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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神의 저울 제12부
씬1. 연구실 복도,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우빈
이제 막 커브를 틀어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오는 준하
우빈 (마음의 소리) 니가 과연 ... 날 피고인석에 앉힐 수 있을까?
준하 (마음의 소리) 두고 봐 ... 그 날이 멀지 않았으니까 !!
순간, “준하야!!!” 외치면서 뛰어오는 학범
준하와 우빈, 학범을 쳐다보면
학범 홍교수님이!! 홍교수님이!!!
준하 왜그래 형?
학범 니가 검사되면 안 된단 의견설 제출하셨대!!!
기겁 놀라는 준하 !!!
씩 웃는 우빈 !!!
준하 누가 그래? 누가 그런 소릴 해???
하는데 “부장님! 부장니임!!” 불러대는 정수영의 목소리 들리면
준하, 우빈, 학범, 일제히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는
씬2. 홍건표의 연구실 밖 복도
몹시 굳은 얼굴로 성큼성큼 걷고 있는 김혁재
정수영, 그런 김혁재 옆을 빠르게 따라붙으며
정수영 저대로 그냥 놔두실 겁니까??
왜 아무 말씀도 않고 나오시는 겁니까?? 왜요??
김혁재 (여전히 성큼성큼) ....
씬3. 엘리베이터 앞
준하와 우빈, 학범, 모두가 긴장한 채 듣고 있는데
이제 막 그들을 스쳐 지나가버리는 김혁재
“부장님!!” 불러대며 황급히 그 뒤를 쫓아오던 정수영,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일동의 모습에 잠시 멈칫하면
준하 (다급하게) 교수님!!!
정수영 아직 속단하지마! 결정된 거 없어!! (그대로 아웃되면)
준하 (학범의 말이 사실이구나, 싶고)
우빈 (여유만만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학범 (잽싸게 열림 버튼 누르고) 야, 우빈아! 어디가??
니가 좀 가봐, 이럴 때 니가 나서야지, 누가 (나서냐?)
우빈 (말 자르며) 안 타? 나 좀 바쁜데!
준하 (그런 우빈을 차갑게 보는)
학범(e) 야, 김우빈!!!
우빈 (씩 웃으며) 건투를 빈다!
준하 (부르르) ....
이내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야, 우빈아우빈아!!” 부르며 닫히는 문을 두드려 대는 학범
그의 팔을 거칠게 낚아채 만류하는 준하
준하 그만해 형!! 됐어, 내가 해결해, 내가 한다구!!!
학범 무슨 수로? 니가 어뜩해?
준하 우리 용하 인생이 걸린 문제야!!!
내가 여기서 물러 날 것 같애??
학범 (울상으로) 어이구 내가 입조심만 했어두 ...
다 ... 나 때문이다 ... 나 때문이야 .... 준하야!!
준하 무슨 소리야??
학범 모의재판 끝나고, 홍교수님하고 단 둘이 술 한 잔 했거든!!
어찌나 꼬치꼬치 캐물으시는지 ....
나도 모르게 불고 말았어 ... 술술 ....
준하 (뻗친다) 뭘, 뭘 어떻게 불었는데???
학범 김호수 강간살인사건이 용하사건이라구 ...
니가 우빈일 의심한다구우 ....
차라리 날 죽여라, 죽여버려, 준하야 !!!
준하 (놀라운) 내가 우빈일 의심한단 말까지 했단 말야?
플래시백》우빈: (씩 웃으며) 건투를 빈다!
준하 (설마, 우빈이가 홍교수님과 짜고) ???
학범 야, 이러지말구 김혁재교수님한테 부탁 좀 드려보자
교수님이라면 널 도와주실 거야!!!
“준하야아!!” 재촉하며 흔들어대는 학범
학범이 흔드는 대로 흔들리면서 혼자만의 생각에 여념 없는 준하 ...
씬4. 김혁재의 연구실
창밖을 쳐다보고 있는 김혁재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설득 중인 정수영
정수영 법조문만 달달 외워서 성적순으로 검사 지원하는 놈들,
백날 뽑아서 뭐합니까??
김혁재 ......
정수영 요새 준하처럼 피가 뜨거운 놈 흔치않습니다!!
말이 그렇지 그런 일 당하고도 검사 되겠다고 공부한 그 근성!!!
이대로 꺾으실 겁니까???
김혁재 (돌아보며) 홍검이 왜 그랬을 것 같나?
정수영 네?
김혁재 홍검이 왜 그랬을 것 같냐구?
일개 연수생한테 자신의 세를 과시하려고 그랬을까?
정수영 (딴은 그렇다 싶은) ?
김혁재 내가 가만있지 않으리란 사실 ... 뻔히 알면서 일을 벌였어!
심심해서 그랬겠어??
정수영 듣고 보니 이상한데요?
요새 부장님하고 코드 맞추려고 안달이었는데 ... ?
김혁재 (잠시 바라보다) 법무부 검찰1과장, 연결해!
정수영 검찰1과장요? (이내 알아듣고/힘있게) 예, 알겠습니다, 부장님!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노기 가득한 김혁재의 얼굴에서
씬5. 홍건표의 연구실
《교수님의 은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영원한 제자, 7반 C조 일동》이라는 글씨가 쓰인 리본이
달린 양란 위에 스프레이로 물을 주면서 핸드폰 통화중인 홍건표
홍건표 (다정하게) 설마, 장준하 좀 잘 봐달라고 전화한건 아니지?
자네 부탁이라면 뭐든 오케인데 그 것만은 안돼, 절대루!!
씬6. 사법연수원 일각 (야외)
한적한 곳에 서서, 만족스런 웃음을 머금고 통화중인 우빈
우빈 아버지도 아시는 모양인데 ... 뭐라세요?
씬7. 홍건표의 연구실
홍건표 뭐라긴! 아무리 부장님이지만 지도교수 평가야 상관하실 수 있나?
아, 그리고 내 판단이 틀려?
그런 놈의 손에 칼을 쥐어주면 (힘주어) 누구 죽이라구??
씬8. 사법연수원 일각 (야외)
우빈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별 ... 말씀 없으셨던 거죠?
홍건표(F) 그럼, 아무 소리 못하셨어, 입도 벙긋 못하셨지!!
신경 끄고 내 충고나 귀담아 들어!! 깊이 고민해봐!!
우빈 예 교수님, 심사숙고하겠습니다!
홍건표(F) 이따 저녁때 와인 한 잔 어때?
샤토 무통 라쉴드, 백점짜리 와인 있는데 ...
혼자 먹기 아까워서 말야
우빈 좋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사이) 네, 거기 압니다, (사이) 7시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뵐게요!
흡족한 미소를 흘리며 핸드폰을 끄는 우빈의 모습에서
씬9. 홍건표의 연구실
이제 막 핸드폰을 끄고 후후후 웃다가 다시 전화를 거는 홍건표
홍건표 접니다 노변호사님! 일이 아주 순조롭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그 천적부터 제거해주란 말씀!!
역시 탁견이십니다!!
씬10. 노주명의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핸드폰 통화중인 노주명
노주명 범 새끼도 범은 범일세, 매사 신중하게, 자네 역할이 아주 중요해!
