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저희 조금 있으면 출발할 건데, 시간 괜찮으신가요?”
출발하기 1시간 전, 준비를 마친 전성훈 씨가 할머니께 전화를 드린다.
“지금? 음…. 좀 있으면 아름이가 온다는데 그때 같이 오면 어떨까?”
“아름 씨요?”
“응. 오늘 온다 했나, 내일 온다 했나. 언제 온다고 했는데 그때 같이 오면 어떨까?”
“아, 아름 씨가 내일 오시나요?”
“몰라요. 언제라고 말했는데 모르겠네. 아름이랑 전화를 해봐요.”
할머니께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연휴를 맞아 동생 아름 씨가 할머니 댁에 온다는 소식이다.
함께 오는 게 어떠냐는 할머니의 제안이 괜찮은 듯해 전성훈 씨께 다시 여쭤보았다.
당연하게 전성훈 씨가 웃으며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저는 저녁 늦게 가는데 시간이 괜찮을까요?
아니면 토요일 점심을 같이 먹어도 좋겠어요. 어차피 제가 자고 토요일에 갈 거라서요.”
“그렇군요. 그럼 전성훈 씨랑 의논하고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네, 오빠한테 물어봐 주세요.”
동생 남편이 퇴근하고 할머니 댁에 가야 해서 저녁을 먹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한다.
다행히 하루 묵고 다음 날 가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비록 오늘 할머니와의 외식은 못 해도 내일 할머니, 동생, 조카들까지 볼 수 있다니.
전성훈 씨는 언제라도 괜찮다는 듯 ‘네’라고 답한다.
약속을 다시 잡은 뒤에는 계획대로 할머니께 드릴 양산과 카네이션을 사러 시장에 들렀다.
“하늘색이요!”, “빨강!”, “꽃!” 선물을 고를 때마다 전성훈 씨의 뜻이 분명하다.
하늘색으로 사기로 했던 양산은 고르고 골라 꽃이 흐드러지게 그려진 검은색 양산으로 골랐다.
카네이션은 꽃집 세 곳을 들러 분홍색 화분에 담긴 빨간색 카네이션으로 구입했다.
마지막으로 양산을 포장할 포장지까지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양손 가득 선물을 든 전성훈 씨가 차에서 내린다.
2023년 5월 4일 목요일, 박효진
5월 4일 목요일, 제가 기록하는 종이 달력에 수정 테이프가 한 줄 그여 있습니다. 테이프 아래 ‘전성훈 > 할머니 점심 외식’이 적혀 있네요. 함양으로 향하던 차를 세우게 한 어느 발에 실린 흥겨운 마음을 읽습니다. 정진호
5월 가정의 달이네요. 변경된 계획도 좋네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신아름
오랜만에 할머니 댁이 북적하겠습니다. 손자, 동생, 처남, 삼촌으로서 성훈 씨도 함께하니 기쁘고 감사합니다. 월평
전성훈, 가족 23-1, 전성훈아름이아빠
전성훈, 가족 23-2, 동생입니다
전성훈, 가족 23-3, 할머니한테 전화할까요?
전성훈, 가족 23-4, 우리 훈이 잘 부탁합니다
전성훈, 가족 23-5, 어떻게 집으로 돌아올까요?
전성훈, 가족 23-6, 제가 데려다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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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가족 23-8, 잘 부탁합니다
전성훈, 가족 23-9, 둘째 조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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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가족 23-14, 할머니 뵈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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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가족 23-16, 아름이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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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가족 23-20, 우산보다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