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플에서 골라 본 영화.
웨스 앤더슨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만든 감독.
색감과 구도가 뛰어나서 숨이 막힐 듯한 영화입니다.
내용은 황당하기도 하고, 묘해서 현대 우화 같은 느낌이지요.
주요 인물은 자자 코다(왼쪽)와 그의 딸 리즐(오른쪽).
리즐 역을 맡은 미아 크리플턴은 케이트 윈슬렛의 딸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분위기가 비슷해요.
자자 코다는 자신이 종사하는 일에 일말의 회의나 죄책감 한 번 품어본 적 없는 인간.
의식을 잃고 사후세계에서 신(빌 머레이)을 만난 그는 묻습니다.
"임금을 주는데 왜 노예제가 잘못된 것인가요?"
그의 외동딸 리즐은 청빈을 중시하는 독실한 가톨릭 신도임에도 사치스럽게 장식된 파이프로 담배를 태우고,
수녀원장은 리즐을 환속시키면서도 수도원에 대한 지원금을 바라는 위선적인 속물이지요.
자자의 동업자는 사업상의 중요한 결정을 농구 시합으로 내리는 비합리성을 보여주고요.
‘페니키안 스킴’은 온통 아이러니함으로 가득 찬 현대 사회의 요지경을 비꼬는 풍자극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는 냉혈한처럼 보이던 자자는 딸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달라집니다.
감정이 고장 난 개인이 소통과 교감에 눈을 뜨는 영적 성숙의 여정이라고나 할까요?
재산을 몽땅 잃긴 했지만, 세상은 한결 나아졌고, 작은 식당을 경영하면서 부녀지간에 스스럼없이 포커를 치는 소박한 하루가 펼쳐집니다. 부유하지만 외로웠고 누군가에 대한 착취로 유지되던 예전의 삶과는 정반대되는 삶.
독특하고 창의적인 감독이 만든, 독특하고 상상력 넘치는 기발한 영화.
첫댓글 포스터부터 시선강탈. 😅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이라고 하니까
그 색들이 떠오릅니다
색감이 독특해서 좋았어요.
독특한 감독^^
쿠플은 축구 볼 대만 봤는데 좋은 영화도 많은가봐요.
그러나 저는 최근 안샘이 추천하신 기차의 꿈만한 영화는 당분간 없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 여운이 며칠이나 가고 있어요.
기차의 꿈은 완전 내 취향. 쿠플은 회비 내는 게 아까워 영화 열심히 찾아보고 있어요.
아, 보내주신 책 두더지 잡기 - 너무 좋아요. 딱 내 취향.
@바람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