문 쪽으로 오던 세라
문득 저만치 가로등이 켜진 육교 위에서 용하야~~!!!
울부짖는 준하가 보이면 차의 속도를 줄이다가 마침내 세우는 세라
육교 위의 준하를 뜨악한 눈길로 올려다보는 ...
씬19. 육교 위
하늘을 쳐다보며 참았던 오열이 터지는 준하
준하 어머니 ... 저 할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
해 낼 거라고 ..... 끝까지 갈 거라고 ... 어머닌 아시죠?
저 해낼 거라는 거 .... 어머닌 아시죠? .. 어머니이이!!!
씬20. 오픈카
그런 준하를 깊고 깊은 눈으로 쳐다보는 세라 ....
씬21. 육교 위
준하 어머니이이이이!!!!!
피울음이 터지는 준하의 모습에서 .... (F. O)
씬22. 사법연수원 전경 (아침) (F. I)
씬23. 식당
착잡한 얼굴로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 영주,
식사를 하면서도 카드 모양의 암기장을 연신 들여다보는데
그런 영주 앞으로 식판 놓고 마주앉는 세라
영주 (자세 그대로) ....
세라 나쁜 놈을 보면 잠이 안 온다며?
영주 (거슬린다, 보는)
세라 혼자만 정의로운 척, 불의에 분노하는 척은 다해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부당한 판결을 선고 해?
영주 (젓가락 탁 소리 나게 놓고) 너보다 열 배 스무 배는 더 고민했어!!!
내 판단은 유죄였을 뿐이야!!!
세라 정말 ... 유죄였어??
영주 (터지는) 신경 끄라고 했지!!
우빈오빠 일에 더는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잖아!!!
세라 (놀랍다, 픽 웃으며) 우빈씨 일이었어?
장준하씨하고 연관된 사건이 아니구 ... ?
영주 (당황)
세라 어쩐지 오버하더라니 .... !!
그래서 유죄선고를 내린 거야? 우빈씨 때문에??
영주 넘겨짚지마!! 오빠하곤 아무 상관없어!!!
세라 우빈씨가 왜? 어떻게 연루됐는데??
영주 노세라!!!!
세라 왜 이렇게 오버해 ... ?
난 단지 언니가 틀렸단 사실을 지적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영주 지적? 니가 그럴 자격 있어?
세라 (보면)
영주 신명의 딸이라며??
신명이 어떤 곳인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
다들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을 하니까 그 실첼 모를 줄 아니?
세라 (화난다) 실체? 신명의 실체가 뭔데?
영주 재벌기업 편에 서서 온갖 탈법과 편법을 주도하다
이젠 투기자본의 첨병 노릇까지 한다더라 ... ?
나한테 충고할 시간 있으면 ... 니 아부지한테나 가서 해!!!
세라 (열 받고) !!!
그대로 식판 들고 아웃되어버리는 영주
치미는 화를 삭이는 세라의 모습에서
씬24. 노주명의 사무실
이제 막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는 노주명
따라 들어오는 김변
노주명 누구누구 참석한다구?
김변 청와대 경제수석, 재경부 금정국장, 금감위 실무자,
대한은행 관련자들입니다
노주명 자식들, 서로 총대 매기 싫어서 어지간히 뺀돌 대더니 ....
(픽 웃으며) 제이슨 회장 왔다가니까 일사천리네, 일사천리야!
김변 저 ... 한 가지 곤란한 게 있습니다
노주명 곤란해? 뭐가?
김변 저기 .... 가장 최근 리서치 결과 ... 8%가 ....
노주명 (뻗치는) 뭐야? 8프로??
대한은행, 이 작자들 뭐하는 거야???
(전화기 부저 누르고) 금감원장 연결해!
(혼잣말로) 비율이 떨어져야 유권해석을 해도 할 거 아냐??
건전한 은행을 무슨 수로 팔아넘긴다는 거야?
여직원(F) 연결됐습니다, 대표님!
노주명 (수화기 들고) 접니다, 원장님!
우리 변호사 얘기 들어보니까 아직 8%라는데 이러면 계약 안되는 거
아시죠? 아, 시간 없습니다! 경제지표가 점점 좋아지고 있잖습니까?
나중엔 떨어뜨릴래야 떨어뜨릴 수도 없어요!
(사이/은밀하게) 아, 이미 상부방침이 정해진 사안, 아닙니까?
법해석이야 염려마시고 서두르세요
(사이) 네, 네, 그럼 믿고 끊습니다 (끊으면)
김변 다녀오겠습니다!!!
노주명 차질 없이 잘 하고 와!
깍듯이 인사하고 아웃되는 김변
책상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면서 후후후 맛나게 웃는 노주명
씬25.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심각하게 신문을 읽고 있는 김혁재
카메라, 그가 보고 있는 신문을 CU 하면
《대한은행- 팍스 인베스트먼트, 금주 중 본 계약 체결전망》
유심히 기사를 읽고 있는데
들어서는 우빈
우빈 안녕히 주무셨어요?
김혁재 어, 그래, 눈 좀 붙였냐? 새벽까지 공부하는 눈치던데?
우빈 안 주무셨어요? 그저께도 새벽녘에 마당에 나와 계시던데 ...
김혁재 (짐짓 밝게) 늙으면 잠이 준다더니 .... 아빠가 늙나부다 ...
우빈 (웃으며) 어서 아침 드세요
김혁재 어, 그래!
아웃되는 우빈
이내 신문의 기사를 쭉-- 찢어서 책상 서랍을 여는 김혁재
서랍에 수북하게 쌓인 신문들, 맨 위에
《대한은행 매각, 불가피한 선택인가?》란 신문기사 보이면서
그 위에 위 신문 기사를 넣고 일어나는 김혁재의 모습에서
씬26. 주방
아침식사 준비에 여념 없는 송여사 (앞치마 차림)
이제 막 주방으로 들어서는 김혁재와 우빈
송여사, 국그릇을 들고 김혁재의 앞에 놓아주면
김혁재 (반갑다) 추어탕 아냐? 웬일루?
