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면 물 한컵 마시고 집을 나선다.
아파트 뒷산 밑에서 허리를 틀거나 앉았다 일서기를 하는등
맨손체조 비스므리 하게 오도 방정을 떨다가 들어오곤 하는것이 일상이다.
오늘도 문을 나서는데 현관 앞 복도에 아내가 내어놓은 음식물 쓰레기와
택배용 회색 비닐봉투가 눈에 띈다.
나가는 길에 그걸 들고나가서 분리 수거함에 버렸다.
....
거실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데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 아내게 아들이 그런다.
"택배 온것 못 보셨어요 ?
아내가 그런다.
"못 봤는데..." 하자.
"이상하다. 보냈다는데..."
아내는 못 봤다 아들은 왔을 것이다 하면서 말이 오고 간다.
듣고 있던 내가 궁굼 해진다.
"뭔데 그래 ?"
아내와 아들은 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내 말에 대답이 없이
자기들 끼리만 말이 오간다.
내가 재차 삼차 물어도 대답들이 없다.
그러다 내가 톤을 높여서 "도대체 택배 물건이 뭔데 그러냐 ?" 하자
아들이 다소 퉁명 스럽게 그런다.
"젠더요 .."
젠더가 무언지 선뜻 감이 오지않은 내가
"젠더가 뭐냐 ?"그 묻자 아들이 그런다.
"이어폰 젠더요 "
'아. 그것이구나 전기 코드에 꽂아서 충전 시키는거...'
......
"내가 아까 나갈때 구겨진 택배 비닐봉투가 있어서 분리 수거함에 버렸는데
그건지 모르겠다."
요즈음 택배 비닐봉투는 쌀자루만 한데 그속에 내용물은 쌀 한주먹 들어 있는듯이
포장만 그럴듯하게 거창하다.
아들이 급히 분리 수거장에 갔다 오더니
다행히 아직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았다 하면서 '젠더' 인지 '성(性)인지를 찾아온다.
내가 그랬다.
"찾는 물건이 무엇인지 무엇을 배달 시켰는지 말을 해야 알것 아니냐 ?"
아들 녀석이 약간은 못 마땅한 투로 그런다.
"뭘 사는지 일일이 다 말해야 되요 ?"
'어라 이것봐라 !
내가 말을 해야 안다는것은,
내가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을때 바로 대답을 했으면
그 물건 내가 버린것 같다 고 했을것 아니냐 는 뜻인데....
아내와 아들은 내가 언성을 높여 물었을때 마지못해서 대답하듯이
당신은 알것 없다는 식이었다.
내가 무얼 산것을 물은것이 아닌데...'
아 ! 그런 것이구나.
나는 무시 당하고 있었구나.
어느새 주도권에서 밀려난 이빨빠진 사자가 되어서 자리만 보전할뿐
이미 '그림자' 취급이 되어 있었구나.
만만한 아내에게만 신경질을 부렸다.
"내가 그림자 냐?" 고
아내는 아주 아주 미안한척 (?) 하면서 변명하기 바쁘다.
아들과 대화 하면서 잘 못 들어서이지 절대 그런것이 아니라고....
아들도 아마 못 들었을 것이라고...
나는 속으로는 그렇겠지 하며 자위를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주 아주 더 신경질을 부렸다.
신경질을 부리던 안 부리던
이미...
서글프게도 '그림자'가 되어 있는것이 변하지는 않는다.
......
오늘 저녁은 아들을 불러놓고 말 해야겠다.
"가빈이가 물어 보드라.
'할아버지, 지렁이는 무얼 먹고 살아 ?'
그래서
'아마 흙을 먹고 살걸 ... ' 했더니
'그럼 지렁이는 새끼를 어떻게 낳아 ?'
'그건 모르겠는데... ' 했더니
'숫놈 암놈은 어떻게 틀려 ?' 하며 그후에도
'왜 비가오면 도로에 지렁이가 있어?
지렁이는 집이 없어 ?'
끝도 없이 물어 보드라.
할아버니는 대답도 궁하고 귀찮기도 하고 약간은 짜증도 나더라
하지만 열번 물어도 열번 대답했다.
너, 키울때도 그랬어 .
그런데 너는 아버지가 뭘 묻는것이 대답하기도 귀찮고
쓸데 없는것 묻는다고 짜증도 나고 그러지?
너도 지금 가빈이 한테는 가빈이가 열번 물어도 열번 대답 할것이고...
아마 가빈이도 크면 네가 아버지 한테 하는것 처럼 너한테 그럴지도 모르겠다."
......
밴댕이 속알머리 '그림자'는,
이렇게라도
뒷끝을 보이지 않으면 홧병이 나서 못 살것 같다.
이 뒤끝은 '그림자'가 된자의 최고의 아우성이자 반란(?)이다.
