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모든것을 파괴한다는데...
근 40년 가까이 흐른 지금에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는건,
어린 꼬맹이 남자애의 마음에 그 tv속 소녀의 잔상이 마치 불에 덴것처럼 얼마나 강렬하게 인장처럼 새겨져 있었던 것일까요?
꼬맹이였던 시절, `소나기' 가 소설인지도 모른채 우연히 tv에서 영화 `소나기' 를 봤네요.
tv속 소녀역으로 나온 아역배우의 청순함에 홀려서, 꼬맹이 남자애는 정신없이 tv 브라운관속으로 2시간을 속절없이 빨려들어갑니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 소녀의 죽음을 문뜩 듣고는,
가슴이 에려와서 한동안 멍해있었던 그 통증이,
40년가까이 흐른 지금에도 가슴에 남아있는것 같네요.
이것은 당대의 명작 `소나기'라는 소설의 내러티브의 힘일까요?
아니면 순전히 그 소녀역을 맡은 아역배우의 청초함때문일까요?
아무튼 문득 그 소녀가 생각나서, 인터넷을 뒤져보았는데, 세상에 아직 그 영화가 보존되어 있더라구요.
1978년 작품이네요.
그런데 놀라운건 감독이었습니다.
`고영남'
내가 아는 그 `고영남' 감독인가?
예전에 우연히 tv에서 한국 스릴러 영화 한편을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우와 1970,80년대에 촌스런 한국영화판에서 이렇게 세련된 스릴러영화를 만들다니' 하고 감탄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깊은밤 갑자기'
돌아가신 `김영애' 배우의 젊은 시절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볼수 있는 영화죠.
그래서 감독인 `고영남'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있었네요.
그 영화적 재능이 있는 고영남감독이 내 첫사랑같은 `소나기' 를 만들다니...
다시 근 40년 묵은 한국 영화 `소나기' 를 찬찬히 음미하며 뜯어봐야겠네요.
아울러 한국스릴러영화의 숨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깊은밤 갑자기' 도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몇십년만에 다시 보려고 합니다.^^
첫댓글 내러티브는 핑계이고 소녀의 매력이 빠지신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KBS TV문학관편 소나기를 보고 감동먹고 소녀역할로 나온 배우가 나오는 CF도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경 기업광고 였습니다. ㅋㅋ)
미라쥬님이 `tv문학관' (2005년작이 아니고~아주 옛날거)에서 보신 그 소녀가 제가 빠져들었던 그 소녀가 맞을겁니다~~^^
@사르트르 좀 찾아봤는데 역시 기억의 오류네요. 제가 떠올린 건 1987년작 베스트셀러극장 소나기네요. 다행이네요. 경쟁자는 아닙니다. ^^
@미라쥬 저도 tv문학관에서 봤던 기억이 나서, 그 영화를 tv문학관에서 방영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슬픈영화죠 ㅠㅠ
슬프죠. 어릴때 책 읽고 눈물을 흘린 텍스트가 딱 2개인데, 소나기와 플란더즈의 개 입니다.
지금 광주는 소나기가 내리고 있습니다
깊은밤 갑자기가 갑자기 궁금해 지는군요 ㅎㅎ
저는 막스 뮐러의 소설 '독일인의 사랑'에서 소나기와 같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사랑은 어떤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고 그 자체가 아름다운거지요^^
"소나기"
교과서에도 실렸던.. 순수한 첫사랑에 비극적 결말에 플롯이 전형적인 작품이었죠
원작 소설 소나기의 필력과 좋은 캐스팅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죠~
저는 영화는 못보았지만 책으로 읽은 소나기에서 소녀의 죽음때문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었습니다.
샤르트르님 혹시 장예모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 안보셨으면 꼭 한번 보세요..
장쯔이 데뷔작인데 정말 가슴 아린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저도 중학교 때 소나기 영화 TV(테레비)에서 보고 여자 주인공 청순함에 빠졌었는데 다음에 재방송 한다기에 수업 마치고 십리를 뚸어 집에 와 중간부터 봤던 기억이 나네요.
순수함 !
그것때문이 아닐까요 ?
ᆞ
ᆞ
탁구도 난
그 처음의 순수함을 끝까지 가지고
가려 합니다 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