송여사 우빈이 시험공부하잖아요
어찌나 꺼칠한지 .... 애가 타죽겠어요
그 어려운 셤 붙었음 됐지 무슨 셤을 또 이렇게 ...
김혁재 임관권 안에 들려면 적어도 200등 안에는 들어야지?
우빈 서울로 발령 나려면 더 잘 봐야죠
김혁재 하긴 100등 안에 들고 검찰 지원하면 소신 있어 보이고 좋지!!
우빈 하려구요, 해내려구요 아부지!
김혁재 (흐뭇) 그래, 해내야지
우빈 서울중앙지검검사 신분증!!
(가슴을 탁탁 치며) 여기다 꼭 달구말거예요!!
김혁재 여보, 누구 아들이야?
송여사 (웃으며) 누구긴 누구 아들이예요? 내 아들이죠!
김혁재 뭐야?
마주보고 웃는 세 가족의 행복한 모습에서
씬27. 홍건표의 연구실
이제 막 연구실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홍건표
가방을 책상위에 툭 던져놓고 책상 의자에 털썩 앉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 위로
노주명(E) 자네가 우빈일 좀 잘 돌봐주게
씬28. 노주명의 저택 마당 (N) (회상)
홍건표 (놀라서) 돌봐요? 우빈일요??
아니, 우빈이가 사람을 죽였다니까요!!!
그걸 파헤치려고 혈안인 연수생이 있답니다
만약 밝혀지기라도 하면 김부장이나 우빈이나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건 시간문젠데 ... ?
노주명 (말 자르며) 그러니 자네가 도와주라는 거지 ....
자네 힘닿는 데까지 ... 잘 좀 부탁하네 ... !!
씬29. 홍건표의 연구실
홍건표 (환장하겠다) 나참,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잖아?
그 잘난 김혁재가 추락하는 꼴은 은제 봐?
(책상을 손톱으로 톡톡 때려대다) 가만, 혹시 세라하고 우빈일
찍어 붙이려는 거 아냐? 이러다 김혁재하고 노주명이 손을 잡으면?
(어림없다) 에이 지구가 두 쪽 나는 게 쉽지!!
하는데 연구실로 들어오는 정수영
홍건표 (마땅찮다, 팽그르 회전의자 돌려 버리면)
정수영 (푹 웃고) 이해해라, 어젠 부장님 심기가 워낙
홍건표 (벌떡 일어나며) 사람 베리기 쉬운 지름길이 뭔지 알어?
정수영 ?
홍건표 (소파에 앉으며) 편애야, 편애!!
아주 간단해! 일방적으로 한쪽만 이뻐하면 ...
따, 당하는 인간은 (말을 참고) 아침부터 웬일이냐?
정수영 (마주 앉으며) 부장님이 일부러 그러시냐?
홍건표 물론이지!! 정교수하곤 코드가 맞고 나하곤 안 맞는다, 이거잖아
벨 수 있어? 안 맞는 놈이 참아야지!!
정수영 (단단히 꼬였다싶다, 말을 바꾸는) 홍교수 조에 조장 있지?
홍건표 닭집 딸?
정수영 닭집 딸이 뭐냐? 닭집 딸이?
부장님 앞에선 말조심해, 그러다 또 찍혀!
홍건표 참나, 닭집딸을 닭집딸이라구 하지!
내가 뭐 닭똥집 딸이라구 했어??
정수영 우빈이하고 약혼한데!!
홍건표 (놀라는) 뭐? 우빈이하고? 신영주가??
정수영 둘이 대학선후배라지? 꽤 오래 사귄 모양이야
영주 아버님도 아주 호탕하고 좋으신 분이더라구!
해마다 용감한 시민상, 자랑스런 시민상은 도맡아 휩쓰신대
홍건표 (대단한 정보다, 눈빛 빛내며) 확실해?
정수영 그러엄, 곧 날짜 잡을 모양이던데?
부장님하고 어제 거기 갔었어!!
술친구 생겼다고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
홍건표 뭐야? 김칫국부터 마신거야?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정수영 무슨 소리야?
홍건표 (으히히히히 웃어대며) 아냐, 아무것도 ...
씬30. 사법연수원 1층 엘리베이터 앞
이제 막 엘리베이터 앞으로 오는 우빈
버튼을 누르면, 이내 와서 멎는 엘리베이터, 땡 문 열리고
안에서 내리는 세라
우빈, 눈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세라, 그런 우빈을 돌아다보는
우빈,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세라 (황급히) 저기, 잠깐만요!!
씬31. 동 1층 로비
적당한 곳에 마주 서있는 우빈과 세라
우빈 무슨 일이죠?
세라 내가 원래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거든요
따루 알아볼 수도 있지만, 시간도 없구 ...
우빈 ?
세라 김호수 강간살인사건, 우빈씨하고 어떤 관계죠?
우빈 (짜증난다/애써 참고) 관계라뇨?
세라 어지간한 심증가지곤 이렇게 직접 안 묻죠!
나름 확신이 있으니까 실례를 무릅쓰는 거 아니겠어요?
우빈 (보는)
세라 장준하씨한테 물을 걸 그랬나요?
우빈 그러는 게 좋겠네요!! (그대로 걸어가다 문득 돌아서서)
아, 솔직한 것하고 무례한건 다르죠!
그 정돈, 구분합시다! (돌아서 가면)
세라, 그런 우빈을 “어쭈?” 싶은 심정으로 쳐다보는데
핸드폰 문자 메시지 왔다는 전송음이 들린다.