(후후후 웃으면서) 자네만 믿네! (핸드폰 끄면)
이내 카메라 빠지면 책상위에 수북한 현금 다발들(신권을 백만원씩
묶은 돈, 한 오천쯤) 놓여있다. 그 옆에 서있는 김변과 여비서(40대)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세라도 보인다
노주명 자, 어디까지 했지?
세라 (어이없다) 월급을 이런 식으로 주세요?
노주명 장차 신명을 이끌 녀석이, 이 정도 액수가 월급으로 보여?
주급 보너스야, 주급 보너스!
세라 보너스요?
노주명 아빤 오너다,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오너야!!
능력 있는 오너는 결코 직원들을 공평하게 대하지 않지!!
제 능력에 따라, 성과물에 따라, 정확하게 차별해주는 게
오너의 몫이다! (모니터를 보면서) 이번 준 금융 팀이 독보적인데?
김변 지난 주 대비, 30% 상승입니다!
노주명 팀장은 천, 시니어 파트넌 칠백, 주니언 삼백씩, 오케이?
여비서 알겠습니다
각각의 누런 봉투에 현금뭉치를 나눠서 집어넣는 김변
이미 액수가 천차만별인 돈 봉투가 수북이 담긴 수레 위에
김변이 주는 봉투를 가득 담는 여비서, 이내 카트를 끌고 아웃되면
세라 번거롭잖아요, 통장으로 직접 쏴주시지!
노주명 주는 방법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게 돈의 위력이다!
(후후후 웃으며) 조직이 강해지려면 직원들끼리 서로 협력해선 안돼!
서로 무한 경쟁을 하게 해야지, 알겠니?
세라 네, 명심 할게요
김변 저, 변호사님!! 야당 쪽에서 대한은행 매각이 부당하다고
노주명 (말 자르며) 신경 쓸 거 없어!
국회의원들, 무슨 때마다 떠들어대는 게 한두 번인가?
김변 하지만 언론에서두 ...
노주명 글쎄 메뚜기 한철이라니까!!
국회든 언론이든 한번 터뜨리고 말지 끝까지 가는 거 봤어?
김변 알겠습니다! (깍듯이 인사하고 아웃되면)
세라 저, 언제부터 일해요? 당장 일하고 싶은데 ...
노주명 좀만 기다려, 한 놈만 스카웃하면 바루 투입할테니까
세라 도대체 그 한 놈이 누군데요?
노주명 (후후후 웃으며) 너와 신명의 미래를 만들 놈이지!!
세라 설마 우빈씬 아닐 테고 ... 어쩌죠? 전 이미 찾았는데!!
노주명 찾아?
세라 제 미래를 함께 하고 싶은 남자요!!
노주명 어떤 녀석인데?
세라 최악의 남자에요!! 아빠한테도 저한테도!
노주명 너한테도 최악이라고?
세라 제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밑바닥 출신에다
절, 사랑하지도 않거든요!!
노주명 (버럭) 뭐야??
세라 저, 가요!
발딱 일어나서 사무실을 나가는 세라의 모습에서
씬11. 사법연수원 일각 (야외)
강의동에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화를 터뜨리는 준하
준하 형이 안그래도 나도 당장 달려가고 싶어!!!
내가 왜 안 달려가고 싶겠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
학범 근데 왜 용써?
가서 도와달라고 하면 될 걸!!!
왜 쉬운 길 놔두고 맨땅에 해딩하냐구???
준하 나, 우빈이가 진범이라고 믿고 있어!!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구!!!
그런 내가, 김혁재 교수님한테 검사 되게 해달라고 빌어??
당신 아들 잡아넣게 검사되게 해 달라구???
학범 야, 너 그분 앞에서 모의재판까지 했어!!
우빈이가 진범이란 사실 밝혀내려고 혈안일 땐 언제구
준하 그거야 확신이 없을 때였잖아!!
우빈인지 아닌지 미칠 지경일 때 였다구!!!
하지만 지금은 달라!!!
학범 야, 너 정말, 너 진짜 ... 그예 우빈이랑 원수될래?
준하 나, 우리 어머니 목숨, 헛되게 할 수 없어, 한시가 급해!!!
제발!!! 형이 가만있는 게 날 도와주는 거야, 알았어???
학범 그래, 신경 끈다, 꺼, 끄면 되지?
학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돌아서서 강의동으로 들어가는 준하
그런 준하를 열 받은 얼굴로 쳐다보는 학범
세라(e) 무슨 일예요?
학범 (화들짝 놀라서 돌아보면)
세라 준하씨, 왜 저래요?
씬12. 도서관
컴퓨터 앞에서 판례를 검색중인 준하
모니터에 대법원 사이트 열려있고
‘소식’ → ‘전국법원주요판결’ 클릭해서
검색란에 ‘임용거부처분’이라고 치는 준하
그의 옆에 와서 서는 세라
세라 행정소송하려구요?
준하 (대꾸 없이 PDF 파일을 열어 빠르게 읽어나가는)
세라 승소할 리도 없지만, 했다 쳐요!
이 바닥에서 완전 따, 당하고 싶어요??
준하 (뻗친다, 참고 모니터만 보는데)
세라 내가 도와줄까요?
준하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면)
세라 (따라 나가는)
씬13. 도서관 밖
화가 난 얼굴로 창밖을 쳐다보고 서는 준하
그의 옆에 와서 서는 세라
세라 왕의 아들이 거지를 죽였을 때와 거지가 왕의 아들을 죽였을 땐
절대루 똑같을 수가 없어요!
준하 (보면)
세라 힘이 있고 없고의 차이란 그런 거죠!
유전무죄 무전유죄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서고금 어디서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유전무죄 무전유죈 있어왔어요
준하 .......
세라 가진 자에게 특권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건,
사람 사는 사회의 진리예요!!
준하 하고 싶은 말이 뭐죠?
세라 까짓 검사, 안되면 어때요?
꼭 검사되어야 만이 진범을 잡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준하 내가 지금 진범을 몰라서 못 잡아요?
세라 ?
준하 지금 당장이라도 인터넷에 글 한 줄만 올리면 .... 끝나요!!
내가 바라는 건, 특권과 파워로 이기는 게 아니예요!!
당당하게, 정당하게, 정의롭게 .... 그렇게 이길겁니다!!!
그대로 홱 돌아서서 가버리는 준하
깊은 눈길로 그런 준하를 쳐다보는 세라의 모습에서 ....
씬14. KRING 외경
씬15. 카페
우빈과 영주, 송여사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중이다
영주 너무너무 속상해요 어머니!
1점, 아니 0.1점만 더 잘봤어두 검사임용권 안에 드는 건데 ...
송여사 (마땅찮다) 검사되고 싶었어?
영주 아빤 판사판사 노래를 부르시는데요
전 암만 생각해도 딱 검산 거 같애요, 적성이 딱이예요, 어머니!!
어렸을 때부터 나쁜 놈만 보면 잠이 안왔거든요
송여사 (어이없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듯) 우빈아!
우빈 이하동문이예요 엄마!! 저도 검사 와이프 노댕?n니다!!
아우 성적 안 나오길 천만 다행이네!!
영주 (곱게 눈 흘기며) 말을 해두!
하고 싶은 일을 성적 때문에 못한다는 게 얼마나 속상한데 ... !!
송여사 난, 니 아버님 검사 하시는 것도 마땅찮은 사람이다!!
