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의 욕
일본어에는 욕이 없다. 그렇게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도 사람 사는 동네다. 사람 사는 곳에 욕이 없을 리 없다.
단지 영화 '친구'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초절정에 달한 욕들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뭔가 섭섭하고 밋밋할 뿐이다.
이번에는 일본어의 욕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혼자 하는 욕. 우리말의 '제기랄'에 해당하는 욕인데
일본어에는 '칙쇼오(ちくしょう, 畜生)'와 '쿠소(くそ, 糞)' 두 가지가 있다.
'ちくしょう(畜生)'는 원래 짐승이라는 뜻인데 요즘은 거의 혼자하는 욕으로만 쓰인다.
여성들이 남자에게 '짐승'이라고 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에서는 '케다모노(けだもの)'라고 한다.
'くそ (쿠소 , 糞)'는 우리말의 대변, 즉 똥 라는 말이다.
이번에는 상대방에게 하는 욕.
방금 나온 'くそ (糞)'를 이용한 'くそったれ ' 라는 욕이 있다. 똥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양을 말하는데 굳이 우리말로 옮기면 '건방진 똥덩어리' 정도에 해당하겠다.
가장 많이 쓰는 욕은 ' ばか , 바카 (馬鹿)'라는 말이다.
흔히 '빠가'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정확한 발은은 '바카(ばか)'고 '바보'라는 뜻이다.
이런 것이 뭐가 욕이냐고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바보'라는 것이 굉장한 욕이다.
비슷한 욕도 많다. ' あほ (아호 阿保)'라는 욕도 ' まぬけ , 마누케 間 け)'라는 욕도 모두 '바보'라는 뜻이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의미의 말이지만 도쿄 쪽 사람들은 ' ばか '를
오사카쪽 사람들은 ' あほ ' 를 더 심한 욕으로 친다.
'やろう, ( 야로- 野 ) '라는 욕도 있다. 우리말의 '놈'에 해당하고 다른 단어 뒤에 붙는다.
' ばかやろう '라고 하면 '바보 같은 놈'이 되는데 ' ばか '보다 조금 더 심한 욕이다.
' このやろう ' 는 '이 놈'이라는 뜻인데 우리말로는 욕도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심한 욕이다.
이같은 말 즉 ' ばか (馬鹿)'는 '바보'라는 뜻이지만 일본어에선 꽤 심한 욕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 ばか ' 라는 말은 다른 뜻으로도 많이 쓰는 매우 중요한 말이다.
많이 사용하는 말들을 알아보자.
' ばか '는 '바보' 뿐만이 아니라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 せんもん ばか,門馬鹿)'는 '자기 전문 외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말하고
' がくしゃ ばか,者馬鹿)'는 '세상 물정 모르는 학자'를 말한다.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많으니까 알아두기로 하자.
' ばか '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뜻도 있다.
그런 당했을 때는 ' そんな ばかな '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을 수가 있어'라는 뜻이다.
그냥 말장난으로 'そんな バナナ '라고 말하면 일본인 누구나 폭소를 터뜨릴 것이다.
' ばかを みる (馬鹿を 見る)'는 '바보를 본다'가 아니라 '어이없는 일을 당하다'라는 뜻.
비슷한 말에 '馬鹿(ばか)な め(目)に あった)'라는 말도 있다.
또 'ばか いうな ( 바보 같은 말 하지마.)'라는 말도 있다. 'いう (言う)'는 '말하다'라는 동사인데, 일본어에서 편리한 것은 동사 뒤에 '나(な)'를 붙이면 '~하지마'라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 ばかに する '는 '깔보다' '업신여긴다'는 뜻인데, 만약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그런 행동을 하면 이렇게 말하자. 방금 배운 '나(な)'를 붙여서 ' ばかに するな (깔보지마)'
'ばか ( 바보)'는 보통 무시당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ばかに ならない' 'ばかに できない'는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예로서 담배값이 오른다고 하면
' タバコだいが ばかに できないね ( 담배값 무시할 수 없겠어.)' 라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