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ONT color=#008000>임은숙 시 모음 30편<BR>☆★☆★☆★☆★☆★☆★☆★☆★☆★☆★☆★☆★<BR>《1》<BR>5월 수채화<BR><BR>임은숙<BR><BR>흩어지는 라이라크향기 속에<BR>옛 생각이 어지럽다<BR><BR>꽃이 피어 기쁜가<BR>잎이 지어 슬픈가<BR><BR>어차피<BR>오고가는 인생의 섭리<BR><BR>5월의 언덕에서<BR>안타까이 그대를 부를 때<BR>마음 깊은 곳에선 이미 낙엽이 흩날리고 있었음을<BR><BR>귀에 익은 휘파람소리<BR>들리는 것 같아<BR>자꾸만 뒤돌아보는 그 언덕에<BR>때 아닌 찬바람만 서성이고<BR>가녀린 가지 위에 두툼하게 내려앉은 꽃은<BR>말없이 꽃잎만 떨어뜨린다<BR><BR>메마른 가슴에<BR>뚝뚝<BR>떨어져 퍼지는 보랏빛물감<BR><BR>다시 봄이 간다<BR>☆★☆★☆★☆★☆★☆★☆★☆★☆★☆★☆★☆★<BR>《2》<BR>가면<BR><BR>임은숙<BR><BR>내 속에<BR>나를 감추고<BR>세상을 마주한다<BR><BR>어쩌면 모두는<BR>천성적으로 어둠을 즐기는<BR>족속<BR><BR>겉모습 하나로<BR>모든 걸 단정 지을 수 없는<BR>세상 속의 우리<BR><BR>내일 또 다시<BR>한 장 베일로 세상을 현혹하더라도<BR>오늘은<BR>내 시선 끝에 가려진<BR>보이지 않는 너의 옷을<BR>벗기고 싶다<BR><BR>그리고<BR>나도 벗고 싶다<BR>☆★☆★☆★☆★☆★☆★☆★☆★☆★☆★☆★☆★<BR>《3》<BR>갈대 숲 <BR><BR>임은숙<BR><BR>떠나간 너의 환영인 듯<BR>갈대 숲 사이로<BR>몽환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BR>낯익은 너의 모습<BR><BR>사랑한다, 속삭이던 너의 고백이<BR>바람 되어 내 귓가를 간질이고<BR>떠나간다, 눈물짓던 너의 모습이<BR>빗물 되어 내 눈가에 매달리고<BR><BR>파도처럼 밀려갔다 밀려오는<BR>너와 나의 사랑얘기<BR>별이 되어 갈대 숲에 내려앉는<BR>너와 나의 지난 얘기<BR>나를 울린다<BR>☆★☆★☆★☆★☆★☆★☆★☆★☆★☆★☆★☆★<BR>《4》<BR>고독의 시<BR><BR>임은숙<BR><BR>별 같은 환상만으로<BR>순간의 희망을 안고 내일로 가기엔<BR>슬픔의 깊이만큼이나 진한 고독을 짊어져야 합니다<BR>하나씩 잃어가며 얻어지는<BR>작디작은 빛들은<BR>가슴 떨리는 아픔의 대가입니다<BR><BR>그대가 나에게<BR>내가 그대에게<BR>사랑한다 속삭이며 뜨겁게 포옹하는 날까지<BR>우리는 식은 차 한 잔과 스산한 바람의 대화를<BR>수없이 엿들어야 합니다<BR><BR>밤기차소리가 처량하게 들려올 때<BR>그대의 따스한 음성은 늘 내 귀가에 머무르고<BR>슬픈 듯 흐느끼는 뻐꾸기울음소리<BR>내 그리움이 되어 그대 창을 두드리고<BR><BR>하나씩 밀려왔다 다시 멀어져가는 하얀 밤이<BR>잎새 끝에 매달려<BR>새벽이슬 같은 여운을 남깁니다<BR>☆★☆★☆★☆★☆★☆★☆★☆★☆★☆★☆★☆★<BR>《5》<BR>그대가 아니라도<BR><BR>임은숙<BR><BR>보이지도<BR>잡히지도 않는<BR>봄바람이 그토록 좋았던 건<BR>그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BR><BR>이름 모를 새소리<BR>음악처럼 들리고<BR>꽃잎 안고 흐르는 강물이<BR>그토록 눈부신 것도<BR>그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BR><BR>그대가 아니라도<BR>봄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BR><BR>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새와<BR>얼음 밑에서도 흘러야만 하는 강<BR>그대로가 운명인 