우빈이 검사 지원하는 것도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야!!
그런데 며느리까지? 행여, 그런 소린 다시도 하지마라!
영주 (송여사의 눈치를 살피다가 우빈을 보면) ....
우빈 (거봐! 하는 눈으로 웃어주는데)
이내 울리는 영주의 핸드폰 (벨소리 코믹한 걸로)
송여사, 그 또한 마땅찮아서 살짝 찌푸리고 보면
영주, 당황해서 황급히 핸드폰 꺼내들고
영주 (송여사에게는 몸을 틀어, 작게) 여보세요?
씬16. 사법연수원 일각 야외
학범 (다짜고짜) 나 정말 신경 끄고 싶은데 ....
나 때문에 준하, 용하, 인생 망치는 것 같아서 모른 척 할 수도 없구
그렇다구 우빈이가 범인이라고 날뛰는 저 놈, 냅둘 수도 없구
영주야, 나 돌아버리겠다!!!
씬17. 카페
영주 (작은 소리로) 오빠, 내가 좀 있다 전화 할게!
(이내 큰 소리로) 뭐라구? 그럼 준하씨 검사 못하는 거야?
우빈 (학범이구나 싶다, 송여사를 보면)
송여사 (준하가 안됐니? 눈으로 묻는)
우빈 (작게) 홍교수님이 검사로써 부적격하단 의견서를 제출하셨대요
송여사 (안도감으로) ....
영주 (목소리 죽여) 알았어알았어, 내가 잘 얘기해볼게!
(사이) 아우 알았다니까!! 끊어, 끊고 기다려, 응? (핸드폰 끊으면)
송여사 (태연히 찻잔을 들며) 뭘 잘 얘기해보겠다는 거니?
영주 저기 그게요 어머니 ...
지도교수 평가 하나로 탈락된다는 건 너무 부당하잖아요!
그래서 아버님께 도와달라고 말씀드려 보려구요!!
송여사 (정색으로) 원래 남의 일에 그렇게 ... 잘 참견하니?
영주 네?
송여사 너도 이제 우리 가족이 됐으니 알건 알아야겠구나
영주 (긴장해서 보면)
송여사 네 아버님은 가족들이 사사로운 청탁 하는 거, 아주 싫어하신다!
덕분에 등 돌린 친척들이 한 둘이 아니라면 ... 알아듣겠니?
영주 하지만 어머니, 이건 사사로운 청탁이 아니라
우빈 (말 자르는) 영주야!!
송여사 (정말 마음에 안든다, 영주를 쳐다보다 일어나며) 예복은 다음에
맞추자구나
그대로 아웃되는 송여사
“엄마, 엄마” 부르며 쫓아가는 우빈
영주, 내심 황당하기 그지없는데
이내 다시 돌아오는 우빈
우빈 꼭 그렇게 따따부따 따져야겠어?
영주 옆에서 지켜보고도 따따부따란 소리가 나와?
난 그냥 어머니께 내 의견을
우빈 (말 자르며) 옳은 말이 말대꾸란 것도 몰라?
영주 그래서 강 건너 불구경만 하자는 거야?
이럴 때 오빠가 나서주면 준하씨가 고마워서라도 오핼 풀 거 아냐!!!
준하씨,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
오빠 도량이 겨우 이 정도였어??
우빈 (뻗치는) 니가 장준하 대변인이야??
그 자식이 되든 말든 무슨 상관인데???
영주 (화난 얼굴로 바라보다, 팽 가버리면)
우빈 (짜증이 치민다, 잠시 어쩔 줄을 몰라 하다) 야, 신영주!!!
부르며 따라 나가는 우빈의 모습에서
씬18. 사법연수원 주차장
거칠게 와서 아무렇게나 삐딱하게 멎는 차 (*김혁재의 차)
씬19. 자동차 안
운전석의 우빈, 조수석의 영주
영주 (진심이다) 나 ... 준하씨 때문에 이러는 거 아냐!!
우빈 (화난) 그럼 누구 때문인데??
영주 용하 .... !!
그 안에서 희망이라곤 제 형이 검사되는 거, 딱 그거 하난데 ...
안된다고 해봐, 얼마나 맥 빠지겠어 .... !!
우빈 (치미는 심정 애써 참고) 이 번 만이야!! 이번, 한 번만!!!
더는 내 앞에서 장준하든 장용하든 절대로 꺼내지 마!!!
영주 알았어! (안전벨트 풀면서) 같이 가, 나도 한마디라도 거들래
우빈 (욱 치받쳐서 보면)
영주 ..... 알았어 ....
그제야 안전벨트 풀어 내리는 우빈의 모습에서
씬20. 김혁재의 연구실이 있는 층 엘리베이터 앞
이제 막 땡, 하고 열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우빈
문득 저만치 홍건표 앞에서 읍소중인 준하의 뒷모습 보인다
준하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을 하신건지
당사자인 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건표 몰라서 물어?
준하 제 동생 때문이라면 그건 적합한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홍건표 대한민국에 헌법보다 더 위에 있는 게 국민정서법이야!!!
검사의 친동생이 강간살인범인걸 알아봐!
다른 피의자들이 검사의 결정에 승복하겠어??
그 피가 그 피라고 생각할 텐데?
준하 그건 편견이십니다, 교수님!!!
홍건표 편견?? 누구보고 편견이란 거야??
자네 주장만 옳고 남의 의견은 다 편견이라, 이거야??
내가 이래서 반대하는 거야!!!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건을 무죄라고 주장한다지???
자네 오버하기 십상이야, 직권남용 할 소지 다분해!!!
준하 절대로 그러지 않겠습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홍건표 (말 자르며) 아, 비켜!! 자네하고 더 할 말 없어!!!
준하 검사임용거부처분 취소소송!! 제기해도 되겠습니까???
홍건표 뭐라구??
준하 (애원이다) 제가 거기까지 가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교수님!!!
홍건표 자네 마음대로 해봐!! 난, 내 소신껏 판단했을 뿐이야!!
준하를 홱 밀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가오는 홍건표
교수님!!! 애타게 부르며 돌아서다 그제야 우빈을 보는 준하
우빈 (준하를 힐끔 쳐다보았다가 얼른 엘리베이터 버튼 눌러주면)
홍건표 (올라타면서 우빈을 다정하게 슥 보는)
우빈 (깍듯이 인사하면)
준하 (그런 우빈을 노려보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 돌아서는 우빈
쏘아보는 준하를 스쳐 여유만만 김혁재의 연구실 쪽으로 가면
그런 우빈의 등 뒤로 준하의 핸드폰 벨 소리 들리고
“네, 교수님!” 전화를 받는 준하가 보이면서 ...
씬21. 김혁재의 연구실
소파의 상석에 앉아 있는 김혁재
그 앞에 마주앉은 정수영, 이제 막 핸드폰을 끄면서
정수영 바로 연구실 앞이랍니다!!
이내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서는 우빈
정수영 어, 우빈아! 준하, 못 봤냐? 연구실 바로 앞이라던데?
우빈 (정수영의 맞은편에 앉으며) 아, 예 ... 준하 부르셨어요?
김혁재 (우빈에게) 걱정돼서 왔어?
정수영 왜 안그러겠어요! 둘이 죽고 못 사는 사인데!
