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어요/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이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한국 대표 명시1, 빛샘]===
○ 파문: 물결 모양의 무늬
○ 지리한: 지루한
○ 가이 없는: 끝이 없는, 한이 없는. 다함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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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韓龍雲)
출생: 1879년 8월 29일
충청도 결성현 현내면 박철리
(現 충청남도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박철마을)[1]
사망: 1944년 6월 29일 (향년 64세)
경기도 경성부 동대문구 성북정
(現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심우장)
-. 동국대학교는 1기 졸업생인 한용운을 높이 기려 만해관, 만해광장, 만해시비 등으로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동국대학교의 전신은 1906년 설립한 명진학교가 기원인데 한용운이 명진학교 출신이다.
-. 고향인 충청남도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에는 한용운의 생가를 복원하고 만해체험관을 건립했다.
-. 경기도 광주시의 남한산성 입구에는 만해기념관이 있다. 만해기념관은 한용운을 연구한 전보삼 교수가 모은 한용운의 유품과 관련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 대처승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으며 이에 대해 조선총독부에 허가를 요청하는 건백서를 보내기도 했다. 한용운 본인도 대처승이 되었는데 원래 출가 전에 결혼을 해서 아들 1명(한보국)을 두었다가 이혼하고 나중에 승려 시절인 1931년에 재혼하여 외동딸(한영숙)을 보았다.
<나무위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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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밤사이 비가 왔습니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니 오늘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겠지요.
바람, 오동잎, 구름, 푸른 하늘, 꽃, 나무, 이끼, 탑, 향기, 돌부리, 시냇물, 연꽃, 바다, 해, 재, 기름, 밤, 등불.....
자연에서 나를 발견하려는 한용운 시인님의 불심을 봅니다.
그래요, 자연을 가만히 오래 보면 이야기를 하는가 봅니다.
이 아침, 커피잔을 멍하니 들여다 봅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