것을<BR><BR>예고 없이 왔다가<BR>몇 방울의 눈물을 기어코 거두어가는<BR>붉은 계절의 쓸쓸함도<BR>그대와는 무관한 자연의 섭리인 것을<BR><BR>굳이 그대가 아니라도<BR>세상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BR>☆★☆★☆★☆★☆★☆★☆★☆★☆★☆★☆★☆★<BR>《6》<BR>그리움의 강 사이 두고<BR><BR>임은숙<BR><BR>잠자는 시간동안의 헤어짐도 못내 아쉬워<BR>충혈 된 눈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우던<BR>투정 많은 그 여자<BR><BR>그 여자에겐<BR>스치는 바람의 흐느낌도<BR>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가을 들녘도<BR>감동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BR><BR>그리움의 강을 뛰어넘어<BR>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기는 것이야말로<BR>그 여자의 가장 절박한 소원이었기에<BR><BR>짧기만 한 통화시간 고무줄처럼 늘이지 못해<BR>가느다란 전화선만 애꿎게 집어 뜯던<BR>심술쟁이 그 남자<BR><BR>그 남자에겐<BR>반짝이는 네온사인사이로 오가는 연인들의 속삭임도<BR>자정 지난 노천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애달픈 사랑노래도<BR>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BR><BR>기다림 저편에 쓸쓸히 자리한<BR>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는 것이야말로<BR>그 남자의 가장 절박한 바램이었기에<BR><BR>그리움의 강 사이 두고<BR>달 밝은 이 밤도 처절한 몸부림으로 서로를 부르는<BR>그 여자 그리고 그 남자<BR>☆★☆★☆★☆★☆★☆★☆★☆★☆★☆★☆★☆★<BR>《7》<BR>그리움의 반란<BR><BR>임은숙<BR><BR>그대의 차가운 빈자리가<BR>내 가슴에 시커먼 구멍을 뚫습니다<BR><BR>새삼 그대와 나 사이의<BR>허물래야 허물 수 없는 그 벽의 존재로<BR>가슴 한편이 싸하니 시려옵니다<BR><BR>예기치 못한 슬픈 상황마저도<BR>무가내로 견뎌야만 하는 무기력함이<BR>나를 슬픔에로 몰고 갈 때<BR>그대 정녕<BR>너 사랑한다 외칠 수 있는 겁니까!<BR><BR>새벽녘 풀잎에 맺힌 한 방울 이슬처럼<BR>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내 사랑을 그려보며 그 두려움에<BR>사뭇 떨리는 몸짓으로<BR>이 밤 차거운 달빛과 마주앉았습니다<BR>☆★☆★☆★☆★☆★☆★☆★☆★☆★☆★☆★☆★<BR>《8》<BR>그림자<BR><BR>임은숙<BR><BR>차가운 별 하나 창을 기웃거리는 시간<BR>당신에 대한 나의 그리움은<BR>뜨거운 기도의 눈물이 됩니다<BR><BR>아주 옛날 당신과 알지 못할 때의<BR>나의 슬픈 방황을 떠올리며<BR>어둠의 터널 속에서 손잡고 허덕이는<BR>우리를 봅니다<BR><BR>당신과의 작은 사랑이 큰 행복 되어<BR>그제날의 아픔이 빛바래어져가는 지금<BR>나는 당신의 그림자가 되어버렸습니다<BR>밤이면 모습을 감춰야만 하는<BR>참으로 슬픈 그림자가 되어버렸습니다<BR><BR>사랑하는 오늘이 행복이라는<BR>숙명의 만남이기에 우리는 언제까지고 하나라는<BR>당신의 그 한 마디에 내 전부를 걸고<BR>오직 한 사람의 슬픈 그림자가 되어<BR>이 밤도 찬별로 밤하늘에 자리합니다<BR>☆★☆★☆★☆★☆★☆★☆★☆★☆★☆★☆★☆★<BR>《9》<BR>기억의 숲에 바람이 일면 <BR><BR>임은숙 <BR><BR>세상은 우리를 <BR>만나게 하고 아프게도 하지만 <BR>그 안에서 너와 나는 <BR>지울 수 없는 기억의 끈을 잡고 <BR>서로에게 미소를 짓기도 한다 <BR><BR>익숙한 산책길에 <BR>어느 날 문득 깔렸던 낯선 느낌은 <BR>아쉬움이라는 이름으로 <BR>가슴 깊이에 심어졌다 <BR><BR>그 씁쓸한 허허로움은 <BR>너의 부재가 가져다준 어둠 때문이었을까? <BR><BR>다시 <BR>하나의 작은 그림자 되어 <BR>투명한 몸짓으로 <BR>형체 없이 흔들릴 나를 향해 <BR>저만치 바람이 차겁게 미소를 짓는다 <BR>☆★☆★☆★☆★☆★☆★☆★☆★☆★☆★☆★☆★<BR>《10》<BR>기억의 저편<BR><BR>임은숙<BR><BR>홀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이<BR>외줄기슬픔이 되기까지<BR><BR>다시<BR>그 슬픔이 지독한 미움으로<BR>내 안에 자리하고<BR>그 미움마저 빛이 바래어<BR>무심한 눈길로 세상을 마주하게 되기까지의<BR>수많은 낮과 밤<BR><BR>어둠을 적시던<BR>별의 눈물과<BR>깡그리 비워내지 못한 미련의 공허<BR><BR>주저앉고 싶었던<BR>먼 길과<BR>눈을 감지 않아도 이어지는<BR>긴 어둠 속에서<BR>얼마큼의 방황을 거듭했던가<BR><BR>꽃이<BR>피고 지는 사이<BR>얼마큼의 밤을 하얗게 지새웠던가<BR><BR>먼 곳에 바람이 분다<BR>내 안에 꽃이 핀다<BR>☆★☆★☆★☆★☆★☆★☆★☆★☆★☆★☆★☆★<BR>《11》<BR>꼭두각시인생<BR><BR>임은숙<BR><BR>곧게 가라기에<BR>에돌며 헤매지 않았고<BR>욕심을 버리라기에<BR>손에 쥐어진 것조차도 망설임 없이 놓아버렸다<BR><BR>앞만 보고<BR>달려온 세월<BR>지금에 와서 뒤돌아보니<BR>희미한 발자국마저 남아있지 않다<BR><BR>나무그늘에 앉아<BR>나는 새들의 날갯짓이라도 흉내내볼 걸<BR>봄 한철<BR>여러 꽃의 향기라도 알아둘 걸<BR><BR>텅 빈 손에<BR>텅 빈 속에<BR>텅 빈 머리<BR>내 것이 없다<BR><BR>곧게 가란다고<BR>욕심을 버리란다고<BR>무심히 흘려보낸 세월<BR>그렇다할 아픔 한 조각마저 내게는 없다<BR>☆★☆★☆★☆★☆★☆★☆★☆★☆★☆★☆★☆★<BR>《12》<BR>꽃이고 싶다<BR><BR>임은숙<BR><BR>한 송이<BR>꽃이고 싶다<BR><BR>향기로 너에게 닿아<BR>바람의 입으로 그리움을 속삭이는<BR>너를 위한 꽃이고 싶다<BR><BR>내 생각 속에<BR>둥지를 틀고 있는 너의<BR>찰랑이는 기쁨이 된다는 건<BR>지친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된다는 건<BR>벅찬 행복이다<BR><BR>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으로<BR>너의 마음에 잔잔한 평화가 찾아든다면<BR>내일도 오늘 같은 향기로 너를 부를 것이다<BR><BR>맑은 날<BR>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랑노래에<BR>조용히 귀 기울이는<BR>한 송이 꽃이고 싶다<BR>☆★☆★☆★☆★☆★☆★☆★☆★☆★☆★☆★☆★<BR>《13》<BR>꽃잎이 지고 있습니다<BR><BR>임은숙<BR><BR>흩날리는 꽃잎 사이로<BR>오렌지빛 노을이<BR>슬프도록 아름답습니다<BR><BR>긴 그림자 하나 품은<BR>오월의 숲길이<BR>텅 빈 듯 가득 차있습니다<BR><BR>사랑도<BR>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임을<BR>미움도<BR>때가 되면 꽃잎처럼 흩날리는 것임을<BR><BR>그대<BR>다시 꽃처럼 피었는데<BR>길 잃은 내 마음은<BR>향기조차 느낄 수 없습니다<BR><BR>어깨 위에<BR>수없이 내려앉는 꽃잎이<BR>간절한 그대 부름인 줄 알면서<BR>이토록 쉬이 외면하는 지독한 무심함이<BR>낯설지만 퍽이나 