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하느님께 삿대질하며 따지고, 울고 불며 울었던적이 있었다.
당신도 어쩔 수 없이 편애하시는 불공정의 조물주 아니냐? 당신 눈에 내가 보이기는 하느냐, 라며
두 다리 뻗고 방바닥을 두드리며 꺼억꺼억 그렇게 울었었다.
야간 근무다.
코로나 확산으로 방방마다 격리가 되고 오늘은 온전히 혼자서만 어르신들 케어를 해야한다.
밤만 되면 기침을 하시는 위루관(코줄처럼 배줄로 식사) 할머니께 경관식을 드리기에 앞서 성호를 긋고 기도를 했다.
우리 어르신 기침 안하고 편안히 잘 주무시게 해 달라는.
경관식 드시기전부터 기침을 하던 어르신의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기침, 가래약도 드시고 물도 넉넉히 드렸다.
정이 두터운 어르신 아들인 신부님은 그런 엄마를 모시고 병원을 자주 갔다.
갈때마다 병원에서는 별 이상 없다는 말을 한다는데, 이곳에서는 밤만 되면 심한 기침을 하신다.
어쩌다 가끔 잘 주무실때도 있었다.
기침을해도 1시간정도 주무시다 다시 하기를 반복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10분도 쉬지 않고 계속 기침을 하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침상을 세워드리고 가끔 앞가슴과 등을 두드려 드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자정 무렵, 어르신은 금방 숨이 넘어갈 듯 기침을 하고, 머리카락은 이미 땀에 다 젖어 있고 얼굴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기도 했다.
하느님 저 어르신이 아들을 신부로 키워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과 노고가 있었겠습니까?
어르신 또한 깊은 믿음으로 하느님을 특심으로 사랑하며 따르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 저 어르신의 노년을 하느님께서 평안하게 해 주세요.
기침을 멈추게 해 주세요.
아이고 나 죽겠네, 하시며 어르신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 갈 듯 기침을 계속했다.
나는 식은땀이 나고 화가 났다.
어르신이 안스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하느님, 이건 정말 너무 하시잖아요.
제가 기도하고, 어르신의 일생이 하느님께만 충성 했을텐데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하잖아요.
이렇게 우리의 기도에 침묵하시면 누가 하느님을 신뢰할 수 있겠어요.
몰라요 몰라. 당장 어르신의 기침을 멈추게 해주요. 제~발요. 정말 제발요.
어르신의 기침은 아침을 드실때까지 계속됐다.
신기한 것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던 어르신의 표정이 평화로웠다.
기침을 하면서도 힘들어하지 않았다.
퇴근하려고 문을 나섰다.
어르신의 기침 소리는 여전했다.
첫댓글 옆에서 듣는 사람도 힘든데 하는분은 오죽할까요
저는 자는듯이 가는게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