우빈 (불안한) 어떻게 ... 될 것 같으세요 ... ?
하는데 똑똑 노크 소리 나고 들어오는 준하
정수영, 벌떡 일어나서 준하의 손을 잡아끌어 자기 옆에 앉히며
정수영 어서와!! 걱정 많았지? 내가 다 똥줄이 탔는데 본인은 오죽했겠어?
우빈 (두 사람의 친밀도가 보통이 아니다, 긴장한 채 슥 보면)
정수영 부장님께서 일단 급한 불은 끄셨어!!
준하 (기대감으로 김혁재를 쳐다보면)
김혁재 (미소로 끄덕여주는)
정수영 법무부 검찰1과장에서부터 검찰국장님까지!!
전화통 붙잡고 부장님께서 을마나 해명을 해대셨는지 ....
(준하의 어깨를 툭치며) 자네, 빚졌어, 부장님께 빚졌단 것만 알아!!
준하 (기쁘고 죄송스럽고) 교수님 ... !!
우빈 (실망스럽고) !!!
김혁재 아직 낙관하긴 일러 ...
정수영 그래도 심층면접 보자는 선에서 타협하기가 쉽습니까?
준하 심층 ... 면접요?
정수영 검사임용하기 전에 법무부에서 면접 보는 건 알지?
준하 예, 개별면접과 집단면접 본다고 들었습니다
정수영 자넨 심층면접을 한 번 더 볼 거야!!
김혁재 십중팔구 자네 동생 사건을 물을 텐데 ....
준하 (긴장되고)
우빈 (짜증나고)
김혁재 검사가 되기 위해서 자네 지금 가장 필요한 덕목이 뭔지 알아?
준하 (보면)
김혁재 모든 사안을 객관적으로 균형 있게 파악하는 거야!!
자넨 지금 너무 한쪽으로 기울었어!!
그래서 홍교수도 자네가 공과 사를 구분 못할 거란 우렬 하는 거구!
준하 명심하겠습니다 ... !
김혁재 심사숙고해서 잘 대답해, 마지막 기회야!!
준하 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런 준하를 화를 삭이며 슥 쳐다보다가
답답하기 그지없는 심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보는 우빈의 모습에서 ...
씬22. 와인 바 (N)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흐르고
아주 고급스런 바에 나란히 앉아있는 홍건표와 우빈
우빈 (생각 할수록 화난다, 와인을 왈칵 마셔버리면)
홍건표 (우빈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호랑이 새끼를 키우시는 줄도 모르고 ...
참, 딱하기 짝이 없군!!
우빈 (홍건표가 어디까지 아는 걸까?) 호랑이 새끼라뇨?
홍건표 (슥 우빈을 쳐다보며) 두고 봐!!
장준하가 언젠가는 자네 아버지의 목덜미를 물고 말테니까!!
우빈 (뻗친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준하가 뭐라구!!! 설사 임용된다 해도 일개 평검사에 불과합니다!!!
홍건표 (우빈의 속을 꿰뚫듯이 보다가) 장준하가 기를 쓰고 검사가 되려고
하는 이유 ... 내 입으로 꼭 말해야겠나?
우빈 !!!
홍건표 만에 하나 장준하의 뜻대로 진범이 밝혀진다면 ....
정의로운 검사, 대쪽검사!... 우리 부장님은 어떻게 되실까?
우빈 (생각만으로도 괴롭고) .... !!! ....
홍건표 그 상황에서 자네가 입은 법복이 아버지를 보호할 수 있을 것 같나?
우빈 (마음의 소리) 아버진 모르셔야 되요 ... !!!
내가 무덤 속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 아버진 모르셔야 돼요 !!!
홍건표 (우빈의 심정을 읽고 있다, 와인을 따라주며)그래서, 신명이라는 거야!
우빈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보면)
홍건표 권력과 금력을 법으로 포장한 신명이라면 .... !!
진실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가 있거든!!
우빈 !!!!
씬23. 허름한 선술집 (N)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에 소주를 놓고
마주앉은 준하와 정수영
정수영 솔직한 것도 좋은데 때로는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도 할 줄도 알아야돼
준하 (미소로) 듣고 싶어 하는 대답요?
정수영 거 왜 있잖아, 모나지 않고 튀지 않고 누구나 공감하는 모범답안!!
준하 모범답안 ... ?
정수영 아, 왜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지원했다거나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검사되고 싶다거나
상투적이긴 해도 ... 무난한 말들!
준하 (미소로) 아 ... 예 .....
정수영 하긴 뭐 처음부터 출세와 영달을 위해 검사되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초임 때야 다들 불의에 대항하는 용기 있는 검사!!
타협을 모르는 투사를 꿈꾸지!!
준하 ..........
정수영 문젠, 그 소신을 끝까지 지키기가 어렵다는 거야!!
그래서 자네같이 심지 굳은 친구가 검사 돼길 바라는 거구!
준하 (보는) ....
정수영 면접 잘 봐!!
내가 부장님을 옆에서 오랫동안 모셔봤지만
당신 아들인 우빈일 위해서도 이런 적 없던 분이야!!
부장님을 위해서라도 꼭 통과해야 돼, 꼭!!!
준하 (가슴이 먹먹한) .... 네 ... 꼭 통과하겠습니다!!!
씬24. 법무부 면접실
40대의 면접관 3명,
그들 앞에 면접을 보기 위해 홀로 앉아 있는 준하의 얼굴위로
면접관1(E) 하주대 법학과 졸업, 제 48회 사법시험 합격,
검사를 지원한 장준하 연수생 맞습니까?
준하 네, 맞습니다!!
면접관1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준하 (긴장)
면접관1 검사로 임용되면 동생 사건을 재수사 할 생각입니까?
준하 (망설이는) ....
플래시백》제12부. 씬21. 김혁재의 연구실
김혁재 심사숙고해서 잘 대답해, 마지막 기회야!!
준하 (갈등인데)
면접관1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검사로 임용되면 동생 사건을 재수사할 생각입니까?
준하 제 동생 사건은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 사건입니다!!
면접관들 (서로 곤란한 표정으로 마주보는)
준하 검사가 될 사람이 그런 경험을 직접 겪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전쟁 경험이 있는 군인은 전쟁터로 보내지 않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릅니까?
면접관1 (이놈 봐라? 싶은 눈으로 보는)
준하 검사는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피해자를 대신에서 분노해야 할
사람입니다!!! 그동안 수사기관에서 간과한 의문점을 새롭게
발견했다면!!! 진실을 밝혀야하는 검사가 재수사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1 수사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하거나 사사로이 권한을 행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준하 진실의 발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얼마나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 그 절차적 정의라고 배웠습니다!!!
한 방울의 물이 폭포를 만듭니다!!
한 사건 한 사건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법조인들이 최선을 다할 때, 정의로운 사회가 되리라 ... 확신합니다!!
씬25. 단독주택 전경 (N)
전화벨 소리 요란하고
씬26. 거실 (N)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 통화중인 김혁재
그 옆에 앉아있는 우빈과 송여사, 김혁재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김혁재 (흐뭇) 통과래? (사이) 준하한테도 알렸어?
(웃으며) 수고했어, 정검! 검찰1과장한테 소주 한 잔 산다고 전해!!