자연스럽습니다<BR><BR>가장 찬란했던 내 생의 순간순간이<BR>시간이 파놓은 세월구덩이에<BR>꽃잎처럼 쌓이고 있습니다<BR>☆★☆★☆★☆★☆★☆★☆★☆★☆★☆★☆★☆★<BR>《14》<BR>나를 찾아서<BR><BR>임은숙<BR><BR>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BR>세상이 아니었다<BR><BR>이토록 모진 어둠 속에<BR>나를 가두는 건 나 자신이었다<BR><BR>바람 같은 자유를 원했지만<BR>바람처럼 소탈하지 못했고<BR>마른 꽃잎처럼 부서지는 환상에<BR>수많은 불면의 밤을 건너야 했다<BR><BR>세월의 그릇 안에<BR>수북이 담긴 기억은<BR>시도 때도 없이<BR>낯선 그리움 속을 헤매게 했다<BR><BR>한없이 달리고 싶은<BR>어설픈 충동<BR><BR>새벽이 오면 나는 떠나야 하리<BR><BR>밤을 지새운<BR>별 하나 친구하여<BR>잔디의 깊은 잠을 깨우며<BR>이제 떠나야 하리<BR>☆★☆★☆★☆★☆★☆★☆★☆★☆★☆★☆★☆★<BR>《15》<BR>낙화의 계절<BR><BR>임은숙<BR><BR>더 깊게<BR>사랑하게 하소서<BR><BR>바람 따라<BR>어디론가 한없이 밀려가는 사유<BR><BR>그대가 있어<BR>고독이 짙은 계절<BR><BR>처음이라는 말보다<BR>마지막이라는 낱말에 뭉클해지는<BR>가을에는<BR>더 큰사랑을 하게 하소서<BR><BR>뜨거운 날<BR>미처 하지 못한 얘기<BR>단풍잎에 붉게 새기며<BR>먼 기억 속을 서성이게 하소서<BR><BR>落花도 꽃이런가<BR>떨어지는 것과 이별하는 것들을<BR>사랑이라 이름하여<BR>눈물 같은 어제를 떠올리게 하소서<BR>☆★☆★☆★☆★☆★☆★☆★☆★☆★☆★☆★☆★<BR>《16》<BR>내 아픈 사랑<BR><BR>임은숙<BR><BR>모든 것을 예감하고 시작하지 않았던가요?<BR><BR>함께 하는 시간보다<BR>떨어져 그리워하는 시간이 많을 줄 알고<BR>시작한 우리 만남 아니던가요?<BR><BR>손잡은 기쁨과 행복보다<BR>외로움과 서글픔의 量이 더 많을 줄 알고<BR>시작한 우리 사랑 아니던가요?<BR>기다림으로 가슴이 가맣게 타서 재가 될 줄 알고<BR>시작하지 않았던가요?<BR><BR>그러나<BR>지금에 와서 아픕니다<BR>바람처럼 스치는 연인들 그림자만 봐도 슬픕니다<BR>따스한 찻잔 마주하고도<BR>차가운 빗줄기 속에 서있는 듯 쓸쓸함에<BR>눈물이 흐릅니다<BR><BR>내 사랑은 모든 걸 이겨나갈 거란 각오로 시작했는데<BR>지금은 지금은<BR>아픕니다<BR>슬픕니다<BR>못 견디게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BR>☆★☆★☆★☆★☆★☆★☆★☆★☆★☆★☆★☆★<BR>《17》<BR>눈사람의 하얀 꿈이 <BR><BR>임은숙<BR><BR>매서운 바람이 스치고 지난 거리에<BR>조용히 어둠이 깔리고 있습니다.<BR>언제나처럼 짙은 어둠 속을 두리번거리지만<BR>종일 생각 속에 머문 그대는 이 시간도 보이지 않습니다<BR><BR>그리움의 무게만을 더해주는 차거운 계절을 탓하며 <BR>어딘지 모를 곳으로 정처 없이 달리는<BR>열차의 뒤꽁무니에 바람처럼 매달려봅니다<BR>그렇게라도 그대에게 닿고 싶은 마음입니다<BR><BR>긴 밤이 시작되는 길목<BR>종이부스러기처럼 흩날리는 눈꽃을 기다립니다<BR><BR>머리 위에, 어깨 위에 하얗게 눈이 쌓여 작은 눈사람이 된 나를 봅니다<BR>변함없이 한자리에서<BR>새벽을 기다리고 아침을 맞이하고 또 하루를 보내며<BR>먼지바람 속에서도 오직 하나의 하얀 순정으로<BR>그대와의 봄을 꿈꾸며 추위에 주저앉지 않는 눈사람이 된 나를 봅니다<BR><BR>긴 추위를 인내한 한 송이 매화꽃이 화사하게 미소를 지을 때<BR>싱그러운 초록의 입맞춤에 한 줄금 환희를 숨 가쁘게 토해내며<BR>간지러운 햇살 앞에 기지개를 켜는 작은 풀잎처럼<BR>나, 그대 가슴에 투명하게 녹아버릴 