확인하는 세라, 엄마다, 액정화면 CU하면
《안땡기는 넘 엄마랑 접선 중!》
세라 (뻗친다, 후---- 입바람 날리다/ 큰소리로) 이봐요! 김우빈씨!!
언짢은 얼굴로 돌아다보는 우빈의 모습에서
씬32. 카페
이제 막 찻잔을 내려놓는 손에서 화면 빠지면
마주 앉아 있는 송여사와 춘희
춘희 참 오랜만이죠?
얼굴 뵌지가 십년도 넘은 것 같네요
송여사 여전히 ... 아름다우세요
춘희 제가 할 소리예요! 어쩜 그대로세요?
전 아직도 사모님 처음 뵌 날이 눈에 선해요
송여사 (보면)
춘희 무주였던가? 홍천이었던가?
한겨울에 가족동반으로 스키장에 놀러갔었는데 ...
그 왜 새파랗게 어린 검사 와이프가 자긴 한겨울에도
과일은 딸기만 먹는다고 그랬었잖아요
송여사 (웃으며) 조검사 와이프요? 철없기로 유명해요
춘희 우리 세라 아빠가 ... 눈 내리는 밤에 딸기 구하러
차 끌고 나갔던 거 기억하세요?
내가 그날 이후로 검사 마누라들은 만나질 않잖아요
송여사 (웃으며) 그래서 연락한번 없으셨어요?
춘희 어쩜, 평검사 때나 간부가 되셨을 때나 사모님은 한결같으세요?
송여사 제가 승진하나요?
전, 그냥 우리 애 아빠가 하루속히 옷 좀 벗었음 좋겠어요
춘희 이렇게 솔직하셔서 내가 사모님을 좋아한다니까요
송여사 그런데 무슨 일루?
춘희 사실은 우리 세라아빠 심부름 나온 건데요 ...
그냥 내 식대로 질러 버릴게요
송여사 ?
춘희 저랑 사돈 맺으실래요?
송여사 !!!
씬33. 사법연수원 일각 (야외)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세라와 우빈
우빈 (어이없다) 결혼? 세라씨하고 내가 말입니까?
세라 우습게 들린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우리 아빤 우빈씨랑 내가 엮이길 바라세요
십중팔구 엄마도 지금 우빈씨 어머니랑 그런 얘길 하고 계실 거예요
우빈 원래 이렇게 황당합니까?
세라 (픽 웃으며) 아, 아직 모르나보다
우리 아빠가 신명의 노주명 변호사예요
김혁재 교수님하고 서울법대 산악반 동기시죠
우빈 (놀랍다) !!
세라 이제 기억나요? 가족동반 등반대회도 몇 번 참석했는데 ...
우빈 (그제야) 아 ...
세라 난 척보는 순간 알겠던데 .... 사람 참 몰라봐요?
우빈 (당황) 미안해요, 내가 좀 둔해요
세라 둔한 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 거죠!
모든 사람들한테 친절하지만 그중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
우빈씨, 그런 과 아니예요?
우빈 (거슬린다) 세라씨가 하고 싶은 말이 뭐죠?
세라 이런 걸 정략결혼이라고 해야 하나요?
이왕이면 사랑까지 하면 좋겠지만 ... 뭐, 그건 욕심같구요!
그동안 우빈씰 꾸준히 봐왔는데 .... 반반이예요
도가 되든 모가 되든 상관없겠다 싶어요
그러니까 난 우빈씨여도 상관없고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선택은 우빈씨한테 맡길게요
우빈 (기가 차다) 뭐라구요? 지금 대체 무슨 소릴 ... ?
세라 사업파트널 구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편할 거예요!
대답은 나한테 할 필요 없구요, 우빈씨 어머니한테 직접하세요
그럼!
생긋 웃으면서 아웃되는 세라
황당, 어이없는 얼굴로 세라를 쳐다보면서도
왠지 싫지만은 않은 우빈, 세라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
동 일각에서 우빈을 발견하고 “오빠!“ 부르며 달려오던 영주
세라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우빈의 모습에 뜨악? ........
씬34. 단독주택 주방
이제 막 주방으로 들어오는 송여사
들어서자마자 물 컵의 물을 따라서 벌컥벌컥 들이켜고
식탁 위에 컵을 탁--- 소리나게 내려놓고
송여사 (기대감으로) 신명이면 .... 신명이라면 ??
씬35. 김혁재의 연구실
김혁재와 마주앉아 있는 정수영
김혁재 또 신명이지?
정수영 예, 밑그림부터 시작해서 법해석까지 다 신명의 솜씨랍니다
김혁재 곧 난리가 나겠군!
정수영 설마 매각될까요? 공적자금이 얼마나 투입된 은행인데 ... !!
김혁재 아직도 신명을 몰라?
거긴 로펌이 아니라 로비스트 펌이라니까?
거기 고문들 ... 명단 좀 쭉---- 봐봐
정수영 (욱해서) 아무리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게 변호사라지만 ...
김혁재 (말 자르며) 은행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랬어
그걸 외국 자본에 팔아넘기려들다니 ....!!!
정수영 부장님께서 빨리 일선으로 컴백하셔야 되는데 ....
이번 발령에도 연수원에 짱박아 두시면
결단을 내리셔야합니다, 결단을!!!
김혁재 .......
씬36. 강의실 밖 복도
책과 자료를 한아름 안고 복도를 걸어오는 영주와 학범, 민태
그들 주위를 슥슥 스쳐지나가는 연수생들, 다들 초췌의 극치다
학범 아~~~ 이 공포 분위기!
영주 (한숨으로) 딱 일주일 남았어 오빠, 일주일!
학범 (시 낭송하듯) 아, 수료일까지 성적표를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주문에 빠진 ‘각’ 자 한 자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민태 유급을 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판례들을 사랑해야쥐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기록을 작성해야겠다!
학범 아, 오늘 밤에도 A3 용지에 50cm 자가 스치운다.