(사이) 그래, 내일 보자구! (핸드폰 끄며) 우빈아, 준하 됐단다!! 됐대!!
우빈 (결국 통과됐구나) .....
송여사 (남편이 원망스럽고) ....
송여사와 우빈, 이심전심 서로를 마주보면
송여사, 용기를 내라는 듯 우빈에게 고개를 끄덕여주면
우빈 (다부진 각오로) 아버지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김혁재 어, 뭔데?
우빈 저 ... 검찰 지원하지 않겠습니다!!
김혁재 왜? 그 성적으로 검찰 가려니까 아까워? 법원 가야겠어?
우빈 아뇨 .... 로펌으로 가겠습니다!!!
김혁재 !!!!
우빈 (보는)
송여사 (불안한)
김혁재 이유가 .... 있을 것 아니냐?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가!!
송여사 갑자기가 아닌 모양이예요
김혁재 (매서운 눈으로 보면)
송여사 (질금)
우빈 유학시절, 뉴욕증권거래소 주변의 건물들이
온통 로펌으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랬었습니다!!
김혁재 그래서 ... ?
우빈 국제경쟁력을 갖춘 법조인으로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습니다
변호사는 적어도 자신의 능력에 따라 평가를 받잖습니까?
김혁재 검찰은 ... 자신의 능력에 따라 평가를 받는 곳이 .. 아니란 말이냐?
우빈 사실 그렇잖아요!!
황보회장을 소신껏 구속한 아버지가 현장으로 컴백하지도 못한 채
지금 연수원에서만 벌써 몇 년쨉니까??
김혁재 ........
우빈 승진이 되든 말든 사명감과 투철한 신념만으로
아버지처럼 정의로운 검사,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검사로
평생을 살 .... 자신 없습니다!
김혁재 !!!!
송여사 (김혁재의 눈치를 살피다) 저기, 과, 과일 좀 더 내올까요?
아니 차 좀 더 드려요?
대꾸 없이 그대로 일어나서 서재로 들어가는 김혁재
그런 김혁재를 쳐다보다 서로 마주보는 송여사와 우빈의 모습에서
씬27. 서재 (N)
책상의자에 털썩, 천근만근 무거운 심정으로 앉는 김혁재
문득 그의 시선에 《不飮濁泉水, 不息曲木陰》족자, 압도해온다
그 액자를 허한 눈길로 바라보는 김혁재의 얼굴위로
우빈(E) 승진이 되든 말든 사명감과 투철한 신념만으로
아버지처럼 정의로운 검사,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검사로
평생을 살 .... 자신 없습니다!
그 얼굴에 말할 수 없이 쓸쓸한 빛이 어리면서 ....
씬28. 달수치킨 전경
달수(E) (좋아서) 그게 참말여? 참말??
씬29. 달수치킨 안
마주 서 있는 달수와 영주
영주 (좋아라 마구마구 끄덕대며) 네, 확실해요, 확실해!!
방금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또또또 확인하고 오는 길이예요!!
달수 (와락 영주를 껴안으며) 어이쿠 영주야, 우리 딸, 우리 판사님!!
영주 (안긴 채) 아우 아빠, 이젠 검사죠, 검사!!
달수 그려그려그려, 우리 금사금사!!
아, 우리 딸이 누군데, 성적이 안되서 판검사를 못한단 게 말이 돼??
(하다가 문득 은밀하게) 근데 성적이 안 되서 못한댔잖냐?
아 으떻게 된거야?
영주 성적 조----- 은 남자가 판검사 임관을 포기하고 변호사가 되겠다고
했대요!! 그래서 턱걸이에 아슬아슬 걸렸던 제가 점프!! 아셨죠?
달수 그래? 아, 누가 그렇게 밑지는 장사를 했대?
다만 얼마라도 공직에 있다가 변호살 해도 될 텐데?
영주 요샌 성적 좋아도 곧바로 변호사하는 사람들 무지 많아요!!
그야말로 소신지원!! 아빠 사위처럼!!
달수 이? 이게 뭔 소리야?
영주 이 신영주를 검사되게 만든 성적 좋---- 고, 성격 조---- 은
남자가 우빈 오빠거든요!!!
달수 뭐야? 우빈이가??
영주 (그저 신이 나서) 오빠, 진짜 괜찮은 남자죠?
남들 시선 아랑곳없이 자기 적성 파악해서 진로 결정하기!!
그거 킹왕짱 어려운 일이거든요!!
달수 (걱정인) 사돈어른도 아시겠네?
영주 아시다 뿐이예요, 일단 어머니는 대환영!! 아버님은 좀!!
달수 좀이 뭐여? 좀이!! 을마나 서운하시것어?
영주 에이 처음이니까 그렇죠! 아버님도 금방 잘했다싶으실 거예요!!
솔직히 오빠한텐 검사보단 금융전문변호사가 딱이예요, 딱!!
오빠가 검사 된다 된다 하니까 말은 안했지만
어린 왕자 같은 남자가 ... 할까싶지 않았다니까요!!
달수 (테이블 의자에 앉으며) 상심이 크시것네!!
남들처럼 출세는 못해도 당신 아들 검사 맨들 생각에
힘이 절로 나셨을 텐데 .... 에구 ... 을마나 마음이 아프실고 !!
영주 (마주 앉으며) 아빠, 대신 이 며느리가 있잖아요!!
달수 그래, 너라도 잘해, 그 어른처럼 소신껏!!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하나 꿈쩍하지 말고!!!
암만 덩치가 커도 나쁜 놈들은 그냥 꽉 물어뜯고 작살내!!!
오케바리?
영주 (거수경례 착 붙이며) 옛 써!!
씬30. 사법연수원 후문
축 졸업이란 리본이 달린 꽃다발을 판매하는 아줌마들 서넛 보이고
씬31. 사법연수원 정의의 여신상 앞
김혁재, 정수영, 홍건표, 고선아가 의자에 앉아있고
그 뒤로 우빈, 영주, 세라, 준하, 학범, 민태를 비롯한 연수생들
기념 촬영 중이다. 찰깍 일동의 사진이 찍히고 나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김혁재와 교수들
연수생들 일제히 “교수님, 감사합니다!” 외치면서
각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김혁재와 정수영, 홍건표, 고선아에게 주면
김혁재 (대견한 얼굴로 연수생들을 하나하나 보는)
우빈 (아버지가 일면 안타깝고) ....
준하 (가슴이 먹먹하고) ....
영주 (환하게 웃고 있고)
세라 (차갑게 쳐다보는데)
김혁재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볼까?
카메라,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을 CU하면서
김혁재 정의의 여신이 왜 눈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하나?
학범 편견에 빠져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들었습니다
김혁재 (끄덕이며) 또 .. ?
준하 법을 통해서 진실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눈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혁재 (미더운 눈으로 끄덕이며) 그래 ... 맞는 말이야!!
법의 잣대로 진실을 파악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
학범 근데요 교수님!! 딴 데 세워진 정의의 여신은 눈을 뜨고 있던데요?
건 왜 그런거죠?
홍건표 아, 그거야 현실을 직시하라는 뜻 아니겠어?
세상은 팽팽 돌아가는데 언제까지 눈감고 서있을 거야??
정수영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정의는 변하지 않아!!
그래서 정의의 여신은 눈감은 게 진짜야!!