것입니다<BR>뜨거운 그대의 혈관 속으로 봄이 되어 흐를 것입니다<BR>☆★☆★☆★☆★☆★☆★☆★☆★☆★☆★☆★☆★<BR>《18》<BR>둥지<BR><BR>임은숙<BR><BR>안아주는 것보다<BR>안기는 것에 길들여지고<BR>내어주기보다<BR>받는 것에 익숙했었다<BR><BR>네 안에<BR>내 집을 짓고서<BR>나는 왜<BR>너의 집이 되지 못했을까<BR><BR>하늘에 살고 있는<BR>별처럼<BR>반짝이기라도 할 것을<BR><BR>바람을 이고 사는<BR>나뭇잎처럼<BR>미소라도 보내줄 것을<BR><BR>서로에게 닿는<BR>마음의 길을 버려 두고<BR>기대려고만 하는 나에게<BR>언제면 너의 둥지가 만들어질까<BR>☆★☆★☆★☆★☆★☆★☆★☆★☆★☆★☆★☆★<BR>《19》<BR>마음과 마음 사이 <BR><BR>임은숙<BR><BR>구름과 구름사이<BR>나무와 나무사이를<BR>멋대로 나드는 바람조차도<BR>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는<BR>마음과 마음사이 거리는<BR>믿음과 진실에 있다<BR><BR>멀리 있어도 지척인 듯<BR>믿음과 진실만으로<BR>수많은 계절을 묵묵히 견디는<BR>그 드팀없는 인내<BR><BR>새벽녘 홀로 듣는 빗소리에도<BR>투명한 하오의 햇살 속에도<BR>따뜻한 그대 안부가 있다<BR>☆★☆★☆★☆★☆★☆★☆★☆★☆★☆★☆★☆★<BR>《20》<BR>멈춘 것이 아니야<BR><BR>임은숙<BR><BR>네가 떠난 뒤로<BR>모든 것이<BR>멈추어버린 것만 같았지<BR><BR>그리움도<BR>기다림도<BR>그때 그 자리에<BR>굳어버린 것만 같았지<BR><BR>홀연<BR>어디선가 들려오는<BR>작은 음성 하나<BR><BR>멈춘 것이 아니야<BR>이렇게 쌓여가잖니<BR>사랑이<BR><BR>펑펑 퍼붓는<BR>저기 저 흰 눈이 하는 말 <BR>☆★☆★☆★☆★☆★☆★☆★☆★☆★☆★☆★☆★<BR>《21》<BR>바보들의 사랑이야기<BR><BR>임은숙<BR><BR>내 작은 마음하늘에<BR>눈부신 햇살이 가득한 날이나<BR>구질구질 비 내리는 어두운 날이나<BR>그대는 늘 함께였습니다<BR><BR>싱그러운 미소로, 뜨거운 포옹으로<BR>가끔은 가을나무의 쓸쓸함으로<BR>그대는 늘 함께였습니다<BR><BR>가슴 가득 느껴지는 행복사이로<BR>살포시 고개를 내미는 아픔<BR>그대의 미소로 지워버립니다<BR>그대의 포옹으로 녹여버립니다<BR><BR>어느 날엔 큰 산 같은 그대에게 기대여<BR>작은 새처럼 그대를 의지하기도 하고<BR>어느 날엔 많이 힘들어 보이는 그대한테<BR>내 작은 어깨 내어주기도 합니다<BR><BR>세상 끝까지 함께 가야 할 그대<BR>힘든 사랑 앞에 안쓰러움으로 서로를 바라보기도 하지만<BR>우리에겐 무엇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미래가 있다고 믿으며<BR>숙명의 오늘을 사는 바보, 그대와 나입니다<BR>☆★☆★☆★☆★☆★☆★☆★☆★☆★☆★☆★☆★<BR>《22》<BR>사랑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BR><BR>임은숙<BR><BR>밀려오는 그리움에 잠시 모든 걸 잊고<BR>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BR><BR>주변 모든 것이 좀 전과 다를 바 없는데<BR>내 마음은 왜 순간적으로 떨리는 걸까요?<BR><BR>소리내어 그대를 부르고 있습니다<BR>별일 없는 거지요?