민태 캬 죽인다, 형!!
학범 아~~~ 고롭다, 시 한수로 이 고통이 어찌 달래질소냐!!
영주 고선아 교수님 말 못 들었어? 고통을 즐기래잖아, 고통을!
학범 차라리 글씨 연습이나 할까?
민태 글씨 연습?
학범 내용보다 형식이라구 글씨라도 이뻐야 인정점수라도 주시지 않겠냐?
영주 어우 오빠, 그렇게 절박해?
세 사람, 강의실로 들어가면
씬37. 강의실
쥐죽은 듯 고요한 강의실, 연수생들, 모두 공부에 여념 없다.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공부중인 준하,
그런 준하의 뒤쪽에 앉아 있는 우빈,
세라의 뒷모습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쳐다보고 있다.
이제 막 들어서던 영주, 그런 우빈의 시선 따라 세라를 보고
묘한 감정으로, 공부에 여념 없는 세라의 옆에 앉으면
학범과 민태, 자리로 가서 앉으며
학범 (울상으로) 미치겠다, 너, 보전, 집행 요약한 거 있냐?
민태 (시침 뚝) 어? 당근 없쥐, 그런 거 있음 나 좀 챙겨줄래?
학범 쭈루룩 정리된 최신 복사물 같은 것도 없어?
민태 글쎄, 그런 게 있음, 나 좀 챙겨달라니까?
학범 (준하의 옆에 앉아, 호주머니 속에서 안정제와 앰플 꺼내며)
아, 미치겠다 진짜~~ 나 연수원에서 과락 먹으면 어뜩하냐?
학범, 안정제를 입에 넣고 앰플을 털어 넣으려는데
탁, 채 틀어 버리는 준하
준하 벌써부터 이런 걸 먹으면 어떻게?
학범 (달라고 손짓하며) 야, 줘줘! 약발로라도 견뎌야지
이 놈의 치열한 경쟁, 돌아버리겠다!! 나 같이 섬세한 종잔,
도무지 적응이 안돼, 적응이!!
준하 (노트를 내밀며) 보전, 집행 요약한거야
학범 뭐 ... ? (노트를 주루룩 넘겨보더니/ 와락 준하를 껴안고) 준하야!!!
그 소리에 준하 쪽을 쳐다보는 우빈
학범 내가 뼈저리게 느끼는 거지만 장준하 인간성 하난 국보급이다!!!
안 그러냐 우빈아?
우빈 (싸늘히 굳은 얼굴로 슥 준하를 보았다가 책을 보면)
학범 (그제야 아뿔사, 얘들 관계가 요즘 이렇지? 싶고)
준하 (그런 우빈을 쏘아보는데) ....
강의실 문 왈칵 열고 들어오는 고선아
고선아 자, 다음 주 부터 시험이죠!!
이번엔 시험기간이 17일 밖에 안되던데? 작년엔 20일이었는데!!
연수생들 (우우우우 죽는 소리가 터지면)
고선아 이제 곧 여러분은 데드 포인트를 지나는 고통을 맛보게 될 거예요!!
마라톤 선수가 달리고 또 달리다 더 이상 달리기 어려운 고통의
극한!! 그 순간을 데드포인트라고 한다죠?
준하 (보는)
고선아 여러분도 시험을 치루면서 그 순간을 견뎌야 할 거예요
돌팔이 의사는 한사람의 생명만 위태롭게 할 뿐이지만
돌팔이 법조인은 사람의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수천, 수만의 기업,
나아가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어요!!!
우빈 (보는)
고선아 적당히 아는 것은 모르는 것과 같다고 했죠?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시험!!
가장 견디기 어려운 시험을 치열하게 극복해주기 바래요!!!
준하 (각오로) ....
우빈 (각오로) ......
씬38. 몽타주
준하의 방/벽마다 수많은 A4용지, 암기용 포스트잇들이
빼곡히 붙어있고, 책상 앞에 앉아서 미친 듯이 공부하는 준하
그 너머로 침대위에 대각선으로 쓰러져 잠이 들어있는 학범이 보이고
우빈의 방/ 벽시계 새벽 4시다
방바닥, 침대위에 널려있는 책들 보이고
책상에 앉아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우빈의 번득이는 얼굴 ...
기숙사 독서실 / 팔목에 검정 고무줄로 친친 감은 핸드폰을 차고
엎어져서 잠이 들어있는 준하, 새벽 5시가 되는 순간 진동으로
우루루루 울어대는 핸드폰, 순간 벌떡 일어나는 준하의 모습에서
우빈의 방/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어있는 우빈을 깨우는 송여사
벌떡 일어나는 우빈의 모습에서
강의실 / 한 자라도 더 보려고 여념 없는 학범과 민태
영주와 세라도, 암기장을 들척이며 외운 것을 점검하고
준하, 책상 위를 다 비운 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심정이고
우빈, 역시 책상 위를 다 비운 채 여유만만 준하를 힐끔 쳐다보는데
이내 앞문이 쿵, 소리 나게 열리면서
법서와 시험지가 가득든 손수레를 끌며 등장하는 공익근무요원을
앞세운 채 따라 들어오는 근엄한 표정의 홍건표 보이고
책상위에 법전과 메모지, 포스트잇, 연수원답안용 A3용지를 놓고
미친 듯이 답안지를 작성하는 준하 ...
우빈 역시, 일필휘지로 작성하는 모습에서
씬39. 교도소 전경
씬40. 면회실
용하를 기다리고 있는 준하
이제 막 면회실로 들어오는 용하, 표정이 밝다
용하 셤 끝났어? 고생 많았지?
준하 어디 아픈 덴 없구? 괜찮아?
용하 걱정마 형, 간만에 살 것 같애!
준하 ?
용하 오광철이 그 자식, 이감됐어, 대구로!
준하 그래? 다행이다, 다행이야!!