김혁재 저 두건으로 가린 여신의 눈은 어떤 눈일까 ... ?
자네들 생각은 어때?
준하 (보면) ?
우빈 (보는) ?
영주 여신이 들고 있는 칼처럼 법을 위반하는 자들을 단칼에 응징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불타는 눈, 아닐까요?
세라 전, 그보다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눈일 것 같은데요?
말루야 법 앞에 누구나 공평해야한다고 하잖아요!
준하 제 생각엔 고뇌하는 눈일 것 같습니다!!
김혁재 고뇌하는 눈?
준하 법과 정의란 게 과연 무엇인지 ......
진실을 어떻게 법을 통해서 찾을 것인지 ....
끊임없이 고뇌하고 있지 않을까요?
우빈 !!!
김혁재 (교수들에게/웃으며) 우리가 제대로 가르친 거지?
고선아 그럼요, 최선에 최선을 다했는데요
김혁재 (흐뭇하게 준하를 보며) 미불유초(靡不有初) 선극유종(鮮克有終)
이란 말이 있어!! 처음에 시작은 쉽지만 끝까지 잘하기는 어렵다는
말이지! 자네들만은 초심을 잃지 않길 ...
흔들리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네!
다부진 각오를 하는듯한 준하, 우빈, 영주, 세라의 얼굴을 팬 하다가
울상인 학범의 얼굴이 보여지면서
씬32. 준하의 기숙사 방
짐을 가득 쌓아놓고 침대에 걸터앉아 소주를 병째 마시고 있는 학범
민태, 그 소주병을 확 낚아채고
민태 (화난) 아우 형!! 지금 이게 입에 들어가?
학범 야, 그럼 맨정신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견디냐?
고시공부 12년, 연수원2년, 도합 14년이다, 14년!!!
14년을 공부해놓고 갈 데가 없다니, 이게 말이 되냐??
의대를 갔어봐, 최소한 돈벌이 걱정은 안했을 거 아냐!!
민태 지금 그 딴 소리 해봤자, 문제가 해결돼?
무슨 카드를 7천이나 긁어??
마이너스 통장에 꼴랑 3천 남은 거 보태봤자
사무실 하나도 못 얻게 생겼잖아!!!
학범 연수원 생활2년 만에 빚만 7천이라니 ㅠㅠ ....
아, 왜 마이너스 카든 만들어주냐고오 왜에??
민태 좋아라 할 땐 언제고?
고시붙자마자 은행에서 마이너스 카드 만들어줬다고 덩실덩실!!!
아우 내가 형하고 뭐를 해? 뭐를??
학범 너랑 나랑 합치면 얼마라구?
민태 8천!!
학범 8천, 8천이라.... !!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다가 문득)
야, 민태야!! 일단 우리 그 돈으로 벤 한 대 뽑자!!
아주 럭셔리하고 큼지막한 걸루!
민태 벤?
학범 넌, 엠블란스 변호사란 말도 못 들었냐?
미국인가 캐나다에선 그게 유행이라잖냐
벤에다 TV, 팩스, 8미리 카메라까지 갖추고,
의뢰인이 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콜 하는 즉시 달려가는 거야!
민태 (기막힌데)
학범 죽이지? 끝내주지? 경쟁력 있지??
민태 (버럭) 형!!!!!!
학범 아우 깜짝야!! 자식이 화통을 삶아먹었나 ...
민태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머리칼을 마구 흩트리며) 아우우우우 ~~
고선아(E) 어머 축하해요!!
씬33. 홍건표의 연구실
책장이며 책상 위며 이미 텅텅 빈 연구실
한쪽에 짐을 싼 라면 박스 대여섯 개 쌓여있고
감회가 새로운 듯 방을 빙 둘러보는 홍건표
소파에 앉아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홍건표에게 물어대는 고선아
고선아 신명에 스카웃되기 쉽잖은데 .... 어머, 정말 잘돼셨다아!
홍건표 그동안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선임교수님!!
고선아 뭘요, 제가 도와드린 것도 없는데 ...
근데, 신명이 보수는 쎄도 업무량이 장난이 아니라면서요 .... ?
홍건표 업무량이 많으면 어떻습니까?
일을 시간으로 계산해서 돈을 받는데 ...
고선아 아우 우리 판사들도 그럼 참 좋겠다!
배석판사 시절엔 납품기일 맞추느라 허구헌날 야근해댔는데 ....
(자막: 납품(판결서 초고를 부장판사에게 보고하는 것))
홍건표 변호사들이야 한 건에 우리 한 달 월급 받잖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대로 돈 벌어야지
죽어라 일 시켜먹고, 사명감 책임감으로 견뎌라?
하는데 문을 왈칵 열고 화난 얼굴로 들어오는 정수영
정수영 우빈이도 신명으로 간다며?
홍건표 몰랐어?
정수영 이게 말이 돼?? 홍교수야 신명을 가든 말든 내 알바 아닌데 ....
우빈일 어떻게 신명에 데리고 가??
어떻게 그 따위 생각을 할 수가 있어???
홍건표 우빈이가 애야?
내가 가잔다고 쭐래쭐래 따라오게?
정수영 뻔한 거 아냐? 신명에 입성하면서 부장님 아들 진상해봐!!!
노주명 입이 귀에 걸렸겠지!!!
이보다 더 확실한 효과가 어딨어???
홍건표 억지 좀 부리지마!
그래도 한 솥밥 먹었던 사이, 아냐?
내가 아무리 부장님 아들을 꼬드겼겠어?
나도 충격이야, 나두!!
우빈이가 신명을 택했다는 건 .... 고민해 볼 지점이야!!
정수영 뭐라구?
홍건표 젊은 애들한텐 더 이상 사명감, 소신, 보람!!
그딴 게 안 먹힌다는 거지!! 우리 때하고는 달리!!
정수영 (말문이 막히는)
홍건표 정검도 뭐 억울해지면 ... 연락해!!
지갑에서 럭셔리한 명함 (로펌 신명, 송무팀장 홍건표) 꺼내
소파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화가 치미는 정수영, 그대로 방을 나가버리면
피식 웃는 홍건표의 모습에서
씬34. 김혁재의 연구실
회전의자에 앉아서 창밖만을 쳐다보고 있는 김혁재
이제 막 연구실로 들어와서 그런 김혁재를 쳐다보는 정수영
김혁재 .........
정수영 정발산이나 ... 한 바퀴 도실래요?
김혁재 아무 소리 못했지?
정수영 .... 설마 저도 사람인데 ....
부장님하고 노변호사 사이 뻔히 알면서 ....
우빈이가 홍검이 가잔다고 갈 애도 아니구요 ....
김혁재 (돌아보며) 왜 갈수록 말발이 딸리지 ....?
정수영 예?
김혁재 황보회장을 소신껏 구속해놓고 현장으로 컴백도 못한 채
이게 벌써 몇 년이냐고 우빈이가 따져대는데 .... 말문이 막히더라구!
할 말은 무지 많은데 ... 입이 안 떨어져 ... !!
정수영 (울분이다) 이번 인사엔 ... 부장님은 꼭 컴백하실 줄 알았는데!!!
김혁재 나야 뭘 .... 자네라도 꼭 좀 갔으면 했는데 ....