<BR><BR>그리고 잠시<BR>세차게 뛰는 마음 진정합니다<BR><BR>노랗게 타들어 가는 나의 그리움이<BR>그대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BR>목마른 나의 기다림이<BR>그대 어깨에 무게를 더하지 않도록<BR>커져만 가는 나의 사랑이<BR>우리의 내일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BR>너무 그리워하지 말고 집착하지 말고<BR>무심히 흘러가는 구름처럼 내 마음에 자유를 주어야겠습니다<BR>☆★☆★☆★☆★☆★☆★☆★☆★☆★☆★☆★☆★<BR>《23》<BR>아름답게 빛날 모든 것에<BR><BR>임은숙<BR><BR>슬픔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BR>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이 뜨거운 것을<BR>눈물이라 이름하지 않겠습니다<BR><BR>외로움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BR>가슴 깊은 곳에 쌓이는 어둡고 무거운 것을<BR>고독이라 이름하지 않겠습니다<BR>그대 사랑하며 가는 길에 나에게 주어진<BR>하나의 과제라 믿겠습니다<BR><BR>기쁨이라 하겠습니다<BR>설렘이라 하겠습니다<BR>행복이라 하겠습니다<BR>그대와 사랑하며 가는 길에 만나는 모든 것에<BR>아름다운 이름 붙여주기로 하겠습니다<BR>그대로 하여 못난 내가 빛나듯<BR>어둡고 무거운 모든 것에<BR>밝은 이름 붙여주기로 하겠습니다<BR><BR>우리 사랑으로 빛날<BR>세상 모든 것에<BR>☆★☆★☆★☆★☆★☆★☆★☆★☆★☆★☆★☆★<BR>《24》<BR>외로움의 미학<BR><BR>임은숙<BR><BR>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이 감정을<BR>외로움이라 불러봅니다<BR>이젠 나에게서 이 외로움을 빼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BR>장미의 가시처럼 아름다운 우리 사랑에 틈틈이 박혀있는 아픔을 통해서<BR>성숙으로 치닫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또 그대를 떠올립니다<BR>그 누군가가 나에게 아픔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것<BR>나 또한 그 누군가에게 하나의 안쓰러움으로 되어버린다는 것<BR>한숨과 함께 어설픈 미소를 지어봅니다, 참으로 외로울 것 같은 내 표정 위에<BR><BR>이른 아침 눈이 떠짐과 동시에 시작되는 내 그리움처럼<BR>깊은 밤 벙어리 별들과의 하염없는 내 속삭임처럼<BR>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뚜렷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우리의 사연 하나하나가<BR>이 시간도 외로움이라는 실체 안에 안개꽃같이 무수한 꽃들을 피웁니다<BR><BR>한바탕 웃음 뒤에 눈가에 맺히는 눈물처럼<BR>격렬한 운동 뒤에 따르는 한동안의 숨고르기처럼<BR>짜릿한 환희의 순간에서 이어지는 가슴 아픈 현실이<BR>우리를 힘들게 합니다<BR>그림자처럼 따라오는 힘듦조차도 우리의 숙명이라는<BR>이미 그대와 나의 사랑일기 중에 자주 등장하는<BR>글귀로 되어버린 한마디 말이<BR>때론 그대의 음성으로, 때론 나지막한 나의 중얼거림으로 되어<BR>나는 결코 혼자가 아님을 부단히 속삭여주고 있습니다<BR><BR>늘 나와 똑같은 생각으로 똑같은 시간 위를 걷고 있을 그대를 떠올리며<BR>이 외로움이 결코 우리에게서 멀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BR>어쩌면 이 외로움이 있기에 긴 꿈속 같은 우리 사랑이<BR>현실이라는 종착역에 들어서게 될<BR>하나 또 하나의 찬란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BR>☆★☆★☆★☆★☆★☆★☆★☆★☆★☆★☆★☆★<BR>《25》<BR>우리 외롭지 않을 때까지<BR><BR>임은숙<BR><BR>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으로<BR>치유 못할 아쉬움이 커져만 갑니다.