첫댓글 ㅋㅋㅋㅋ
그러려니~~~~한지 오래됩니다. 저는..ㅋㅋ
오래 되었슴 .. 그건 유령이우 ㅎ
그리구설라무네 ㅋ
깆다버리신분이 냉큼
헐레벌떡 찾아다가 제자리 놓아야하는거 아닌감유??ㅋㄱ
우리집은 그려유 . ㅠㅠ
내가 왜 ?
그림자가 왜 ?
@등애거사 ㅎㅎㅎㅎㅎㅎ
그림자란거
참
좋아요~~ ㅎㅎ
@어짐 그림자 끼리 한번 만납시다.
그림자라서 귀신도 몰라요 ㅎ
@등애거사 ㅎㅎㅎ
네
그림자들 모여라~~~
추진해 주세요^^
@어짐 그런데 그림자 추진에
몇이나 응해 주겠어요 ?
진짜루다가 한번 해 볼까나 ..ㅎ
@등애거사 일단 제가 있어유~~~~ ㅎㅎ
@등애거사 저는 저를 그림자취급하시던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해당사항이 없네요 ㅎ
거사님 고향이 장암어디세요?
이번에 저희어머님 장암 그쪽에 모셨는데
정말 코딱지만한 물건도 커다란봉투에 오긴하드라구요 ㅠㅠ
분리수거 양만 많게시리
장암면 지토리요
ㅎㅎ 명당에 모셨구만 ..
함 봅시다요
얼매나 늙었나도 궁굼허구 ...
- 늙은 등애거사가 -
@등애거사 지토리에 아번님이 밭을 사셨다가 아프셔서 팔았다 하셨는데
거기 부활동산이라고
규암교회 묘지가있어요 ㅎ
팍싹 늙어서 볼품이. 없슈 ㅠ
@등애거사 내는 내산면에서 딱 1년 살았던적있었는데..^^
@북한강 외산면 내산면. 이 있어요
@메아리 규암 에서 구룡면 지나면 내산면 다음이 외산면이죠. 논티장에 자주 갔었는데..
@북한강 저는 시댁쪽이라
시댁은 규암면이고 외산면과 내산면은 들어만봤어요
ㅋㅋㅋ 남자가 왜 그래
카거나 말거나 뒷풀이해야 건강합니다 ㅎㅎ
잘 계시지요
이쁜 가빈이와 이 여름 잘 이겨내시길요~~
남자라서 그런게 아니고 남편이고 애비라서 그려요
왜요 ? 뭐 잘 못댓슈 ? ㅎ
가을 바람 쏠쏠 불어 오면 볼수 있으려나....
둘다 내쫓아버려요.....~~~~~
ㅎ 이미 쫒겨난 분이 그런말을 할것은 아닌것 같은디요
여름 잘 나시고 션헌 바람 불때 손목운동 함 합시다요.
이미 연세도 고래희에 자주 봐얄텐데...
공감이 가는글 재밋게 읽었습니다.
조금 서글퍼 지기도 해요
ㅎ 공감이 되면 안 되는데....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살아야 되는데...
세월이 그렇게 ....
세월이 빨리 가는건지
내가 빨리 늙는건지
꿈속에 본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ㅎ
어느집은 그 반대도 있어요 나이 들어가니 말도 한번에 못알아듣는게 있고
다시 물으면 침묵하고 ㅋ
답답한 사람이 우물판다고 또 물어보고 일상속에 가끔씩 일어나는 일들
나이듬은 슬픈일인것같아요
모든면에서 ㅎ
ㅎ 듣기 싫을말 들으면 못 들은체 하는 우리의 은아님 !
현명 하십니다요.
나이가 그렇게 만들었네요...
등애님.. 올만이요.
천상천하 유아독존 ~ 여기 아직 그림자처럼 살아있소.
휴일날 사당에서 날 한번 잡아요. 손목운동 좀 하게 ~
ㅎ 죽는게 나아여
농담인거 아시쥬?
그러다 정말 죽을라아.~333
@등애거사 죽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소. 맞아서 디질수도 있고... 농담이요. ㅋㅋㅋ
아직은 오산비행장에 있어서 휴일에만 서울가여.
조만간 일잔합시다.
@국비 저는 여인 없으면 남자는 삻습지요.
국가 비밀 입니다요.
@등애거사 켁 ~ 나도 시골생활에 여인이 없어진지가 12년이 되었소.
그대는 도시생활자이니 여인을 구해오세요. ㅎ
뒤끝거사로 개명하세요 ㅎㅎ
그런 상황에서 겨우 한다는 반항이 뒤끝이우
그거라도 하게 내비둬유
세월이 만든 현실...
그림자도 있어야 돌아갑니다
노여워마시고 평안한 밤 돠소서~^^
그럼요.
그리고 노여워 해 봤자 누가 알아나 주간디요 ㅠ
@등애거사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