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허준’이라는 MBC 인기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허준의 스승 유의태는 자신의 빼어난 의술을 자신의 가업을 이을 아들 유도지가 아닌 허준에게 전수합니다. 이로 인하여 유의태는 아내에게 버림을 당하고 아들과도 멀어집니다. 또한 유의태는 자신의 죽을 날을 미리 알고 허준에게 그 날짜에 밀양 얼음골로 오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차가운 동굴에 유서 한 장과 수술에 필요한 칼들을 남겨놓고 얼음골에서 홀로 생을 끝냅니다.
유의태가 제자 허준에게 남긴 유언은 충격적입니다. 시신에서 온기가 떠나기 전에 칼을 대서 그동안 중국 의서로 배웠던 장기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해 보라 한 것입니다(히4:12). 제자에게 살아서는 자기의 의술 전부를 내주었던 스승은 죽은 몸까지 내주었습니다. 생전에 스승께서 베풀어준 은혜와 사랑이 하늘같았는데 어찌 스승에게 칼을 댈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허준은 스승의 마음과 뜻을 알기에 그 사랑에 눈물 흘리며 스승의 몸에 칼을 댑니다(롬8:32).
제자를 위해 죽어서까지 몸을 내준 스승의 은혜가 있었기에 허준은 그동안 책으로만 배우고 들었던 장기들의 위치와 크기와 모양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류투성이였던 해부학적 지식을 바로 잡게 되었습니다(요8:12). 이 같은 스승의 은혜와 사랑으로 말미암아 허준은 평생 병들고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살았던 스승의 뜻을 따라 ‘동의보감’이라는 탁월한 의서를 남길 수 있었고 스승을 따라 스승이 가신 길을 갔습니다(고후5:14~15).
가족에게 버림을 당하고 죽어서는 몸까지 내준 제자를 위한 스승의 뜨거운 사랑이 나를 위하여 죽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이 사랑이 주를 위해 살게 합니다(롬1:17).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