<BR><BR>해질 녘 노을 속에 곱게 누워<BR>잠재우고픈 그리움입니다.<BR><BR>수많은 약속들에 매달려 흐느끼는 하나<BR>또 하나의 무기력함은<BR>노랗게 타들어 가는 기다림의 하루에<BR>촉촉한 그리움을 그려줍니다.<BR><BR>지나가는 모든 것이 아쉬운 시간<BR>다가오는 모든 것이 두려운 시간<BR>그 시간 앞의 나는 후줄근한 모습으로<BR>창 밖을 마주하고 있습니다.<BR><BR>뭘 하고 있는지 뭘 해야 할지를<BR>모르는 어설픈 움직임이<BR>가끔 마음 깊은 곳에서<BR>작은 불안으로 다가옵니다.<BR><BR>바람의 한숨이 귓가를 스칩니다.<BR>사랑을 하고 있다고, 깊은 사랑을<BR>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고 속삭입니다.<BR><BR>너만이 힘든 것이 아니라고,<BR>너보다 힘든 이들이 많다고<BR>그렇게 속삭입니다.<BR><BR>적어도 그리움이 있지 않냐, <BR>그것마저도 없는 이는<BR>얼마나 슬퍼해야 하느냐고 울먹입니다.<BR><BR>얼마나 지났을까<BR>이른 시간에 떠오른 별 몇몇이<BR>새삼 반가운 척을 합니다.<BR><BR>아직은 아니지만 오래잖아 저들도<BR>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고 눈을 깜박입니다.<BR><BR>언젠가는 지금의 슬픔보다 곱절 큰 행복 안에서<BR>숨 쉴 수 있을 거라며 살짝 윙크를 보내옵니다.<BR><BR>나에게만 속하는 고요한 새벽, 바람이 차갑습니다.<BR>☆★☆★☆★☆★☆★☆★☆★☆★☆★☆★☆★☆★<BR>《26》<BR>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때<BR><BR>임은숙<BR><BR>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때가<BR>언제라고 생각해<BR><BR>이름 모를 꽃향기 그윽한 숲길 따라<BR>두 손 맞잡고 거닐 때<BR><BR>타는 노을이 아름다워<BR>서로의 눈가에 맺히는 이슬 닦아주던<BR>감격의 시간<BR><BR>두텁게 쌓인 흰 눈 위에<BR>선명한 흔적 남기며<BR>까르르 웃을 때<BR><BR>이 모든 것이<BR>우리가 함께임을 설명하기엔<BR>지극히 충분하지만<BR>진실로 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때는<BR>너와 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잊고 있을 때야<BR><BR>네 속에 내가 있고<BR>내 안에 네가 있는 안정된 시간 속에서<BR>지평선 저 멀리<BR>너와 내가 닿게 될 우리만의 낙원을 꿈꿀 때<BR><BR>그때가 바로<BR>너와 나 가장 가까이 있을 때야<BR>☆★☆★☆★☆★☆★☆★☆★☆★☆★☆★☆★☆★<BR>《27》<BR>이별에는 완성이 없다<BR><BR>임은숙<BR><BR>새벽이 오기 전까지의<BR>따분하고 무의미한 시간들에<BR>커다란 날개를 달아 등을 떠밀고 싶은 충동<BR><BR>여명전의 고요<BR>수십, 수백, 수천 번 반복되는 무기력한 몸짓<BR><BR>희미한 새벽빛 속으로<BR>아침이슬이 살포시 눈을 뜨면<BR>비로소<BR>툭툭 털고 일어나 어둠을 뒤에 남기고 나는 떠나겠지요<BR><BR>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낯선 시작의 길에<BR>스치는 바람에게 어수룩한 미소 보이며<BR>다시 언젠가처럼 눈망울에 두려움을 담겠지요<BR><BR>움츠릴수록 더더욱 파고드는 가슴 시린 바람의 사연은<BR>안 그래도 울고 싶은 나에겐 통곡의 이유가 되겠지요<BR><BR>시간이 흘러 어둠 걷힌 아침공기에<BR>심한 갈증을 느끼며 두리번거리는 내 모습이<BR>위태롭게 찬거리를 