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0월13일
가을이 하늘에 가득하다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 후로, 자동차로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다. 남해로, 통영으로, 부산으로 남편과 여행을 다녔다. 주말마다 시골에 다니면서도 시간을 내서 마음을 내주었다,
기차표를 예매할 때 어리둥절한 내 모습이 역력했다. 경산역에서 직통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동대구역에서 환승을 하는 것이 불편해서다. 7년 만에 선배님을 만난다. 선배님이 젊어서부터 하고 싶었던 그림이다. 정년 퇴임 후에 다시 시작한 그림이다. 첫 전시회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젊어서는 이런저런 일로 접었던 꿈을 고희에 이루셨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마음이 조금은 설렌다. 어떤 옷을 입을까? 나갈 일이 적으니, 옷도 사지 않아서 옷장을 열어놓고 한참을 고민한다. 옷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랜만에 선배님을 보는데 예쁘게 입고 싶다. 간편하게 여행복 차림으로 갈 생각이다. 목이 조금 늘어진 티셔츠도 가까운 곳에 갈 때는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전시회에 가는데 그냥 하나 사 버렸다. 그랬더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마구 설렌다.
오전에 일찍 산책했다. 가을이 하늘에 가득하다. 들녘에서 노랗게 익어간다. 황금벌판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가을 냄새가 좋다.
오후 들어 비가 제법 내렸다. 커피를 좋아하는 선배님이 내일이면 만난다. 선배님과 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밥도 먹고 산책도 하면서 멋진 시간을 만들어야지. 키다리 선배님이 오송역에서 가을로 서 있다.