용하 참, 영주씬 시험 잘 봤대? 디게 스트레스 받아했는데 ....
준하 영주?
용하 (활짝 웃으며) 저 안에선 (새끼손가락 세우며) 내 이건 줄 알아!
준하 자주 .... 찾아왔었냐?
용하 (하하하 웃으며) 자기가 내 학습지 교사래!
한 번 씩 면회 올 때마다 항해사 셤 준비 얼마나 했냐고
어찌나 채근해대는지 ... 귀찮아 죽겠다니까!
준하 (영주가 죄책감을 느끼는구나 싶고) ......
용하 참 좋은 사람 같아!
친구 같고, 누나 같고, 엄마 같구 ....!!!
내 대신 형이 좀 잘해줘, 가끔 커피 한잔씩 쏘고, 알았지?
준하 (가슴 아픈 미소로) ... 그래 ... 알았어 ... !
용하 (기대감으로) 아~~ 이제 형이 검사되는 거, 딱 그거 하나 남은거지?
자신 있어?
준하 그럼, 자신 있고 말구!!
용하 셤 잘봤구나, 수석 하는 거 아냐?
준하 (웃으며) 슬슬 인터뷰 준비 좀 해야겠지?
용하 (좋아라) 형!! (손바닥 대며/크게) 파이팅!!!
준하 (탁 소리 나게 부딪치며/크게) 파이팅!!!
그 두 형제의 모습위로 “앗싸, 화이팅!!” 달수 목소리 겹쳐지고
씬41. 달수치킨
부스스하기 그지없는 영주, 테이블 앞에 앉아 달수를 쳐다보면
신이 난 얼굴로 테이블에다 연신 음식을 차려놓는 달수
달수 환영한다 우리딸!!
장장 17일간의 대 혈투를 마치고 아빠 품으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 환영해!!
영주 아빠, 이걸 다 먹으라구요?
달수 한 오킬로는 쪽 빠진 것 같어, 딸!!
영주 뱃살은 고대루고 팔 다리만 이티처럼 빠졌어요!!
달수 아이구 그 놈의 셤 두 번만 치면 우리 딸 몸매 말짱 베리겠네!!
영주 (후루루룩 국부터 마셔대면)
달수 (눈치보며) 그나저나 ... 사부인한테 아무 소식 없어?
영주 (아빠가 하고자하는 말을 안다, 모른 척 먹기만)
달수 당장 식 올릴 것처럼 서두르더니만 함흥차사도 유분수지 ...
왜 이렇게 감감 무소식이야? 내가 전활 해볼 수도 없구
속 타 죽것네 증말!!
영주 (짜증) 아빠, 오늘 셤 끝났어요 ...
오빠두 나두, 지금 아~~무 생각 없거든요?
달수 아, 그려그려그려, 누가 뭐랴?
영주 (한 숟갈 더 뜨는데)
달수 (혼잣말로) 셤이야 니들이 치지, 사부인하고 내가 쳐?
식장이라도 잡아놓음
영주 (탁, 숟가락 내려놓고) 저, 갈께요
달수 아우 아녀아녀아녀, 한 숟갈만 더 떠, 한 숟갈만!!
영주 많이 먹었어요 (가방을 들고 아웃되면)
달수, “영주야영주야!!” 부르며 쫓아가다, 속상해서 걸음 멈추며
달수 빡빡해빡빡해, 뭐가 잘 안돌아가는 거야!
굴러가야할 바퀴가 왜 서있냐구? 왜에??
씬42. 기숙사 앞
가방을 매고 심란한 마음으로 걸어오는 영주
문득 기숙사 쪽으로 들어오던 준하(씬40과 같은 복장)와 마주치면
영주, 모른 척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면
준하, 역시 모른 척 들어가는
씬43. 엘리베이터 앞 + 안
이제 막 멎는 엘리베이터에 타는 영주와 준하
영주, 12층 버튼을 누르고 잠시 망설이다 11층 버튼을 눌러주면
준하,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영주를 힐끔 보고서면
영주 .........
준하 .........
영주 (어깨에 맨 가방을 열고, 망설이는)
준하 (앞만 보는) ....
영주 저기요
준하 (싸늘히 보는)
영주 (그 눈빛에 또다시 망설여지고) ....
준하 (눈길 거두면)
영주, 힐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숫자를 보면 9층, 10층이고
다시 준하를 힐끔 보면, 차갑기 그지없고
이내 엘리베이터 11층에 멎으면 문 열리고
준하, 미련없이 내리려는 순간
영주 저, 준하씨!
준하 (보면)
영주 (가방 속에서 ‘어린왕자’ 책을 꺼내주며) ... 용하랑 약속했었어요
이 책 주기로 .... 바오밥나무 나오는 책 궁금해했거든요
이것 좀 전해 줄래요?
준하 용하가 그러더군요, 영주씨가 참 좋은 사람이라구
친구같고 누나같고 엄마같다구 ....!!
영주 !!!
준하 고해성사하는 기분으로 용할 만나는 거라면 ... 그만둬요
차라리 모른 척 하는 게 우릴 위하는 거니까!!!
이내 닫히는 문
어린왕자 책을 들고 있던 손이 툭, 힘없이 떨궈지고 ....
씬44. 엘리베이터 밖 복도
닫힌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서있는 준하 ....
씬45. 영주의 기숙사방
터벅터벅 무거운 마음으로 들어서는 영주
책들로 엉망으로 어질러진 영주의 책상과는 달리
깔끔하기 그지없는 세라의 책상보이고
영주, ‘어린왕자’책을 책상위에 툭 던져놓고
털썩 자신의 책상 의자에 주저앉아 괴롭기 그지없는데
세라의 책상위에 놓인 핸드폰, 우렁차게 울어댄다
영주, 그 벨소리에 신경이 거슬리는 듯
영주 야, 노세라, 전화 오잖아!!