서성일 때<BR>다가와 잡아주는 손길이 있겠지요<BR><BR>햇살처럼 눈부신 나의 여름이겠지요<BR>찰랑찰랑 물소리가 들리는 사랑이겠지요<BR>슬프도록 아름다운 오렌지빛 노을을 향해 걸어가겠지요<BR>어둠이 내리기 전까지는……<BR>☆★☆★☆★☆★☆★☆★☆★☆★☆★☆★☆★☆★<BR>《28》<BR>조각달<BR><BR>임은숙<BR><BR>화려한 어제를 잊지 못해<BR>고운 눈망울에 슬픔을 매달았나<BR><BR>꽃이 피고 지고<BR>계절이 가고 오듯이<BR>돌고 도는 세상사<BR>영원은 존재하지 않는 법<BR><BR>기쁨 뒤엔 슬픔이요<BR>슬픔 뒤엔 평화<BR><BR>문득문득 찾아드는 아픔에<BR>뒤따르는 선택은<BR>끝없는 인내와 무기력한 주저앉음<BR><BR>이제<BR>슬픔은 치워요<BR>어차피 지나갈 어둠인데<BR>이왕이면 웃으며 가요<BR>☆★☆★☆★☆★☆★☆★☆★☆★☆★☆★☆★☆★<BR>《29》<BR>중년의 그대에게 <BR><BR>임은숙<BR><BR>잠 못 이루던 그대의 어느 새벽에 대하여<BR>멀어져간 그대의 어느 가을에 대하여<BR>나는 아는 것이 없네<BR><BR>푸릇하던 그대의 젊은 날에 대하여<BR>뜨겁게 타오르던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BR>나 또한 아는 것이 없네<BR><BR>하지만<BR>새소리 맑은 숲길에 그대가 흘린 긴 한숨과<BR>반백의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체념의 눈빛은<BR>분명 듣고 보았네<BR><BR>그대 눈빛이 말하네<BR>물처럼 흐르는 거라고, 돌아오지 않는 거라고<BR>우리네 인생 그런 거라고<BR><BR>그대 눈빛이 말하네<BR>곧게 가라고 뒤돌아보지 말라고<BR>그렇게 사는 거라고<BR>☆★☆★☆★☆★☆★☆★☆★☆★☆★☆★☆★☆★<BR>《30》<BR>집착은 괴로움<BR><BR>임은숙<BR><BR>나에 속한 그 어떤 물건에 한해서<BR>지나친 욕심을 부리다보면 즐거움이란 있을 수 없다<BR>항상 그것을 지키느라 팽이처럼 바삐 돌아쳐야하니<BR>그보다 큰 괴로움이 또 있을까<BR>지어는 물건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사람에게까지<BR>내 것이기에, 나의 소유인데 하는 쓸데없는<BR>집착에 빠질 때가 있다<BR>나 모르게 엉뚱한 일을 벌이고 다니는 건 아닌지,<BR>연락 올 시간도 지났는데... 하다보면<BR>따스한 차 한 잔 마주하고 여유 있게 책 읽을 시간마저도 없다<BR>삶의 여유를 즐겨보자<BR>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이에게<BR>좀 더 자유의 시간을, 자유의 공간을 주어<BR>마음껏 나래 펼칠 수 있게,<BR>그리고 자신에게도 마음의 여유를 주어<BR>보다 폭넓은 세상과 마주하도록 하자<BR>☆★☆★☆★☆★☆★☆★☆★☆★☆★☆★☆★☆★</FONT><BR><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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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면 벗고
세상을 바라보면
환한 세상이
가득할거예요
순수하게
바라보는 태도
우리가 배워야 할것입니다
삶의 여유를 즐겨보자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집착은
좋지 않은것
자유롭게
봐 주는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5월 수채화
임은숙
흩어지는 라이라크향기 속에
옛 생각이 어지럽다
꽃이 피어 기쁜가
잎이 지어 슬픈가
어차피
오고가는 인생의 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