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에는 19경이 있다. 해인사에 있는 한 암자의 처마 밑에 19경을 그대로 적시하고 있다.
16경까지 홍류동계곡에 있고, 1경은 해인사 경내, 2경은 가야산이 그 대상이다. 제1경이 멱도원(覓桃源)이다. 가야산 속의 무릉도원을 상상하면서 그 승경을 찾기 위하여 멀리 가야산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지금의 가야면 황산리 해인중학교 근처로 추정된다고 한다. 제2경은 축화천(逐花川)이다. 가야산 홍류동계곡 속에 흘러나오는 꽃잎을 따라 올라간다는 의미이다.
홍류동계곡에 있는 제6경 농산정의 겨울 모습. 그림 같다.
제3경은 무릉교(武陵橋). 고려 이인로의 <파한집>에 무릉교에 대한 언급이 있다. ‘독서당에서 동구의 무릉교까지는 거의 10리 정도의 길이라. 단애벽령(丹崖碧嶺)에 송회가 창락하고 풍수가 상격(相激)하여 자연히 금석의 소리가 있는 곳에 최치원 공이 한 절구를 썼으니 취묵이 초일하다.
지나가는 이들이 가리켜 말하기를 최공시제석이라 하더라.’ 이로 봐서 농산정 근처의 계곡 위에 위치했던 것 같다.
합천 해인사에도 봄이 왔다. 위에서 내려다 본 해인사.
제4경은 칠성대(七星臺). 기도 중에 칠성이 떨어진 곳이라는 의미이다. 제5경은 홍류동(紅流洞). 계곡 중 수석과 삼림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근처에 최치원과 관련된 농산정, 사당, 비석 등이 모여 있다. 바위에 ‘홍류동’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제6경은 농산정(籠山亭). 제7경은 취적봉(翠積峰). 선인이 내려와 피리를 불던 높은 바위라는 뜻이다. 제8경은 자필암(訿筆嵒). 바위에다가 붓을 간추려서 글을 기록한다는 의미이다. 제9경은 음풍뢰(吟風瀨). 풍월을 읊는 여울. 제10경은 광풍뢰(光風瀨). 선경의 풍경이 빛나는 여울이라는 뜻이다.
제5경 홍류동계곡엔 조선시대 이전부터 전국의 시인묵객들이 찾아 아름다운 글을 바위에 남긴 흔적이 아직 그대로 있다.
제11경은 완재암(宛在嵓). 선경이 완연히 펼쳐져 있는 바위. 제12경은 분옥폭(噴玉瀑). 옥을 뿜둣이 쏟아지는 폭포라는 뜻이다. 제13경은 제월담(霽月潭). 달빛이 잠겨있는 연못. 제14경은 낙화담(落花潭). 꽃이 떨어지는 소. 제15경은 첩석대(疊石袋). 암석이 쌓여있는 대.
제16경은 회선대(會仙臺). 선인이 모여 모는 바위. 제17경은 학사대. 제18경은 봉천대(奉天臺). 가야산 중턱에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마지막 제19경은 우비정(牛鼻井). 가야산 꼭대기 석굴 속에 있는 샘이다. 가야산은 우두산으로도 불리는데, 그 코의 위치에 해당한다고 한다.
제17경 학사대. 최치원이 거문고를 켤 때 학이 날아들었다고 한다. 나무는 고운이 마지막으로 가야산으로 입산할 때 들고다니던 지팡이가 이렇게 자랐다는 설도 있다.
합천군에서는 장기적으로 이 19경을 전부 찾아내 길을 연결, 명소로 만들 예정이다. 길을 안내한 한학자인 손홍배 문화해설가는 현재 찾지 못한 곳은 봉천대 정도라고 한다. 홍류동계곡길은 레일이나 도로 맞은편에 인도를 만들 계획이라고 합천군청 관광개발사업단 이인도 단장은 밝혔다.
가야산 천년역사길은 1경부터 출발할 예정이나 아직 공사 중이다. 현재는 해인사 입구 바로 아래 있는 낙화담, 농산정 등을 간단히 보고 해인사 일주문을 거쳐 경내를 둘러본 뒤 학사대에서 상왕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로 올라간다.
원래 계획은 상왕봉 가는 길 중간 지점에 있는 기존 대피소 자리에서 보물 제222호인 마애불로 둘러 해인사로 원점회귀할 예정이었으나 지금은 마애불 등산로는 폐쇄된 상태다.
해인사 위에 있는 청량사의 고즈녁한 전경.
따라서 현재 해인사 천년역사길은 낙화담~농산정~해인사 일주문~해인사~학사대~상왕봉 가는 길~구 대피소로 가는 다시 내려오는 길이다. 낙화담에서 구 대피소까지 편도거리는 5.3㎞, 해인사로 하산길까지 포함하면 8.8㎞ 가량 된다.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걸어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받 은 글 |
첫댓글 감사합니다지원선생님~ 겨울에 아이잰끼고 가야산 산행도 아주 좋답니다...
한번씩 꼭 가보고 싶군요. 잘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돌아 보고 싶었는데 많은 도움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