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설교를 같이 해요
작년 여름 DCF(제자 선교회) 1회 청소년 수련회 강사로 초청을 받았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 2회 때도 초청을 받았다. 2회 때 주제는 ‘만남, 변화, 헌신’이었다.
요한복음 3장의 니고데모, 요한복음 4장의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을 ‘만남’, 그리고 ‘변화’, ‘헌신’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였다.
개회 예배 때 다른 목사님께서 니고데모와 예수님과의 만남을 주제로 설교하고, 나는 저녁 집회로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과의 만남을 내용으로 말씀을 전하게 된 것이다.
기도하며 준비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DCF 수련회의 특징을 깨닫게 하셨다. 그것은 대부분 지난 번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또 온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난 여름 수련회 이후, 약 6개월 동안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아니면 정체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집회의 성격과 말씀 내용, 그리고 대상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며 준비했다. 그리고 성령님께서 은혜 부어주시길 소망하며 기도를 드렸다.
첫날 저녁 집회, 대부분의 아이들이 정말 나를 아는 것 같았다. “뀨~!”를 외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미 관계 형성이 어느 정도 되었다는 것은 아이들과 말씀을 나누는데 매우 유리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전할 때의 지혜를 주셨다. 그것은 아이들과 설교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말씀 본문을 PPT로 띄워 놓고 아이들을 앞으로 초청해 아는대로 풀어 설명하도록 했다. 물론 나온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 것은 당연하다. 그 선물은 내가 쓴 책.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에 미리 사인을 해서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말씀 갈피도 뽑아서 바로 읽도록 하고 그것도 선물로 주었다.
반응이 무척 좋았다. 아이들은 손을 들고 계속해서 나왔다. 아이들이 앞으로 나오면 참여한 아이들에게 있어 시선을 집중시키는 집중력은 최고다. 저 아이가 나가서 어떤 대답을 할 지도 궁금했고, 함께하는 교사들도 어른들도 매우 흥미로워했다.
여러 명이 나온 후 마지막으로 한 여학생이 나왔는데 중학생이었다.
그 여학생은 참으로 놀랍게 본문 설명을 했다.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과의 만남의 이유, 사람들은 사마리아를 통과하지 않는데, 왜 예수님께서 사마리아를 지나셔야만 했는지, 사마리아 여인의 신분과 상황 등에 대해 꿰뚫고 있었다.
나는 놀라서 이렇게 말했다.
“너, 어쩌다 이렇게 됐니? 목회자 딸인가? 아님 목사 될 아인가?”
모두들 웃으며 탄성을 지르고 있는데, 한 쪽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교회 선생님한테서 배운거예요.”
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우와, 정말요. 혹시 그 선생님 여기 와 계신가요?”
수줍은 듯 자리에서 손을 드는 여선생님이 계셨다. 나는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수고시군요. 아이가 이렇게 말씀을 잘아는 것이요. 여러분! 선생님께 박수를~.”
아이들과 함께하는 설교는 지루할 틈이 없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것은 생동감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끊어진 상태에서의 아이들에게 말씀 한 절이라도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해 더욱 고민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앞에 나와 강사님과 말씀을 같이 나눈 경험은 아이들에게 평생 기억될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기쁨과 은혜를 가득 부어주셨다. 그리고 이어지는 찬양과 기도회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큰 축복을 더하여 주셨다. 저녁 집회는 약 5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들고 뛰며 찬양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집회가 마무리되었는데, 참여한 초등학교 5학년 남자 아이가 얼굴이 벌개진 상태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더해요. 더하고 싶어요. 더하면 안돼요?”
이번 3회 여름 수련회 때도 강사로 가기로 약속되었다. 이 아이들이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궁금하다.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얼마나 키워놓으셨을지 기대된다. 이번 여름 주제는 “성령‘인데, 벌써부터 기도로 준비하게 하신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이 아이들을 만나주실 하나님을 생각하면 춤출 듯, 기쁨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