그러면 좀 덜 서운했을 텐데 ....
정수영 저 혼자 가서 뭐합니까?
가더라도 부장님 모시고 가야지요!!!
김혁재 (다시 창밖을 쳐다보며) ... 햇살 참 좋다 ....
정수영 (짠해져서) ... 바둑이나 한판 두실래요?
김혁재 둘 줄도 모르잖아?
정수영 아, 가르쳐주시면 되잖아요
김혁재 ...... 차차 .... 시간도 많은데 뭘 .....
그대로 창밖만 쳐다보는 김혁재
그의 뒷모습을 욱---- 비치는 눈물로 쳐다보는 정수영의 모습에서
씬35. 연수원 주차장
빨간 오픈카에다 이제 막 자신의 짐 가방을 싣는 세라
세라의 오픈카 옆에 세워진 차에다 역시 자신의 (락카에서 가져온)
책과 운동복이 든 짐을 싣던 우빈, 세라를 보고
우빈 세라씨!
세라 네?
우빈 잘 부탁해요
세라 뭘요?
우빈 나, 신명으로 출근해요
세라 (놀라는) 뭐라구요?
플래시백》제12부. 씬10. 노주명의 사무실
노주명 (후후후 웃으며) 너와 신명의 미래를 만들 놈이지!!
세라 (기가 막히는데)
우빈 홍교수님도 우리 팀인 거 알죠?
세라 (도전적으로) 옵션이 뭐였어요?
우빈 네?
세라 아빠가 뭘로 우빈씰 낚았냐구요??
우빈 벌써 두 번째죠? 이런 무례는 오늘로 끝이예요!!
세 번은 안 참아요!! (하며 차에 올라타면)
열받은 얼굴로 차에 올라타서
우빈의 차를 비켜서 부릉 출발해버리는 세라
어이없는 얼굴로 세라를 쳐다보는 우빈의 얼굴에서
씬36. 노주명의 사무실
김변에게 심각한 얼굴로 보고를 받고 있는 노주명
이내 왈칵 문 열고 화난 얼굴로 들어오는 세라
세라 아빠!!
노주명 (조용히 하라고 손을 들어 제지하면서) 야당이야 여당 물먹이는
기회로 삼자, 이거 아냐?
그걸 몰라서 여당이 북 치고 장구친단 말야?
세라 (뻗치는데)
김변(E) 여론이 워낙 안 좋으니까
여당도 가만있다간 선거에 불리할 것 같아서 그러겠죠 ....
노주명 민정수석 연결해
김변 예, 변호사님 (수화기 집어 드는데)
세라 아빠, 저 급해요, 용건 있다구요!!
노주명 나중에!
세라 우빈씨 스카웃 하셨어요?
우빈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시면서
노주명 (잠깐 나가 있으라고) 김변!
김변 (깍듯이 인사하고 아웃되면)
노주명 1분 안에 끝내!!
세라 저와 신명의 미래를 함께 만들 사람이 우빈씨예요?
노주명 안되란 법 있냐?
세라 (화난다) 우빈씨 약혼했어요, 딴 여자 남자라구요!!
게다가 사람을 (죽였단 말을 하려다 참고)
아무튼 안돼요, 절대로 안돼요!!!
노주명 김혁재 아들이 사람을 죽였단 말이지?
세라 (놀라는) 아세요? 아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세요??
노주명 너, 법률가 맞어?
세라 네?
노주명 우빈인 법률적으로 전혀 죄가 없어!!
그 여잘 성폭행하려한 놈만 잡으면 우빈인 정당방위가 인정돼!
설령 과잉방위라 해도 야간이나 기타 불안스런 상황에서
정도를 초과한 방위행위는 가벌성이 적다는 거 모르니?
세라 그래요, 그 어떤 벌도 받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숨겼어요!!!
딴 사람이 누명 쓰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구요!!!
노주명 착각하지마라, 우린 지금 법률적인 문제를 따지고 있다!
도덕이니 윤리니 논점을 흐리지 마!
세라 아빠!!!
노주명 애비가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을 운영하는 비결이 뭐라고 했지?
세라 아빠야말로 논점을 흐리지마세요
지금 그 얘기가 왜 나와요??
노주명 (매섭게)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을 운영하는 비결이 뭐랬지??
세라 (마지못해) 남들보다 1년을 앞서 내다보신다면서요??
노주명 무당도 아니고 점쟁이도 아닌데 ... 무슨 수로?
무슨 재주로 내다봐?
세라 ??
노주명 쯔쯔쯔 이렇게 말귀가 어두워서야 .....
세라 그럼, 무슨 방법이라도 있단 말씀이세요?
노주명 애빈 앉아서 미래를 기다린 적 없다!!
내 손으로 직접 미래를 만들었어!!
내 손으로 직접!!!
세라 제 미래를 함께 만들고 싶은 남자가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노주명 사시 하나 합격했다고,
누구나 대한민국 1%의 상류사회에 들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세라 아빠!!!
노주명 1분 지났다! (부저 누르고) 민정수석 연결해!
세라 (성큼성큼 다가와서/노주명의 코앞에 대고) 도덕도 윤리도
무시해도 좋을 상류사회라면 전 빠지겠어요!!!
씬37. 한식당 전경
한옥의 고풍스런 느낌이 나는 아주 정갈한 분위기
씬38. 내실
이제 막 건배를 하는 노주명과 민정수석(자막 청와대민정수석 윤태섭)
기분 좋게 쭈욱--- 들이켜고 나서
민정수석 내가 아주 골치아파 죽겠습니다
노주명 (웃으며) 저런저런 골치아파 죽으셔야 되겠습니까?
저희가 어떻게 해드리는 게 좋겠습니까?
민정수석 신명이 수사는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노주명 받아야 ... 편하시겠습니까?
민정수석 안 받으시면 정권에 위기가 옵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추락하는 마당인데 ....
으른의 권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노주명 그럼 일단 국회가 고발하는 게 모양새가 좋을 것 같군요!
민정수석 야당이 저리 날뛰니, 여당도 하는 게 낫겠지요?
노주명 그럼요, 그게 국민들 눈에도 보기 좋지요
민정수석 그럼, 사건을 서울지검에 맡길까요? 대검에 맡길까요?
노주명 대검 중수부가 낫지 않겠어요?
중수부가 나서줘야 국민들도 납득을 할거구요
민정수석 현 중수부장이 낫겠습니까?
아니면 우리 입장을 이해할만한 사람을 발령 내는 게 좋겠습니까?
노주명 제가 생각해둔 사람이 있습니다
민정수석 (반갑다) 그래요? 그게 누굽니까?
노주명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저를 믿으십시오
민정수석 아니 왜 지금은 말씀하실 수가 없다는 겁니까?
노주명 저야 우리 수석님과 한배를 탄 사람인데
기름 들고 불속에 들어가겠습니까? (으핫핫핫 웃어대면)
민정수석 (마주 웃으며) 정무수석과 상의를 해야 하니까 ....
