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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를 정리해보니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동안 총 45권의 책을 읽었더라구요. 마음 같아서는 45권 모두를 추천하고 싶지만 그러면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아마 2~3탄 내외의 양으로 간추릴 것 같아요. 엑기스만 쏙 쏙 뽑아서 추천드리는만큼 정말 좋은 책들이니까 찬찬히 읽어보시면 좋을거예요!
(시집은 나중에 한꺼번에 묶어서 올릴 예정이라, 지금은 소설과 에세이 위주로!)
[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
/ 김규항
김규항 작가님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신 분이예요. 그래서 사회의 여러 분야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으로, 한편으론 시원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짧게 짧게 글을 쓰셨어요. 처음에 제목만 보고 감성적인 내용인가, 싶었는데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똑똑한 비평가의 글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요즘,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우리가 '문제'라고 여기거나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고 명료하게 글을 쓰셨어요. 다 읽고 너무 좋아서 부모님께도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렸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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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깨지고 흐트러진 세상의 조화를 회복하려는 노력이다.
그래서 평화는 단지 온화한 미소가 아니라 종종 분노와 함성을 수반한다.
[ 오직 두 사람 ]
/ 김영하
이건 너무 유명해서 굳이 추천을 해야 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으니까 제가 한 번 더 추천을 해 볼게요.. 김영하 작가님은 원래부터 너무 좋아했는데 가장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다른 책들을 읽느라 뒤로 밀려서 읽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tvn 알쓸신잡'을 정주행하다가 김영하 작가님한테 다시 꽂혀서 집에 있는 작가님 책 다시 다 읽고 이 책까지 바로 구매해서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일단 이 책은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이구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서 쓰셨다고 해요. 가장 좋았던 편을 꼽고 싶지만 진짜 다 너무 좋았기 때문에..^_^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소설집이 김애란 작가님의 '비행운'이었는데 이젠 '오직 두 사람'으로 바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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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역주행하는 미친놈이 있다는데 너만은 아닐 줄로 믿는다며. 그 농담의 말미처럼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미친놈은 아마 한둘이 아닐 거고 저 역시 그 중 하나였을 거예요."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
/ 미셸 투르니에
다들 '로빈슨 크루소' 아시죠! 그 책을 투르니에가 살짝 재구성하고 사건들을 바라보는 시점을 이리저리 변경해서 쓴 소설입니다. 아 물론 로빈슨 크루소의 세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셔두 충분히 재밌게 읽으실 수 있어요. 두께감이 살짝 있고 책의 난이도도 중상~상 정도라서 아마 쉽게 도전하기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끝까지 다 읽고 나면 굉장히 뿌듯하실거예요, 아마! (왜냐면 제가 그랬기 때문..) 철학적인 내용이 조금 많은 편이긴 한데 그게 어렵거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구요 오히려 읽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하도록 만들어줘요. 저는 책을 읽을 때, 밑줄도 치고 메모도 하는데 이 책은 정말 메모가 빼곡할 정도예요.
( 민음사 버전의 책이 어려우실 것 같으면, 아래 두번째 책으로 읽어보세요. 작가가 같은 내용을 쉬운 버전으로 다시 만들었는데, 실제로 제 친구에게 이 책을 소개해 줬을 때 너무 어려워서 아래 책으로 읽었는데 쉽고 빨리 읽힌다고 하더라구요. 내용 상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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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잘 것 없는 일거리들과 의식들이 연이어져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자신이 그와는 다른 것들 동경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 사양 ]
/ 다자이 오사무
일본현대문학의 대표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발표 당시 일본 사회에서 '사양족'이란 유행어를 낳을 만큼 인기를 몰기도 했던 작품이다. 전후 일본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귀족의 굴레를 벗고 살아가려는 주인공 가즈코, 마약중독으로 파멸하는 남동생 나오지, 마지막까지 귀족의 귀품을 잃지 않는 어머니, 그리고 소설가 우에하라의 네 사람이 변주하는 절망과 희망의 노래를 담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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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저의 인생소설 상위권에 드는 소설이라 다자이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로 읽어 본 소설입니다. '인간실격'만큼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구요, 분량도 짧아서 쉽게 읽으실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내용이 굉장히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절대 가벼운 주제는 아니예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했는데 '와, 이렇게 짧은 분량의 소설로 이렇게 다양하고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다니!'하면서 놀랐을 정도예요. '인간실격'을 도저히 못 읽겠다, 하시면 '사양'이라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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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괴로워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괴로운 척한다고 수군댔다. 자꾸만, 빗나간다.