대꾸없다, 그제야 세라가 없다는 것을 눈치 챈 영주, 벌떡 일어나서
영주 (욱해서) 여보세요!!
씬46. 단독주택 거실
송여사 (뜨악/핸드폰을 뗐다가 다시 귀에 대며) 혹시 자는 거 깨웠어 ...?
씬47. 영주의 기숙사방
영주 네?
송여사(F) 시험 보느라고 고생했지?
오늘, 우리 우빈이 보러 연수원에 갈까하는데, 시간돼?
점심 어때? 우빈이랑 같이 하면 좋겠다!
영주 ???
세라(E) 뭐하는 거야?
영주 (놀라서 돌아보면)
세라 (확 채틀어서) 여보세요? (환하게 웃으며, 영주를 힐끔 보고)
아, 어머니세요? (사이) 점심요? 우빈씨만 좋다면 전 괜찮아요
(사이) 네, 거기 알아요, 네, 그럼 이따 뵐께요
영주 (후들거리는)
세라 (핸드폰 끄고 영주를 보면)
영주 (덜덜 떨리는 심정 애써 참고 세라를 보면)
세라 충고했었잖아? 언니 다치는 거 싫었거든!
영주 어어어 (떨려서 나오는 말이 자존심 상한다, 꾹 참고) 언제부터니?
세라 오해하지마, 시작도 안했어!
하지만, 이게 현실이야!!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은 뭐든 유리해!!
이런 특권, 나도 달갑진 않은데 ... 마다할 순 없잖아?
그대로 돌아서서 아웃되는 세라
이를 악무는 영주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
씬48. 사법연수원 일각
걸으면서 핸드폰 통화중인 우빈
우빈 서두르지 마세요 엄마!! 이러다 영주라도 알게 되면 어쩌시려구요?
씬49. 단독주택 거실
송여사 (달래듯) 엄마가 속물이라서 이러는 거 아냐 우빈아!
너, 어차피 영주란 얘, 사랑하지도 않잖아!
(속상해서) 사랑하지도 않는 앨, 그 일 때문에 .... !!!
평생을 네가 그 애 손에 옥죄여서 살 걸 생각하면
엄마가 잠이 다 안 와!!
씬50. 사법연수원 일각
어느 한 곳에 서서, 심각하게 듣고 있는 우빈의 모습위로
송여사(F) 신명이야, 신명!! 신명이 어떤 곳인지 모르니??
수돗물로도 소금을 만들어내는 곳이야 우빈아!!!
신명쯤이면 얼마든지 널 보호할 수 있어!!
우빈 (흔들린다) 아부지가 허락하시겠어요?
노변호사님하고 원수 척진 거 아시잖아요!!
송여사(F) 사랑한다는데? 네가 그 아이를 사랑한다는데??
끝까지 아빠가 반대하시겠니??
우빈 (답답하다) 잊으셨어요? 저, 영주 아버님까지 만났어요!!!
아부지도 함께 만나셨구요!!! 약혼날짜 잡잔 말까지 나왔는데 ...
(참았다가) 제가 왜 영주랑 약혼하려는지 아시잖아요!!!
엄마 자꾸 이러시면 저 정말 괴로워요 !!!
저 좀 그만 흔드세요, 제발!!!
핸드폰 끄고, 갈등에 휩싸이는 우빈
홱 돌아서는 순간, 턱--- 버티고 서있는 준하
우빈 (몹시 당황)
준하 (노려보는)
우빈 (스쳐 지나치려는데)
준하 영주씨도 아냐?
우빈 (등 돌린 채) 상관마!!
준하 상관해야겠다!!
우빈 (욱해서 돌아보면)
준하 나한텐 아주 중요한 증인이거든!!
우빈 영주가 널 위해 증언대에 설 것 같애?
준하 그 눈을 가리고 있는 헛된 감정만 걷힌다면 ....
제일 먼저 달려가 앉을 것 같은데??
그대로 아웃되는 준하
그런 준하를 뻗치는 심정으로 쳐다보다가 핸드폰 꺼내드는 우빈
씬51. 영주의 기숙사 방
송여사를 만나러갈 채비를 하고 있는 세라
침대에 누워서 등을 돌린 채 그런 세라를 느끼고 있는 영주
이내 핸드폰 울어대면, 모니터 창 확인하고
벌떡 일어나는 영주, 세라를 의식하며
영주 오빠?
세라 (돌아보는) ?
영주 지금? (사이) 어머니랑 약속 있는 거 아냐?
(사이/힐끔 세라를 보며) 아냐? 알았어, 금방 나갈게!
그대로 뛰쳐나가는 영주
어이없어지는 세라, 픽 웃는 모습에서
씬52. 후문 앞
자동차에 기대서서 영주를 기다리고 있는 우빈
저만치 길 건너에서 우빈을 발견하고 “우빈아!” 부르는 송여사
우빈, 송여사의 부름은 전혀 안들린다.
이내 후문으로 뛰어오는 영주 보이면
그 영주의 손을 잡아 조수석에 우악스럽게 태우고
운전석에 타고 부릉 출발해버리는 우빈
송여사, 맥이 빠져버리고 ....
씬53. 야외 어디든
끼익 와서 멈추는 우빈의 자동차
씬54. 자동차 안
영주 오빠, 왜 그래??
하는데 영주의 핸드폰 울어댄다,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면
우빈, 확 그 핸드폰 채 틀어 보면 ‘장준하’다
영주 (뜨악) 오빠?
순간, 와락 영주에게 달려들어 진한 키스를 퍼붓는 우빈
영주, 놀랬다가 이내 그 뜨거움이 전달되는 듯 두 눈을 감는 ....
