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재건축조합들이 분양가를 상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기본형 건축비와 건축비 가산비용에 시공업체의 적정 이윤을 더한 값 이하로 아파트 분양가를 산정하는 제도다. 강남3구 재건축사업의 경우 시장경쟁력이 충분함에도 분양가 제한으로 적정 분양가를 책정 받지 못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조합들은 최근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됨에 따라 분양승인 전 일반분양가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 3월 이주를 시작하는 개포주공2단지는 당초 3.3㎡당 3200만원 으로 분양가를 책정했으나 3.3㎡당 200만∼300만원 수준의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상황과 사업성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지금의 분양가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잠실 송파지역의 노른자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도 분양가 때문에 들썩이고 있다.
가락시영 재건축은 다음달 조합원분 배정에 이어 오는 6월에는 일반 분양이 진행될 예정으로 당초 조합원은 3.3㎡당 평균 2140만원대, 일반은 이보다 400만원 정도 비싼 가격에 분양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3법 통과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만큼 일반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인근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일반분양 분양가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며 “조합측에서도 현재 2510만원대 분양가를 더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미분양을 우려하던 상황이 바뀐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런 움직임이 강북의 한남 뉴타운 등 다른 재개발, 재건축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는 것.
실제 2012년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 이후 좌초위기에 빠졌던 한남 뉴타운 3구역 지분가격은 부동산3법 통과 이후 6개월 사이 3.3㎡당 400만원이 올라 4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이런 시장 상황과 달리 시공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건설사는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낮춰서라도 100% 물량이 빠지길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부담률을 줄여야 하는 조합측은 시장 흐름을 봐서 최대한 분양가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이에 분양가를 둘러싼 시공업체와 조합간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사업장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프리미엄만 붙어준다면 분양가를 올린다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주변 프리미엄이나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더 높다면 미분양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합도 적정선에서 조정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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