[ 뭇 산들의 꼭대기 ]
/ 츠쯔젠
『뭇 산들의 꼭대기』는 가상의 소도시 룽잔진을 배경으로 거칠고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 군상을 변화무쌍하고 뛰어난 필치로 그려낸다. 들고 나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내적 욕망과 외적 은원이 하나로 엮이면서 이곳 소설적 세계는 중국 현대 사회의 축소판, 일종의 만화경 역할을 하고 있다. 도살업자 신치짜, 수명을 점치며 비석을 새기는 난쟁이 안쉐얼, 사형을 집행하는 사법경찰 안핑, 룽잔진 보건소에서 근무하며 장애인이 된 대학 친구를 돌보는 탕메이, 장례식장 염습사로 반신불수가 된 남편을 20년째 수발드는 리쑤전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듯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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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소설 진짜 짱잼.. 완전 흥미롭.. 개인적으로 중국 소설에 흥미가 있는 편은 아니라서 아마 끝까지 제대로 읽은 중국소설은 이게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읽기 전에도 조금 두려운 마음이 컸는데 이렇게 재밌을 줄 1도 몰랐습니다 정말로! 사실 이 책은 여러번 추천을 받았었기는 했는데 제가 즐겨듣는 팟캐스트 '빨간책방'에서 다뤘더라구요. 그래서 그 방송을 듣다보니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분량이 꽤 있는 편인데 3일?정도 만에 다 읽고 사람들한테도 엄청 추천하고 다녔어요. 제가 쓴 이전의 책 추천글들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마담 보바리'라는 책이 드라마 뺨 칠 정도로 재밌는 내용이라고 했었거든요, 근데 이제 이 '뭇 산들의 꼭대기'도 '마담 보바리'의 옆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예요! (중국이다 보니 주인공들 이름이 조금 외우기 어렵긴 해요, 그래도 책 맨 앞에 인물관계도 정리되어 있으니까 참고해가면서 읽으세요!)
[ 내 마음의 낯섦 ]
/ 오르한 파묵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아홉 번째 장편 소설 『내 마음의 낯섦』. 이스탄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밝혀온 저자는 이민자 가족의 내러티브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 소설에서 이스탄불이라는 매혹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 냈다. 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 이후 인생의 역작을 저술하는 희귀한 작가가 되었다는 평을 들은 저자는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의 전통 음료를 파는 한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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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참 좋아해서 어떤 소설을 추천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상반기 결산이니까 제가 상반기에 읽었고, 실제로 작가도 작년 말에 출판한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이 책도 분량이 있는 편인데.. 오르한 파묵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 진행력이니만큼 편하게 읽으실 수 있어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신기했던게, 소설은 보통 하나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잖아요, 근데 이 책은 모든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돼요! 그래서 복잡한 사건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하나의 고정된 방향으로 바라보는게 아니라서 분명 책 한권을 읽었는데 여러 권을 복합적으로 읽은 느낌이 들어요. (저 이 책 읽고 이스탄불 너무 가고 싶어서 막 비행기 티켓 알아보고 했던 건 안비밀..) 아, 참고로 이 책의 주인공인 '메블루트'가 그렇게 잘생겼대요.. 소설 도입부에 작가가 몇 번이나 강조하고(ㅎ) 소설 내내 메블루트를 본 사람들이 메블루트를 묘사할 때 잘생겼다, 외모가 출중하다, 이런 얘기 꼭 나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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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사람들은 이것을 원하는데 다른 것을 얻기도 하지.
그래도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말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왜 행복하다고 하겠어?"
"부끄러워서... 진실을 받아들이면 더욱 불행해져서."
[ 이게 다예요 ]
/ 마르그르트 뒤라스
이 책은 소설은 아니구요, 실제로 뒤라스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자신의 연인에게 쓴 짧은 일기들을 모은 책이예요. 30분만에 다 읽긴 했는데 너무 여운이 남아서 괜히 감수성 풍부해지고, 눈물도 날 것 같고.. 새벽에 잠 안 올 때나 잔잔한 음악 들을 때마다 한번씩 뒤적거리는데 여전히 참 좋은 책이예요. 누군가에게 선물하기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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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신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너야.
넌 그걸 철석같이 믿어야 해, 너는."
[ 오스카리아나 ]
/ 오스카 와일드
오스카와일드가 생전에 했던 말들, 썼던 문장들을 엮어놓은 책입니다. 소설이나 에세이..라고 명하기도 어렵구 오스카와일드의 어록모음집?이라고 하는게 적당할 것 같아요. 실제로 책의 부제목도 '오스카 와일드의 찬란한 문장들'이거든요. 오스카가 자신의 연인에게 쓴 옥중편지들을 모은 '심연으로부터'를 읽고 와, 문장력 대박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문장 모음집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그의 문장력은 세계 최고 수준..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영어원문도 같이 있다는 거예요. 한국어 번역문 바로 밑에 영어 원문이 있는데 번역된 글을 읽을 때와, 오스카가 직접 고른 어휘들로 구성된 원문을 읽을 때의 느낌이 묘하게 다르기도 하더라구요. 소설 장르가 아닌 만큼 간단하게 읽으실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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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보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현명한 사람들은 그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The world has been made by fools that wise men should live in it.
그럼 모두 즐거운 독서 하세요!
(문제 시 수정)
이 글에 덧글 달기 위해서 쭉빵 가입했어.. 책 한 권 한 권 다 너무 재밌게 읽었고 그 어떤 누가 추천한 책들보다 마음에 들었어. 한동안 책 안 읽고 있다가 다음 베스트 글에 올라온 이 글 하나로 도서관에 가고 밀리의서재도 구독하고.. 진심으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