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추석이 다가온다, 나는 한강을 건느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바로 수십년전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한강 백사장은 깨끗했고 넓었다.
여름에는 시민들이 수영하고 사진 둘다 인터넷 펌
겨울에는 언 강에서 아이들이 썰매를 지치고 팽이를 돌렸다. 나는 여름에 동네 아이가 광나루의 나룻배를 밀며 장난하다물에 빠져 죽었다. 지금도 광나루를 건너면 그 집 식구들이 울던 모습이 생각난다.
전쟁 후, 청계천 똥물이 흘렀고 너덜너덜한 판자촌, 그리고 악취가 심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한강은 기적을 일으켜 한강의 르네상스 시대를 이룩했다. 나는 늘 '미라도의 다리는 강물이 흐르고 사랑도 흐른다'는 시를 읽으며 세느강을 그리워했다.
그러나 세느강을 한번 가보고 세느강이 아니라 우리의 한강이 얼마나 장엄하고 위대한가를 새삼스레 깨달았다.
나는 한강이름의 유래를 알고 싶어 책을, 인터넷을, 사람을 찾아 공부했다.
한강의 이름인 한은 삼한을 가르키는 한, 글자가 없던 시절의 한자를 빌려 漢江이다. 한사군과 삼국시대에는 한반도의 허리 부분을 띠처럼 둘렀다 해서 대수라 불렀다.
고구려는 아리수( 광개토왕비에), 아리는 으리으리하다는 우리말. 백제는 욱리하, 고려는 열수, 조선시대에는 한수, 한강이라 했다. 한강은 한가람에서 한은 크다 가람은 크고 넓은 강이란 뜻이다.
한강의 발원지는 두 곳. 북한강은 금강산에서 시작해 두물머리인 양수리. 남한강은 태백에서 시작해 두 물이 합쳐진 양근강인 두물머리다.
그리고 지금은 전부 한강이라 부르나 예전에는 목멱산(남산) 앞만 한강이라 했고 지역마다 강의 이름을 다르게 불렀다.
나는 고향이 서울이라 어렸을 때 듣던 강 이름, 무수막강은 청계천과 중랑천이 살곶이 다리에서 합수해 응봉과 압구정 사이를 흐르던 강이다.
마포는 서강. 동작동으로 들어가는 반포천이 서리 서리 흘른다는 서래강⸴(반포강) 행주산성 행호외동에서는 행호강⸴ 강화도는 염하라 불렀다.
그리고 두물머리에서 서울 광나루까지 두미강. 하남 미사리 미사지구 앞쪽이 미사리강이다.
나는 하남시로 이사와 거의 매일 두물머리를 갔다. 두물머리는 언제나 서정적이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느티나무 밑을 걷다 아득한 산을 바라본다.
(겸재의 그림 두물머리인 독백탄.)
그러다 겸재의 그림인 독백탄에서 본 족자여울인 족자섬은? 정약용 생가가 마재마을은?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예봉산인가? 주위를 살피면 내 가슴엔 어느새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렁인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팔당에서 차를 멈췄다. 팔당은 예봉산이 아름다워 팔선녀가 놀던 곳에 당을 지어 팔당. 원래 팔당리엔 땜을 만들기전 물이 엄청 많아 늘 출렁거렸다.
( (검단산과 예봉산 사이에 협골, 두미협. 팔당 땜 위에 걸린 낙조)
나는 강물이 거세였던 팔당 근처에 두미협이라는 곳을 찾아 둘러본다.
조선시대, 강원도에서 벌채한 뗏목을 이곳까지 운송하느라 애쓴 떼꾼들, 떼돈을 벌어 고향으로 가려는 마음으로 당을 찾아 안녕을 비는 모습이 그려진다.
공부하다 보니 나는 옥수동 근처에 저자도 섬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너무 풍광이 좋아 왕실의 소유가 됐다는 저자도. 문신들이 주위 경치의 운치와 풍류에 취해 밥 먹는 것도 잊고 시를 읊었다는 저자도다.
(새로 생겨나는 족자섬,(아 자연의 힘이여, 한강의 힘이여!)
그러나 이 섬도 압구정동 아파트 택지로 모래를 퍼가는 바람에 사라졌는데 50년 만에 다시 살아난다. 나는 “아! 한강의 힘이여, 자연의 힘이여” 하고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옛 풍경은 영원히 살아나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까움이...
여기는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소악루. 중국의 소악양루라는 정자에서 두보가 동정호의 빼어난 경치를 보고 시를 지었다는 정자 이름을 따 지었다는 정자다.
(소악루. 나는 이 정자에 앉아 강을 바라본다,)
나는 소악루에 앉아 파노라마처럼 넓게 퍼져 흐르는 물을 본다. 매일 그러하듯 이 물도 내일 아침 강화만에 도착해서 바다에 물머리를 들이밀 때 서해 바닷물이 밀물 때 조수가 한강으로 역류해 두 물은 서로 밀리지 않으려고 싸운다고 한다. 그 소리는 거대한 소나무 숲의 솔바람 소리 같단다.
바닷물과 강물이 머리를 맞대고 싸운다고! 서로 밀리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싸운다고! 얼마나 소름 끼치도록 신비스러운 자연현상일까.
나는 고요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물을 본다.
“아! 한강. 젊어서는 시원을 찾아 태백산을 넘나들었고 나이 들어 하류에 앉아 감회에 젖는다.
강을 찾는 나날들은 얼마나 눈이 부셨던가, 어느 하루 행복하지 않은 날들이 있었던가, 지금도 내 가슴엔 강물이 뜨겁게 흐른다. # 위 그림은 전부 인터넷에서 펌 감사합니다. 글도 인터넷 참조 감사합니다. 2024년 9월 8일 씀. 낭만 |
첫댓글 우기철에 초라한 세느강을 보고 ! 야! 프랑스 넘들 뻥이 넘 심하구먼 ! 강같지도 않은 초라한 개천 수준인데 ? 흙탕물에 강가도 볼것도 없고 ~~~
콜로라도 강 정도는 되어야 ! 달밤이나 낮이나 넘 아름다운 콜로라도강은 아직도 눈앞이 선합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고운 글 잘 읽고 갑니다~늘 건강하세요~
삶방에서도
잔나비방에서도
뵈니~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