노주명 보고하시는데 차질 없도록 하겠습니다
후후후 웃으며 짠, 서로 건배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씬39. 단독주택 마당
촌로처럼 쭈그리고 앉아 화단을 가꾸는 김혁재
과일주스를 담은 쟁반을 들고 마당으로 나오는 송여사
이내 빵빵 크락션 소리 들리면,
송여사 (활짝 웃으며) 어머 왔나봐요!! (대문 밖으로 아웃되면)
김혁재 (그제야 허리를 들고 마땅찮은 얼굴로 대문 밖을 보면)
씬40. 단독주택 밖
럭셔리한 외제차 세워져있고
이제 막 운전석에서 내리는 우빈
“어머, 어머, 너무 근사하다아! 우빈아!!” 행복해하는 송여사
우빈 시승식 하셔야죠, 타세요 엄마!
송여사 지금? 저녁 해야 되는데!
우빈 사먹으면 돼죠!
송여사 (작게) 늬 아부지 사 먹는 거 싫어하시잖니?
우빈 걱정마시고 타세요! 십 분이면 돼요!
송여사 (환하게 웃으며) 그래? 그럴까 그럼!!
차에 올라타는 송여사
이내 운전석에 올라타는 우빈
부릉 ... 출발하고 나면
빼꼼 대문 열고 나와서 보는 김혁재의 굳은 얼굴위로 ....
준하와일동(E) 선서!!
씬41. 대강당
준하와 영주를 비롯한 육칠십 명의 신임검사들,
모두 법복을 입고 하나같이 입을 맞춰 검사 선서를 하고 있다
준하와일동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영주와 일동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씬42. 교도소 특별면회실
아크릴 판이 없는 사무실같은 면회실로 어리둥절 들어서는 용하
책상 앞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준하,
용하에게 ‘검사임명장’을 펼쳐 보이면
용하, 펑펑펑 눈물을 쏟는
준하, 그런 용하를 뜨겁게 끌어안는 모습위로
준하(E)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써!!
씬43. 달수치킨
검사임명장을 받아들고 눈물을 질금질금 흘리는 달수
그런 달수를 끌어안는 영주의 모습위로
영주(E)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씬44. 법무연수원 강의실 밖 복도
‘신임검사 연수’라는 푯말이 붙은 강의실에서
이제 막 나오는 준하 (양복차림)
준하씨!! 부르며 뒤따라 나오는 영주(정장차림)
준하 (돌아보면)
영주 준하씨도 중앙검찰청이죠? 나도 중앙이예요
준하 (보는) ......
영주 나, 억세게 운 좋죠?
간신히 턱걸이 했는데 ... 서울 발령이라니!!
내 앞에 무쑤한 남자들이 다 법무관으로 빠졌다나봐요
앞으로 잘 지내요 우리!
준하 (깊게 보는) ......
영주 (당황) ... 요용하 .... 무지 좋아하죠?
순간, 가뜩이나 화난 얼굴로 강의실 쪽으로 달려오던 우빈
마주 서 있는 준하와 영주의 모습에 대번에 날카롭게
우빈 신영주!!!
소리에 화들짝 놀래 우빈을 쳐다보는 영주
우빈, 황급히 영주 쪽으로 다가오면
영주 (당황) 어, 오빠! 준하씨도 중앙이래!!
우빈 (뻗친다) 주차장에 가있을래?
영주 오빠 ... ?
우빈 말 들어!
영주 .... 아, 알았어 ... (아웃되면)
준하 (그런 영주를 눈으로 쫓는)
우빈 드디어 해냈구나!!
준하 너야 원치 않았겠지!!
우빈 (냉소를 머금고) 내가 너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아마 ... 너처럼 이렇게 우직한 방법을 택하진 않았을 거야
준하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우빈 장준하 검사!! 축하한다!!
준하 다음엔 옥탑방 살인사건의 재수사 검사로 널 만나게 될 거다!!
우빈 기다리고 있을게!!
니가 날 잡을 수 있을지 .... 나도 몹시 기대된다!
픽 웃으면서 돌아서는 우빈, 여유만만하던 얼굴이 살벌하게 굳어지고
그런 우빈의 등 뒤로 우빈을 전의에 불타서 쳐다보는 준하 보이면서
씬45. 주차장
화가 잔뜩 난 우빈과 마주 서서 다투고 있는 영주
우빈 싫다고 말했잖아, 싫다구!!!
영주 내가 하고 싶어, 내가 하고 싶다구!!!
우빈 게다가 왜 하필 중앙이야??
동서남북 하고 많은 청 중에 왜 하필 중앙이냐구!!!
영주 오빠 정말 왜 이래??
내가 지원했어?? 내가 가고 싶다고 중앙으로 지원했냐구!!!
우빈 너, 이거 나도 무시하는 거구 어머니도 무시하는 거야!!!
검사 와이프, 검사 며느리 싫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영주 이건 내 일이고 내 직업이야!!!
아무리 오빠지만 내 직업까지 해라마라 간섭할 권리 없어!!!
확, 뻗쳐서 성큼성큼 가버리는 영주
그런 영주를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쳐다보는 우빈
저만치에서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준하의 얼굴에서 ....
씬46. 서울 중앙지방 검찰청 주차장
끼익 와서 멎는 강형사의 승용차
이내 내리는 조형사와 강형사
강형사 용건 있으면 지가 오든지!! 바쁜 사람 오라 가라 난리야!
보나마나 새파랗게 어린 검살텐데!!
조형사 배고파 죽겠네, 설렁탕이나 한 그릇 먹고 갈까?
강형사 편하게 밥 먹읍시다!!
늦는다고 불러재끼면 어쩌시려구요?
에이 짜증을 부리며 검찰청으로 들어가는 강형사와 조형사
씬47. 검사실
계장(40대) 피의자를 조사하기에 여념없고
실무관(30대 여자), 컴퓨터로 문서 작성하기 여념없다
준하,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준하 언제 시간 좋으세요? (사이) 염려마세요, 참고인 자격이예요
네, 그럼 내일 10시에 뵙겠습니다! (전화 끊는데)
어슬렁 들어오는 조형사와 강형사
조형사 여기가 203호 검사실 맞죠?
준하 (앉은 채로/자신의 앞에 놓인 의자를 가리키며) 앉으시지요!
준하의 앞에 마주앉는 조형사와 강형사
준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조와강 ?
준하 (미소로) 신림동 옥탑방 살인사건, 기억하시죠?
조와강 (뜨악) ??
준하 그때 용의자로 몰렸던, 검사 장준합니다!!
기겁 놀라는 조와 강의 얼굴위로
딩동딩동 초인종 소리 겹쳐지고
씬48. 단독주택 거실
놀란 얼굴로 현관문 쪽을 쳐다보는 송여사
‘영전을 축하합니다’란 리본이 달린 꽃바구니를 속속 배달하는
택배맨들, 이제 막 서재에서 나오는 김혁재
김혁재 웬 거야?
송여사 모르겠어요 ,밑도 끝도 없이 영전을 축하한다니 ....
이게 무슨 소리예요?
순간 울리는 김혁재의 핸드폰
김혁재 여보세요
민정수석(F) 날세 김부장, 청와대 민정수석, 윤태섭이야!!
김혁재 (번득) !!! 어쩐 일로 제게 ... ?
민정수석(F) 곧 대검중수부장으로 발령이 날걸세!!
김혁재 !!!!
놀라는 김혁재의 얼굴위로 들리는 노주명의 목소리
노주명(E) 권력은 있다가 없어져 봐야 그 맛을 제대로 아는 거지요!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