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베리 필드
김영미
아이들이 어디서 오는지 알게 되었어요
참 촘촘한 배열이지요
웃을 때마다 피어오르는 씨앗들이지요
붉은 철문 너머 여기저기 박혀 노는 아이들
나는 별명이 딸기였어요
딸기 씨 이것 좀 먹어봐
딸기 씨 여기 좀 봐봐
어리고 작은 나의 주근깨들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의사를 붙잡고 떠들었어요
어머, 술 취한 거 같아요
일찍 자기의 토대를 알아버린 아이들은 심지가 차요
아무리 불을 붙여도 일렁이지 않아요
단단하게 물렁한 볼 여기저기를 기습하는 뽀뽀
하지 마 너무 떨리잖아 나를 다 빨아먹을 것처럼
한철 앞선 과일만 탐내던 나의 식욕은 곧 사그라들 것입니다
입 안에서 사라지는 나의 씨앗들
비 내리는 스트로베리 필드*입니다 나는 너무 젖어
그만 무릎을 잃어요
발목을 스치는 작은 꽃들은 언제 열매를 배게 될까요
아이들이 어디서 오는지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어디로 사라지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
* Strawberry Field : 리버풀의 구세군 고아원. 2005년에 문을 닫음.
⸻월간 《시인동네》 2018년 7월호
------------
김영미 / 1975년 경기도 양평 출생. 서울시립대 철학과 졸업. 20012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