씬55. 준하의 기숙사 방
심란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는 준하,
잠시 책을 보다가 이내 책을 덮어버리는데
“준하야!” 부르면서 뛰어 들어 오는 학범 (양복차림)
준하 (얼른 책을 펴고 보면)
학범 어쭈? 여태 옷도 안 갈아입고, 너 정말 삐딱하게 이럴래?
준하 안간다고 말했잖아
학범 안가긴 어딜 안가? 넌 C조 아냐? 같은 조원이면 경조사에 무조건
참석해야 된다는 거 몰라? 행운의 7반, 아름다운 7반, 싸랑해 C조!!
몰라??
준하 나 하나쯤 빠진다고 표 나는 것도 아니잖아
학범 (준하의 옷장에서 양복 꺼내 침대에 던지며) 잔말 말고 일어나!!
교수님들 다 오셔, 다!! 눈치 못 채실 것 같애?
(준하의 팔을 잡아끌며) 아, 어서!!!
학범의 팔에 이끌려 할 수 없이 일어나는 준하의 모습에서
씬56. 식당 건물 전경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씬57. 약혼식장 앞 (고급스럽지 않고 정갈한 곳)
《축 약혼, 신랑 김우빈, 신부 신영주》라는 알림푯말 붙어있고
환한 미소로 식장으로 들어서는 정수영과 고선아 ...
(김혁재가 노주명과 연결되는 걸 원치 않았던) 홍건표,
비식 웃으며, 여유만만 들어서고,
정장차림으로 약혼식 장으로 들어오는 민태와 세라
세라 문으로 들어서려다 문득 “준하야!!” 학범의 소리에 돌아다보면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해대는 학범과
서너발자욱 뒤에서 마지못해 식장으로 들어서는 준하가 보이면서 ...
씬58. 식당 안
표정이 어두운 송여사와 싱글벙글 눈물마저 비치는 달수
흐뭇하게 웃고 있는 김혁재의 시선을 따라가면
이제 막 영주에게 약혼반지를 끼어주는 우빈
영주, 행복에 겨워 어쩔 줄을 몰라 하면
세라 (전혀 질투의 감정 없이 보는)
준하 (울분으로 보는)
(시간경과)
C조 조원들 모두 나와서 신랑신부를 위해 축가(EX, 장미의 미소)를
부른다. 우렁차게 불러대다 간주 중에 우빈과 영주에게
장미 한 송이씩을 선물하는 조원들. 학범과 민태, 축하한다, 행복해라,
등등의 덕담과 함께 장미를 주면, 행복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 영주.
그런 영주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준하.
영주, 환하게 웃다가 문득 준하와 눈이 마주치면,
영주 (마음이 무겁고) .....
준하 (보는)
우빈 (보란 듯이 영주의 어깨를 감싸 얼굴을 돌려버리면)
준하 (노려보는)
우빈 (오른손에 들었던 잔을 들어 준하를 향해 ‘건배’를 하며 씩 웃는)
준하, 아직도 노래를 부르는 조원들의 무리에서 빠져나와
그대로 식당을 빠져나가면
세라, 그런 준하를 깊게 바라보고
김혁재, 뜨악한 얼굴로 준하를 보는
송여사, 이심전심 그런 준하를 보았다가 우빈을 보면
우빈, 승자의 미소를 머금고 여유만만 영주의 반지낀 손을 잡으면
영주, 우빈에게 손을 잡힌 채, 준하의 뒷모습을 무겁게 보는 ....
씬59. 거리
뚜벅뚜벅 걸어오는 준하, 그래도 설마설마 했는데 ......
끝내 영주가 우빈이를 선택할 줄은 몰랐는데 ....
무거운 마음으로 걷는 준하의 옆에 와서 서는 세라의 오픈카
빵빵 클락션 울리는 세라
그제야 돌아보는 준하
씬60. 바다 (석양)
세라의 자동차 한 곳에 세워져있고
노을 지는 바다를 우뚝 서서 쳐다보고 있는 준하
이제 막 그런 준하에게 종이커피를 건네는 세라
준하 (받으며) .... 고마워요
세라 설마 .... 영주 언닐 좋아한 건 아니죠?
준하 ..... 믿고 싶었던 사람이었어요 ..... !
세라 믿고 싶었다? 좋아한단 말보다 더 세게 들리네!
혹시, 사랑했어요?
준하 사랑이라도 해서 .... 그렇게라도 해서 .... !!!
영주씨 마음을 잡고 싶었어요!!!
세라 ???
준하 (울분이다) 이제 ... 놈의 죄는 햇빛아래 눈처럼 녹아버리겠죠?
그래도 난 ...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
땅속 끝까지, 저 하늘 끝까지라도 따라가서 잡고 말거예요!!!
세라 (문득 떠오른) 준하씨, 그 김호수 강간살인사건 .... ?
우빈씨하고 관련 있죠, 그렇죠??
세라를 쳐다보는 준하의 깊은 얼굴에서
씬61. 일식당
마주앉아서 식사를 하는 노주명과 홍건표
노주명 (안타깝다) 김혁재 아들이 약혼을 했다지?
홍건표 (푸푸푸 웃으며) 닭집 사장하고 사돈이 됐습니다! 김혁재 부장이!!
노주명 (아쉽다) 쯔쯔쯔쯔 ....
홍건표 저, 노변호사님! 제가 아직도 우빈일 도와줘야합니까?
노주명 그새 홍교수가 우빈일 도와줬던가?
홍건표 네?
노주명 (홍의 술잔에 술을 따르면)
홍건표 (잽싸게 잔을 받아들고 노주명의 눈치를 살피는)
노주명 사위감으로야 물 건너갔지만 ...
우빈이같은 엘리트 젊은이가 우리 신명에 들왔으면 좋겠는데 ....
홍건표 (난감) 신명에요? 우빈이야 성적도 좋구 ....
보나마나 검찰을 지원할텐데 ....
노주명 홍교수가 물어온 떡밥이면 되지 않겠어?
