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순대국과 뭉게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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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도 더 지난 후 우연하게도 첫사랑을 만났을 때 상대방이 불행한 처지에 있으면 가슴 아프고,
행복을 누리고 있으면 배 아프고, 다시 사랑을 돌이키자고 하면 머리가 아파진다고 합니다.
어떤 통로로든지 결혼 전 옛날 애인을 한 번쯤 만나본다고 하던데,
대부분은 차라리 만나지 않았던게 더 좋았다고 말한데요. 상대방의 모습 이전에 자신도 변했다는 건 자각하지 못하고 말입니다.
“남편이 늙는 건 이해해도 로버트 레드포드의 목에 주름이 생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쓴
어떤 여류작가의 글을 떠올리며 웃음 짓습니다.
가슴 속에 품어 온 자신의 젊은 날의 추억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겠지요.
25.3.4.화.
첫사랑과 순대국과 뭉게구름/홍사성
어쩌다 한번 보고 싶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어느덧 절정의 때는 지나 열정도 시들어
희로애락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지만
문득 첫사랑 애인을 만나면
누군들 지나간 날의 쓸쓸함에 대해 절망하지 않으랴
날마다 새롭게 나팔꽃처럼 벙글던 그녀가
순대국집 아줌마가 되어 있다면
혹은 어느 잘나가는 사내의 아내로 살아갈지라도
이제 만나본들 얼마나 서글퍼질 것인가
무슨 말을 할 것이며
또 어떤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조금은 그립고 아직 못다 한 말 있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잊지는 차마 못하겠거든
뭉게구름인 양 먼 산에 걸어놓고
그냥, 웃고 살자
5:01 - https://m.youtube.com/watch?v=i86CtlsSOR4&t=5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