홍건표 (눈알을 번득이며) 떡밥 ... 요?
노주명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그 천적부터 제거해주는 게 좋지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야!!
으허허허허 웃는 노주명
어색하게 따라 웃으면서 노주명의 복심을 파악하느라 바쁜 홍건표
씬62. 사법연수원 전경
씬63. 홍건표의 교수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에서 화면 빠지면
상석의 소파에 앉아 있는 홍건표
그와 마주앉아 있는 우빈
홍건표 탑 텐 안에는 못들었어두 17등이면 경이적인 성적이지
서울중앙지법 판사 임용도 가능하겠는데?
우빈 아시잖아요, 저야 검사 해야죠
홍건표 왜?
우빈 (웃으며) 글쎄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온 거라 ....
홍건표 아버지한테 세뇌당한 거 아냐?
우빈 아뇨, 꼭 그렇다기보다 ...
홍건표 이건 선배로써 충고하는 건데 .... 검사 끗발 사라진지 오래야 ...
지금 알고 있는 현실을 10년 전에만 알았어두
난, 검사 안했어! 차라리 기업에 들어갔지
우빈 (보는)
홍건표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검찰은 과거에 얽매여있거든!!
이젠 어지간한 검사보다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가 파워가 세다니까!
톡 까놓고 법보다 자본이 더 파워풀한 세상, 아냐?
우빈 .......
홍건표 내가 자네라면 로펌을 택할 텐데 ...
우빈 (왜 이런 소릴 나한테) ?
홍건표 신명 알지? 신명?? 그 그늘에만 들어가 봐!!
부와 권력은 말할 것도 없고
(슥 보며) 천하의 온갖 범죄도 하얗게 표백될걸?
우빈 (예감이 심상찮고) ??
홍건표 법복으로 무장해봤자, 그거 천 쪼가리거든!!
신명의 아우라야 말로 철갑이지, 철갑!!
우빈 (긴장) !!!
홍건표 장준하 말이야 ... !
우빈 (보면)
홍건표 (슥 우빈을 보면) 동생이 강간살인범이라면 ... 문제 있지 않겠어?
우빈 !!!
씬64. 김혁재의 연구실 앞 복도
긴장된 마음으로 복도를 걸어오는 준하
연구실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씬65. 김혁재의 연구실
이제 막 들어오는 준하
책상에 앉아 있다가 반갑게 일어나는 김혁재
김혁재 어, 어서와어서와!!
준하 (꾸벅 인사하고) 부르셨습니까? 교수님!
김혁재 (다가와서 준하의 어깨를 툭 치고) 4학기 성적이 아주 우수해
준하 (기쁨으로) 교수님!!
김혁재 (손을 내밀며) 악수 한번 할까? 장준하 검사!!
준하 (두 손으로 마주잡고) 교수님!!!
김혁재 자네 성적이 우리 우빈이 다음으로 궁금했어!!!
검찰로 꼭 보내고 싶은 두 놈이 다 임용권 안이야!!!
준하 (우빈이도?) !!!
김혁재 (흡족해서) 축하해, 앞으로 잘해 보자구, 알았지?
준하 네, 교수님!!!
순간, 왈칵 연구실 문 열고 뛰쳐 들어오는 정수영
정수영 부장님!!!
김혁재와준하 (보면) ?
정수영 홍교수가 (하다가 준하를 보고 말을 참는)
김혁재 왜 그래?
정수영 지금 바로 홍교수 방으로 좀 가시죠!!
한시가 급합니다, 어서요 부장님!!
뜨악한 얼굴로 정수영을 바라보다 연구실을 나가는 김혁재
정수영, 안쓰러운 얼굴로 준하를 보다가 아웃되면
준하, 갸웃한 심정으로 서 있다가 나가는
씬66. 김혁재의 연구실 밖 복도
정수영에게 설명을 들으며 성큼성큼 걸어오는 김혁재
얘기를 들을수록 표정 살벌하게 굳어지고
씬67. 홍건표의 연구실 앞
잔뜩 긴장한 얼굴로 연구실 문을 똑똑 노크하려던 학범
불쑥 들어서는 김혁재와 정수영의 등장에 얼른 자리를 피해주면
두 사람, 학범은 보이지도 않는다, 거침없이 안으로
씬68. 홍건표의 교수실
김혁재 사실인가?
홍건표 (책상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며) 네? 다짜고짜 무슨 말씀이신지?
정수영 법무부에 의견서 제출했다며?? 맞어, 안맞어??
홍건표 (당당하게) 했어, 왜?
정수영 준하가 검사로써 부적격하다고???
지도교수 의견서가 검사임용에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몰라서 그따위 짓이야???
홍건표 동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검사되겠단 놈이야!!!
그런 놈이 공과 사를 구분하겠어?
사법권에 대한 불신은 또 어떻구???
김혁재 (노기 가득 보면)
홍건표 (만만찮게 쏘아보며) 지도교수 평가야말로 내 고유 권한이야!!!
상관하지마!!!
씬69. 홍건교의 교수실 밖 복도
놀래서 후다닥 뛰쳐나오는 학범
씬70. 연구실 복도,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우빈
이제 막 커브를 틀어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오는 준하
우빈 (마음의 소리) 니가 과연 ... 날 피고인석에 앉힐 수 있을까?
준하 (마음의 소리) 두고 봐 ... 그 날이 멀지 않았으니까 !!
순간, “준하야!!!” 외치면서 뛰어오는 학범
준하와 우빈, 학범을 쳐다보면
학범 홍교수님이!! 홍교수님이!!!
준하 왜그래 형?
학범 니가 검사되면 안 된단 의견설 제출하셨대!!!
기겁 놀라는 준하 !!!
씩 웃는 우빈 !!!
그 두 남자의 얼굴이 한 프레임에 갇히면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